대한항공 B747-8 인천-싱가폴 비즈니스클래스 시승기

반백년 이어온 보잉 점보기 역사의 마지막 모델 B747-8 

보잉의 새로운 기종 B747-8은 반세기 가까운 역사를 가진 보잉의 상징 점보기 B747기의 최신형 모델로 2012년 처음 여객기로서 상용서비스에 들어간 모델이다. 그러나 경쟁사인 에어버스의 초대형기종 A380이 개발된지 10년이 지나도 생산대수가 불과 200여대에 그칠 정도로 기대한 만큼 인기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B747-8도 생산된지 5년 만에 110대에 그칠 정도로 인기가 없는 모델이다. 두 기종 모두 4발엔진으로 쌍발엔진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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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잉 B747-8I, HL7633, 톱니모양의 엔진덮개와 끝이 휜 날개끝이 특징이다. 2017년3월19일 인천공항에서 촬영.

 

보통 새로운 기종이 등장할 때 여객기가 먼저 개발되고 이어 화물기가 나오던 것과 달리 B747-8은 화물기 B747-8F가 먼저 출시되고 여객기 B747-8I(International)는 1년 늦게 나올 정도로 그나마 여객기 보다는 화물기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어 여객기로 사용하는 항공사는 루프트한자항공(2012년 19대), 에어차이나(2014년 6대), 그리고 대한항공(2015년 7대)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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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747-8B5F 화물기, HL7609, 2014년7월 나리타공항에서 촬영

 

쌍발기 시대에 항공사로 부터 외면 받는 4발엔진 기종 . . . . . . 에어버스 A380, B747-8I 

비록 초대형기종인 A380, B747-8이 항공사들로 부터는 인기가 없지만 B747-8은 승객의 입장에서는 매력이 있는 기종임에는 틀림없다. B747기 시리즈가 새로운 파생형이 나와도 승객입장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B747-8은 보잉사가 Dreamliner B787을 개발하면서 채택한 친환경 첨단기술을 적용시킨 기종이다.

B747-400과 달라진 외형은 5.6m 늘어나 이전까지 동체길이가 가장 긴 A340-600기 보다 0.95m 긴 세계에서 가장 긴 기종이 되었다. B747-8은 탑승객 정원이 51명 늘어나고 화물탑재량도 26% 늘렸다고 한다. 아마 보잉사는 기존의 B747-400 보다 조금이라도 동체길이를 늘려 A380과 경쟁하려고 했던 것 같다.  날개 구조는 Aerodynamic한 raked wingtip 구조로 항속거리가 B747-400에 비해 늘어났고 새로운 엔진을 채택하여 소음이 크게 줄고 경제성을 크게 증가시켰으며 다른 기종과 근소한 차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빠른 기종이 되었다.

한편 미국대통령전용기도 현재 사용하고 있는 기재들이 낡아 미국공군은 B747-8을 새로운 대통령전용기로 결정하여 제트여객기시대에 접어들면서 미국 대통령전용기는 B707, B747-200에 이어 B747-8까지 보잉사 기종이 독점하고 있다. 현재는 중대형 기종의 상용기제작사가 보잉 뿐이었지만 1950년대 말 B707시절에는 DOUGLAS사의 DC-8, 1970년대 B747시절에는 DOUGLAS사의 DC-10과 Lockheed사의 TriStar L-1011 이란 경쟁기종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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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747-8I가 B747-400에 비해 위층(upper deck)의 길이가 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B747-8I 시승에 나선 이유는 . . . . . . 항공사한테 인기는 없어도 승객한테는 인기가 높은 기종 

대한항공은 B747-8I 기를 10대 계약하여 2015년 도입하여 현재 7대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B747-8I기를 초대형기종인 Airbus A380기와 함께 유럽과 미주행 장거리 노선에 취항하며 틈틈히 타이베이, 홍콩, 싱가폴 노선에 번갈아 가며 취항하고 있다. 마침 지난 주 쿠알라룸푸르에 갈 일이 있어 일부러 인천발 싱가폴행 대한항공편을 이용해 보았다. B747-8I가 비록 항공사로 부터는 기대만큼 인기가 없지만 B747-8I 기종 자체는 Dreamliner B787의 장점을 이어 받은 기종이기 때문에 승객한테는 인기가 높은 기종이기 때문 이다. 전세계항공사들의 운항편을 소개해주는 routeonline.com 에서는 얼마 까지 새로 나온 최첨단기종을 운항하는 항공사들과 운항노선을 별도로 알려주고 있었는데 B747-8I도 A380, B787, A350과 함께 소개하고 있을 정도다.

 

대한항공 마일리지 35,000로 인천-싱가폴 비즈니스클래스 탑승 

인천공항 메인터미날 12번 게이트에 주기한 점보기는 첫 눈에 B747-8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늘어난 동체길이는 육안으로 인식할 정도는 아니지만 톱니모양의 엔진덮개와 raked wingtip은 B787에서 따온 새로운 기술로 쉽게 눈에 띈다.

이번 여행은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일반석 왕복여행(40,000마일)이 가능했지만 대한항공의 새로운 비즈니스클래스인 Prestige Suite 좌석을 체험하고 싶어 비즈니스클래스 편도를 예약하고 돌아오는 편은 하노이경유 베트남항공으로 선택했다.  대한항공 일반석을 예약하고 왕복을 좌석승급을 할 수도 있지만 좌석승급을 할 수 있는 일반석요금(850,000원)은 보통 사용하는 할인폭이 큰 요금(525,000원)보다 훨씬 비싸서 포기하고 35,000마일로 편도 비즈니스클래스를 예약했다. 일반적으로 보너스마일리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비즈니스클래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통상 사용하는 일반석요금과 비즈니스요금의 차이는 최소 세배 이상 여섯배 정도이지만 마일리지는 50~60% 정도 많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B747-8 모두 14대 보유 

이번에 탑승한 대한항공 B747-8I 기종의 정확한 기종분류명칭은 B747-8B5, 마지막 두 자리 B5는 대한항공이 보잉기종에서 사용하는 고유번호다. 예를들면 대한항공이 보잉에서 직접 도입한 B777-200기종은 B777-2B5가 된다. 기체등록번호는 HL7633, 2015년11월 도입한 새기종 이다. 대한항공은 B747-8F 화물기를 7대, 여객기를 7대 모두 14대로 독일 루프트한자항공(19대) 다음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별로 인기가 없는 이 기종을 대한항공은 B747-8 기종 전체 계약량의 1/8을 차지하고 있으니 보잉으로서는 대한항공이 무척 고마운 고객임에 틀림 없을 것 같다.

 

B747-8I 일등석, First Class Cosmo Suite 2.0

대한항공 B747-8I기종의 일등석은 대한항공이 보유한 기종의 일등석 중에서 가장 최신형이자 최상급인 Cosmo Suite 2.0이다. 대한항공 A380 일등석인 오픈형의 Cosmo Suite Class과 달라진 점은 좌석마다 객실통로 출입구에 슬라이딩도어를 만들어 완벽한 프라이버시를 보호해 준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구조가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이런 구조를 찾는 승객이 있는 것 같다. 대한항공에 2년 늦게 A380을 도입한 아시아나항공은 A380 일등석에 객실마다 슬라이딩 도어가 있는 First Suite 좌석을 장착했다.  Cosmo Suite 2.0 좌석에는 두꺼운 파티션 안에 승객의 외투를 보관하는 작은 장이 마련되어 있다.  Cosmo Suite 2.0의 좌석 배열은 양쪽 창가를 따라 3좌석 씩 6석이며 구형인 B747-400의 경우 가운데에도 좌석을 설치했지만 B747-8I는 가운데 공간은 비워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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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B747-8I, First Class Cosmo Suite 2.0 좌석, (좌) 뒤에서 본 객실 전경 (우) 앞에서 본 객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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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석 옆의 복도로 연결된 곳은 슬라이딩 도어로 닫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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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등석좌석은 대형 모니터와 침대형좌석이 여유롭다.

 

대한항공 B747-8I  비즈니스클래스 Prestige Suite Class 

대한항공의 새로운 비즈니스클래스인 Prestige Suite 는 좌석배열이 2-2-2 (아래층), 2-2 (2층) 이다. B747-400 이나 B777 기종의 비즈니스석의 배열이 2-3-2 인것에 비교하면 훨씬 좌석 공간이 넓어졌다. Prestige Suite 의 특징은 모든 좌석에서 복도 출입이 자유롭다는 점이다. 창가 쪽 좌석들은 앞 뒤 좌석 사이에 공간이 있어 안쪽 창가 승객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런 구조의 특성 때문에 창가쪽 좌석열은 두 좌석이 서로 나란히 붙어 있지 않고 엇갈려 배열되어 있어 부부나 연인 등이 함께 이용하기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가운데 두 좌석은 나란히 붙어 있지만 서로 일행이 아닌 경우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좌석 사이의 칸막이를 올려 서로의 시선을 차단시킬 수 있다. 대한항공은 A330, B777-300ER 일부 기종에도 비즈니스클래스에 Prestige Suite 좌석을 장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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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B747-8I 아래층 비즈니스클래스 Prestige Suite 객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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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운데 두 좌석은 나란히 붙어 있지만 양쪽 창가쪽 두 좌석은 창가 좌석 승객의 복도출입 통로를 위해 앞 뒤로 서로 엇갈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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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도쪽 좌석이 창가 좌석 승객의 통로를 위해 공간을 띄워 놓은 만큼(28cm) 안쪽 좌석도 앞 뒤 공간이 있어 복도 승객이 이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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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747-8I 2층객실은 창가 밑에 작은 수납장9이 있어 핸드백, 서류가방 등을 보관할 수 있고 보조테이블로 사용할 수도 있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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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estige Suite 좌석은 AC전원소켓이 앞쪽 파티션에 있어 편리하고 SUB는 좌석 뒤 리모콘 박스 뒤의 헤드셋을 보관하는 곳에 있다.

대한항공 B747-8I  일반석 New Economy 

대한항공은 1990년대 말에 도입한 B747-400을 제외하고 2000년대 이후에 도입한 A330, B777, A380 기종에는 New Economy Class 좌석을 장착하였다. 한편 금년에 새로 도입한 B787 Dreamliner의 일반석도 New Economy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New Economy와는 좌석 자체의 규격은 같지만 모니터 등 각종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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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New Economy Seats의 두 가지 타입

예전의 New Economy (A330, A380, B777) 좌석에는 리모콘이 있어 AVOD 화면조절, 음량조절과 승무원호출버튼, 실내등 조작을 모두 리모콘에서 조작했지만 지난 3월12일 첫 취항을 시작한 대한항공 B787 Dreamliner에 장착된 진짜(?) New Economy 좌석에는 리모콘이 없어지고 리모콘의 기능이 AVOD 화면으로 모두 이동한 것이 특징이다. 두 가지 모두 장단점이 있겠지만 리모콘을 없애니 좁은 좌석에서 걸리작 거리는 리모콘줄이 없어 편리한 점도 있지만 리모콘에 있는 게임조작장치 등이 없는 것은 게임을 즐기는 승객한테는 단점이 될 것 같다.  그외 접이식 좌석테이블이나 USB 충전소켓, 좌석 밑에 있는 AC 전원소켓 등은 같다.

 

대한항공의 가장 큰 장점 . . . . . . 넓은 일반석 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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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석 사이의 넓이가 34인치로 경쟁항공사에 비해 가장 넓다.

그래도 대한항공에서 가장 돋 보이는 곳은 일반석 객실이다. 대한항공은 보유한 전 기종이 일반석 좌석 피치가 33-34인치로 다른 경쟁항공사 보다 1~2인치 넓은 장점을 갖고 있다. 보통 다른 항공사들은 좌석에서 일어나면 곧 바로 설 수 없어 무릎을 조금 구부려야 하지만 대한항공 일반석 좌석은 다리를 꼬고 앉을 수도 있고 좌석에서 일어나 똑바로 설 수도 있을 정도다. B747-8I도 일반석 좌석이 34인치로 여유 있다.

 

엔진소음이 줄어들어 

HL7633기가 서서히 뒤로 움직이며 이륙을 준비한다.  이번에 탑승한 좌석이 2층 이란 점을 감안해도 이륙할 때 엔진소음이 확실히 줄어든 것을 느낄 수 있다. 작년에 도쿄에서 귀국할 때는 날개에 달린 엔진의 뒷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일반석 뒷쪽의 좌석을 이용했어도 기존의 다른 기종에 비해 엔진소음이 확실히 줄어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대형모니터에는 이륙할 때 기체 외부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지상의 경치와 전면의 경치를 볼 수 있지만 날씨가 흐린 탓에 선명한 화면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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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클래스의 AVOD 화면은 확실히 커서 좋다. 기내영화 목록에는 최근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번복 헤프닝을 벌였던 라라랜드도 벌써 리스트에 올려져 있다. 무엇 보다도 일반석 보다 나아 진 것은 noise cancelling headphone의 위력이다. 음악을 들어도 확실히 음질도 좋다. 비행정보에는 3D 지도까지 등장하였지만 이는 오히려 혼란스럽게 느껴진다. 어차피 제한된 화면에 표시되는데 3D 구조는 정확한 위치표시가 애매하게 나오기 때문 이다.  3D 지도는 요즘 대부분의 주요항공사에서 채택하고 있지만 볼 때 마다 평면으로 보는 예전 방식이 나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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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estige Suite 좌석의 AVOD 대형모니터.

그러고 보니 비즈니스클래스에 탑승하면 주는 Amenity Kit가 없고 기내슬리퍼만 보인다. 10년 전에는 대한항공은 비즈니스클래스 승객한테는 가죽으로 만든 여권지갑, 남자용 넥타이, 여성용 스카프 등을 선물로 주었지만 없어진지 오래 되는것 같다. 사실 기내에서 주는 Amenity Kit는 명품브랜드 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개인용 화장품을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니고 그저 선물로 받았다는 기분이 드는 정도다. 그러고 보니 4년 전 인천-홍콩 에어인디아 노선에서도 Amenity Kit는 받았는데 작년 인천-타이베이 중화항공 비즈니스클래스에서도 없었던 것 같다. 항공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니 서비스경쟁은 해야되는 한편 물자를 절약할 필요가 있어서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경쟁항공사에서는 기내음료수 서비스에 콜라가 없어졌다고 구설수에 오르고 있기도 하다.

대한항공의 기내슬리퍼는 사실 너무 얇다.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슬리퍼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일회용으로 사용하라는 것이니 고급일 필요는 없지만 이를 신고 기내를 돌아 다닐 때 맨발로 다니는 기분이 든다. 최소한 바닥에 물기가 떨어진 기내화장실을 드나 들 때 신경이 쓰여지지 않을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다. 나의 경우는 몇년 전 중국 동방항공에서 받은 기내슬리퍼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 바닥이 종이가 아닌 얇은 고무판으로 되어 있어서 좋다.

지상 10~13km에서 기내식도 별미 

비즈니스클래스에서 좌석 다음으로 가장 차이가 나는 것은 기내식 서비스다.  기내식은 일반석을 이용해도 항상 기대가 된다.  기내 객실의 기압은 지상보다 낮기 때문에 맛을 느끼는 혀의 미뢰감각이 떨어진다고 한다. 따라서 기내식이 지상의 음식점에 비해 맛이 있을리가 없다고 하는데 승객들의 입맛에 맞추려니 기내식이 사실은 조금 간이 세다는 얘기가 있다. 그래도 기내식이 별미가 될 수 있는 것은 지상 10~13km 고공에서 먹는 식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 기내식이 제공되기 전에 테이블에 하얀 테이블보를 깔아 준다. 그리고 All-in-One 방식으로 식사트레이에 아피타이져, 샐러드, 메인요리, 디저트 등이 모두 담겨 나오는 일반석 기내식과 달리 코스별로 제공된다.  외국항공사의 비즈니스클래스를 이용할 때는 조금 거추장스런 것도 있다. 일반석 기내식은 메인요리에 따라 beef, pork, chicken, fish 등만 선택하거나 with pasta, with rice 만 잘 알아 들으면 되는데 비즈니스클래스에서는 메인요리는 물론 빵 부터 와인까지 모두 선택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내가 주로 선택하는 것은 Garlic Bread나 Croissant, 제대로 아는 것은 이것 뿐이기 때문이다. 와인을 선택할 때도 일반석에서야 white냐 red냐만 결정하면 되지만 비즈니스클래스에서는 와인의 선택폭이 넓다. 나는 술을 그리 좋아하지 않고 와인의 종류에 대해서도 많이 아는게 없는데 어떤 와인을 드시겠냐고 물어보면 난처할 때도 있다. 그럴 땐 무조건 이탈리아 와인을 주문한다. 보통 기내서비스에 독일와인은 없고 이태리와인이나 프랑스와인이 많은 편인데 와인리스트에서 뜻은 몰라도 웬만큼 읽을 줄 아는 것은 이태리어 이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유럽이나 유럽의 영향을 많이 받은 아프리카를 여행하면 와인을 많이 권유받게 되는데 그때는 포루투갈 와인을 주로 주문한다. 와인리스트를 보면 포루투갈 와인이 가장 저렴하기 때문이다. ‘땅에서는 포루투갈 와인, 하늘에서는 이탈리아 와인’이 여행할 때 와인을 선택하는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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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비즈니스클래스 기내식, (좌) 2011년9월 인천-시애틀 (우) 2017년3월 인천-싱가폴

다행히 대한항공을 이용하면 기내식 주문이 편하다. 와인도 한국식으로 ‘아무거나’, 또는 ‘알아서’ 해도 통한다. 그렇다고 비즈니스클래스를 이용하기 위해 별로 즐기지도 않는 와인 공부를 할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대한항공 기내식에는 따뜻한 수프가 나와서 좋다. 메인요리는 주로 Beef를 선호하는데 이 노선에는 Fish를 선택했다. 사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비행기로 여행을 하게 되면 과식을 하게 된다. 공항의 라운지에서 간단히 요기를 해도 비행기를 타면 제공하는 기내식도 다 챙겨 먹게 된다. 괜히 안 먹으면 손해보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요즘은 시승기를 자주 쓰게 되어 식욕이 없어도 기내식에 어떤 것이 나오는지를 알기 위해 일단 받아 둔다. 보통 사람들은 기내식에 대해 항공사별로 선호도가 있다고 하지만 나는 까다로운 미식가가 아니라서 그런지 별로 느끼지 못한다.

대한항공 기내식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치즈가 없다는 점이다. 아마 아시아 노선에서 한국인 승객들의 입맛에 맞추려는듯 하지만 캐세이퍼시픽이나 타이항공 비즈니스클래스 기내식에서 제공되는 치즈가 생각난다.

6시간10분 비행시간에 두 번째 기내식으로 간식 제공 

인천-싱가폴 노선은 운항시간이 6시간10분 으로 동남아시아 노선 중에서는 인도네시아노선 다음으로 긴 노선이라 도착하기 전에 두 번째 기내식으로 로스트비프가 담긴 샌드위치가 간식으로 제공된다. 첫 번 기내식을 마친지 3시간 정도 지난 시각이다. 내 생각으로는 이는 없어도 될듯 하다. 차라리 이 간식 비용으로 저가로 대량주문하는 중국산 싸구려 기내슬리퍼 대신 조금 양질의 기내슬리퍼를 제공하는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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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내식식사 3시간 후에 제공된 로스트비프샌드위치

전체적인 느낌으로는 이번 대한항공 싱가폴노선 비즈니스클래스 뿐만 아니라 다른 항공사들도 기내식의 수준이 조금 떨어져 가는 것을 느낀다. 인천-싱가폴 노선과 인천-미주 노선 기내식에 차이가 있는지 몰라도 2011년 보잉사 초청으로 대한항공 비즈니스클래스로 Seattle에 다녀올 때의 기내식에 비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작년 탑승했던 말레이지아항공의 쿠알라룸푸르-방콕 노선의 기내식은 LCC에서 판매하는 스낵수준의 기내식이다. 맛도 그렇고 세계에서 몇 안 되는 5 star 항공사라고 자랑하기에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아마 말레이지아가 최근 B777 여객기 두 대가 실종 및 추락하면서 경영상태가 많이 악화된 것이 반영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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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콕-쿠알라룸푸르 노선의 기내식비교, (위) 말레이지아항공 (아래) 타이항공

다양한 LED 조명방식 

B747-8I 기종의 객실조명방식은 B787 Dreamliner와 같은 LED 방식으로 다양한 색상의 조명을 연출할 수 있다. 객실조명은 항공기의 운항상태에 따라 이착륙때, 순항고도에서, 기내식서비스때, 야간취침모드 등 미리 정해 놓은 조명을 제공한다. 다른 기종에서는 일반전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객실 조명을 키거나 끄는 단계 밖에 없다.

B747-8I, B787 Dreamliner 그리고 B737NG 중에서 최고급사양인 BSI(Boeing Sky Interior) 기종은 같은 LED 조명방식을 사용한다. 이착륙할 때는 은은한 블루계통의 조명, 기내식 때는 밝고 따뜻한 아이보리계통을 사용한다. 대한항공 승무원의 얘기에 의하면 한국승객들은 화려한 조명은 반기지 않는것 같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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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747-8I 객실의 다양한 LED 조명.

 

간단한 운동을 겸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운항중에는 객실별로 커튼으로 가려 다른 클래스객실로 이동이 금지되지만 상위클래스에서 하위클래스로 나가는 것을 제지하지는 않는다. 대한항공이 하루 세편 싱가폴을 운항하는데 시간대가 좋은지 아니면 기종이 좋은 탓인지 오늘 KE643편은 모든 클래스가 거의 만석이다. 뒷 좌석까지 빈 곳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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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747-8I 일반석 객실모습,B747-8I는 B777, B787과 같이 overhead bin이 회전식(pivot)이라 객실 분위기가 비슷하다.

 

톱니모양의 엔진덮개 . . . Chevron Nacelle, 보잉 차세대첨단기종의 아이콘 

비상구의 창문을 통해 날개를 보았다. 날개 끝이 꺾인 B747-400의 wingtip과 달리 B747-8I의 날개는 B787, B777-300ER 등과 같이 날개 끝이 뒤쪽으로 약간 위로 휘어진 Raked wingtip 방식이다. 자세한 유체역학은 모르지만 이는 비행중 발생하는 와류의 영향을 감소시켜 항속거리를 늘려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Raked Wingtip 뿐만 아니라 엔진 덮개의 모습도 B787가 같은 톱니(chevron)모양 이다.  chevron type의 엔진덮개는 보잉사가 앞으로 개발하는 B737MAX, B777X에도 채택되어 보잉사 차세대첨단기종의 아이콘이 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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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형인 B747-400기종(왼쪽)과 신형인 B747-8 기종(오른쪽)의 외형 차이점, 날개 끝과 엔진의 달라진 모습.

 

착륙장면을 조종석에서 보듯 모니터로 . . . . . .

어느덧 착륙시간이 다가온다. 이륙 후 기내식을 즐기고 영화 한 편 감상하니 생각보다 시간이 빠르게 지났다. 좌석을 정비하고 모니터로 기체외부 카메라에 잡힌 영상을 선택한다. 기체 외부카메라는 바로 아래 지상을 볼 수 있는 것과 전방을 향한 것 두 가지가 있다. 밖은 벌써 어두워져서 전방카메라에 싱가폴창이공항 활주로의 불빛이 뚜렷이 보인다. 20년 전 우리 큰 아이가 발리에서 싱가폴행 싱가폴항공에 탑승했을 때 기장이 창이공항에 착륙할 때 우리 큰 아이를 조종실에 태운적이 있었다. 이때 우리 큰 애는 이때의 감격에 장래에 조종사가 되겠다는 꿈을 꾸기도 했다. 착륙하는 장면을 모니터로 보아도 황홀한데 직접 보았으니 얼마나 감격스러웠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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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643편 싱가폴창이공항 착륙장면, 기체외부카메라에 잡힌 활주로 유도등의 모습, 2017년3월19일 촬영

IT 강국 국적항공사 . . . . . . 기내 WiFi 서비스는 안되 

착륙할 때가 되자 스마트폰이 불티가 난다. 우리나라 정부에서 보내주는 여행지정보, 이동통신사에서 로밍정보 안내, 그리고 지카바이러스 중의 등의 건강에 필요한 정보들이 십여건 문자메시지로 들어온다.

그런데 웬일 ! 귀국후 헌혈금지, 6개월간 콘돔사용을 하라는 메시지도 있다. 그것도 한 번도 아니고 10여분 간격으로 두번씩이나 보낸다. 2년 전 아내를 떠나 보내고 혼자 사는 홀애비를 약올리는 건지 … 미성년자한테도 이런 메시지가 가는지 궁금하다.

그러고 보니 대한항공은 운항중 Wi-Fi 시스템이 없다. 현재 많은 항공사들이 기내에서 Wi-Fi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유료서비스다. 싱가폴에서 최종 목적지로 가는 저비용항공사 AirAsia도 Wi-Fi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보잉사가 몇 년 전 기내 인터넷 시스템을 시도했지만 결과가 시원치 않은지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 주요 항공사들이 기내 Wi-Fi 서비스를 하고 있다. 동영상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속도는 빠르지 않을지라도 e-mail이나 간단한 사진 등을 전송할 수 있는 정도는 된다고 한다.  IT 강국의 국적기 대한항공에서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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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폴 창이국제공항에 착륙한 대한항공 KE643편, B747-8I

 

5 Comments

  1. journeyman

    2017년 3월 28일 at 6:21 오후

    대단한 정성으로 작성하신 글이네요.
    감동적입니다.

  2. 김수남

    2017년 3월 29일 at 8:37 오전

    네,정성 담아 올려 주신 글과 사진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감사합니다.
    대한항공은 항상 더욱 반가운 소식으로 전해옵니다.4년 근무했던 정답고 감사한 직장이었습니다.

    • 김 동주

      2017년 3월 29일 at 2:59 오후

      그러셨군요. 과찬의 말씀들 감사드립니다.
      B747-8 기종은 안타깝게 항공사들한테 별로 인기는 없지만
      승객입장에서는 B787, A380, A350 못지않은 기대가 가는 기종이지요.
      B747-400기가 메이저항공사들은 거의 퇴역시키는 단계에서 아쉬웠는데
      b747-8이 명색을 이어나가게 되어 반갑더군요.

  3. 한태희

    2017년 4월 11일 at 11:00 오후

    안녕하세요. 호칭을 무엇으로 해야될지 몰라서 선생님이라고 불르겠습니다. 궁금한것이 있어고 좀 자세하게 드릴 말씀이있는데 혹시 선생님 email 주소를 알수있을까요? 아무리 뒤져봐도 나오는곳이없어서 댓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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