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A350 인천-홍콩노선 시승기

금년 3월 대한항공이 보잉 B787 Dreamliner를 도입한데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에어버스 A350XWB를 들여와 이번 달 부터 운항에 들어갔다. 이들 기종은 상용기제작의 양대산맥인 미국 Boeing사와 유럽 Airbus사의 차세대첨단기종으로 첫 취항에 나선지 B787은 6년, A350은 2년이 지나 국적항공사들이 이들 기종을 도입한 것은 다소 신선미가 떨어진 감이 없지는 않지만 새로운 환경의 객실을 갖춘 기종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chobl-OZ-A350

* 아시아나항공 A350, 이미지출처 : Airbus 홈페이지 컴퓨터그래픽이미지

 

필자는 B787의 경우 2011년 제1호기의 출고식 First Delivery 행사에 우리나라 유일의 항공전문지 월간항공 객원기자의 자격으로 보잉사의 초청을 받아 B787 조립공장의 조립과정을 둘러 보고 직접 출고식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었고, 그후 베트남항공, 에어인디아의 B787 기종과 베트남항공, 중화항공의 A350기를 수차례 탑승한 경험이 있어 새로운 기종은 아닌 셈이다. 그러나 여객기는 같은 기종이라도 항공사 마다 객실 인테리어는 꾸미기 나름이라 대한항공 B787 Dreamliner에 이어 아시아나 A350기의 시승여행에 나서게 되었다.

 

chobl-B787-FD-1

* 2011년9월 보잉 B787 Dreamliner 제1호기 ANA First Delivery 기념식에  조립공장 근로자들을 앞세우고 들어오고 있는 B787기

 

차세대친환경첨단기종  B787 Dreamliner와 A350XWB의 공통점 . . . . . . 비금속 동체 Composite

B787 Dreamliner와 A350XWB는 기존의 다른 기종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공통점이 있다. 지금까지 새로운 기종이 등장할 때 마다 항공기의 항공공학적인 기술적 스펙에서 차이는 있었겠지만 승객입장에서 느끼는 차이는 없었는데 두 기종의 등장은 친환경적으로 승객들이 직접 새로운 환경을 체감할 수 있게 되었다.  A350 보다 먼저 등장한 B787은 친환경적 객실을 강조하기 위해 Dreamliner 꿈의 항공기 라는 별명을 지었지만, A350은 경쟁기종인 B787 보다 객실폭이 조금 넓다는 것을 강조하듯이 A350 뒤에 XWB (eXtra Wide Body)를 붙여 명명하였다.

이런 새로운 친환경적인 변화는 두 기종의 동체가 비금속으로 만들었다는 것에서 나온 것이다.  다른 기종들은 동체의 주재료가 알루미늄계열의 금속이지만 B787과 A350은 동체의 주재료가 탄소강화섬유로 만든 콤포지트 Composite로 비금속이다.  비금속으로 만든 동체는 무게가 가벼워 열효율이 높고, 기체부식의 우려가 없어 객실내 습도와 기압을 지상과 가깝게 높힐 수 있다는 장점을 공유하고 있다.   그외 객실내 공기를 환기시키는 시스템과 객실조명을 일반 전구가 아닌 LED 방식으로 다양한 조명을 연출할 수 있다.

 

chobl-OZ-A350-941-HL8078-2016-ICN-IMG_4481

* 아시아나항공 A350 제1호기 ,HL8078,

인천공항 게이트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아시아나 A350 제1호기 HL8078기는 이미 여러 번 A350기종이지만 기수 nose 부분이 여전히 낯설게 보인다. 보통 다른 기종은 조종석 앞의 부분이 뾰족하게 튀어 나왔지만 B787과 A350은 조종석유리창과 nose 부분이 매끄럽게 이어지고 있다. 조종석 유리창도 각이 진 모습이 아니라 곡선으로 이어진다. 기수 부분은 이렇게 B787과 A350이 비슷하지만 두 기종의 외형의 차이는 주날개의 wingtip 이다. B787은 날개 끝이 후상방으로 약간 휘어진 모습이지만 A350은 날개 끝이 과감하게 곡선으로 말려 올려진 모습이다.

staggered 방식의 Smartium Business Class

탑승이 시작되어 기내에 오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상징인 브라운 색조의 좌석이 말끔한 상태로 맞는다.  아시아나항공 장거리 기종의 비즈니스클래스는 Smartium Business Class로 불린다. 이 방식은 모든 좌석에서 복도출입이 자유로운 형태로 옆 좌석과 엇갈리게 배열한 staggered 방식이다. 창가 쪽에는 1인용 좌석이 좌석옆 사이드테이블의 방향이 오른쪽 왼쪽으로번갈아배열되고 가운데는 2인용 좌석이 같은 방식으로 배열되어 있다. 좌석 옆 사이드테이블 아래는 뒷 승객의 발을 뻗을 수 있는 공간이다. 아시아나항공은 A380과 새로 도입한 B777기종에 이런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방식은 좌석을 180도 침대형으로 펼칠 수 있으며 프라이버시가 보장된다는 장점은 있으나 옆의 좌석과 겹치게 배열하는 구조 때문에 좌석 폭이 좁고 답답하다는 단점도 있다.

 

chobl-A350-cabin-C-seat

* 아시아나항공 A350 비즈니스클래스 Smartium Business Class

 

slim seat 로를 선택하여 공간이 더욱 넓어진 이코노미클래스

A350 객실은 첫 인상이 시원스럽다. 새 비행기라 그런 점도 있지만 승객들의 짐을 보관하는 overhead bin이 선반방식인 A330/A340과 달리 위로 밀어 올리는 pivot 회전방식이기 때문이다.  pivot 방식은 보잉사는 B777 기종 부터 일찌기 채택한 방식인데 천정이 물결모양의 곡선이로 이어져 공간이 넓어 보이는 장점이 있다.

chobl-A330-overheadbin

chobl-A350-overheadbin

* (위) A330 객실선반 (아래) A350 객실선반

 

일반석 좌석배열은 3-3-3. B787과 같은 구조다.  동체 규격은 A350이 B787 보다 약 XXcm 넓은 편이다.  이는 같은 3-3-3 배열인 경우 A350의 장점이 되지만, 일부 항공사들은 3-4-3 배열로 변경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B787도 처음 ANA사가 공개한 객실은 일반석이 2-4-2 배열이저었지만 어느 새 좌석 하나가 늘어난 3-3-3이 표준으로 자리잡은 전례가 있다.

이번에 새로 도입한 A350 기종은 국내 최초로 Premium Economy Class를 운영하게 되었다.  대한항공은 새로 도입한 B787기에 Premium Economy Class를 운영하지 않아 당분간 계획이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Premium Economy Class는 외국의 다른 항공사와 다른 방식이다. 보통 일반석 좌석보다 넓고 편의 장치를 갖춘 차별화 된 Premium Economy Class를 운영하는데 아시아나항공은 일반석과 똑같은 좌석으로 앞 뒤 좌석간격을 10cm(약 4인치) 넓게 배치하였다.  외국항공사의 차별화 된 PY 좌석은 일반석과 비즈니스석 요금의 중간 단계로 별도 책정되지만 당연히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이런 PY 좌석의 요금은 다른 항공사의 차별화 된 PY 만큼 요금을 많이 올릴 수는 없다.  아시아나항공은 별도로 PY 요금을 직접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석으로 예약한 승객이 좌석선택을 할 때 좌석을 넓게 배치한 PY class 좌석을 선택할 때 노선에 따라 추가요금을 받는 방식으로 편도 기준 일본 및 중국노선은 30,000원, 동남아 60,000원, 대륙간장거리 노선은 150,000원 이다.

chobl-A350-Y-PY

* 아시아나항공 일반석(왼쪽), 프리미엄일반석(오른쪽) 비교, 약 10cm 넓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런 방식에는 문제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진에어가 김포-제주 노선에서 B777 기종을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성수기에 만석이 되면 추가요금을 내지 않은 승객도 할 수 없이 넓은 앞 좌석에 배정해줘야 하는데 추가 요금을 내고 탄 승객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이 되는 사례를 경험한 적 있었다. 이번에 귀국할 때 보니 Premium Economy Class에는 36석 중에서 2명이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

 

좌석마다 11인치의 AVOD는 고해상도로 화질이 좋다. 리모콘의 위치도 모니터 아래에 있어 팔걸이에 있는 것 보다는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수록된 영화도 국산영화 해외영화 등 폭넓게 갖추고 있다.  그런데 AVOD 운영에 실망스런 점도 있다. 면세점 광고는 공항에서 이륙 전이나 택싱할 때 하면 좋으련만 이륙하고 나서 영화에 한창 몰두하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영화가 중단되고 일제히 기내면세품 광고화면이 뜬다. 안전운항과 관련된 기내방송이라면 기꺼이 불편을 감당해야겠지만 승객들의 기분은 생각하지 않는 처사다.

chobl-A350-AVOD

* 11인치 고해상도 AVOD 모니터

 

대한항공의 일반석 좌석과 기능은 모두 비슷하지만 AC전원 소겟이 대한항공은 좌석 아래에 위치하고 아시아나항공은 좌석 등받이 뒤에 있는 포켓 옆에 있다.  첫 눈에 보이는 A350 객실의 특징은 유난히 커 보이는 객실창문이다. 보통 비행중 승객이 좌석에 앉아 창밖을 보려면 고개를 약간 숙여야 하지만 A350은 앉은 상태에서 고개만 돌리면 된다. 정확히 A350 객실 창문은 폭이 29cm, 높이 45cm 으로 A330/A340기의 객실창문 23.5cm x 33cm 에 비하면 무려 68% 넓어진 셈이다.  B787의 객실창문은 28cm x 47cm 으로 A350과 비슷하지만 실제 동체 외벽의 크기는 B787이 훨씬 넓어 시야는 A350 보다는 B787이 넓은 편이다.

 

chobl-A350-seat

* 아시아나항공 A350 일반석 좌석, 다리를 꼬고 앉을 수 있을 정도로 편하다.

 

이번 여행은 팔을 다쳐 기브스를 한 채 나섰기에 여러 면에서 편의를 제공받았다. 우선 이날 항공편이 만석이 아니라서 웹체크인으로 객실 뒷 쪽 빈 좌석을 지정하고 공항에서 탑승수속 때 옆 좌석을 비워주는 배려를 받아 좌석을 자세히 살펴 볼 수 있었다.  일반석좌석공간은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모두 세계최고수준 이다.  앞뒤 피치가 84cm(33인치), 폭은 46cm(18인치), 좌석 무릎공간이 29cm로 다리를 꼬고 앉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  보통 미국이나 유럽항공사는 피치가 31인치, 아시아권 항공사들은 32인치 된다.

 

chobl-OZ-seat-comparison

* 아시아나신형 Slim 좌석(왼쪽)과 구형 좌석(오른쪽), 쿠션 두께가 상당히 차이가 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새로운좌석이 slim 형으로 숨겨진 1인치가 있어 구형좌석의 34인치에 해당된다고 하지만 좌석등받이 쿠션이 얇아진 만큼 장거리 비행에서 안락감은 뒤떨어질 수 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은 A380도 슬림형좌석이고 대한항공도 B787에 슬림형좌석을 선택하는 등 세계적인 추세니 별 도리가 없을 것 같다.  일반석좌석에 관한한 구관이 명관 이다.

아시아나 기내식도 역시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 특히 귀국편 홍콩-인천 노선에서 제공된 비빔밥은 나무랄데 없다. 승무원한테 확인하니 홍콩공항에서 실은 것이라고 한다.  비빔밥에는 영문으로 인쇄된 비빔밥 먹는 방법 안내서가 있어 외국인을 위한 배려가 돋보였다.

 

chobl-inflightmeals

* OZ721 인천-홍콩 기내식(왼쪽), OZ722 홍콩-인천 기내식 비빔밥 (오른쪽)

 

객실에서 느끼는 또 하나의 변화는 객실소음이다. 전에 베트남항공의 A350에 탑승할 때는 비즈니스클래스를 이용해서 상당히 조용하다는 것을 느꼈지만 이번에는 일반석 객실 뒤쪽에 앉았어도 엔진소음이 크게 거슬리지 않을 정도라는 것을 느낀다. 소음 문제는 A350, B787 두 기종을 똑같은 조건에서 비교해 볼 수 없지만 두 기종 모두 다른 기종에 비해 소음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확실한 변화다.

 

기내조명에 인색했던 아시아나항공 A350 . . . 

보잉과 에어버스의 차세대친환경기종 B787과 A350의 객실조명도 다른 기종과 차별화 된 변화다. 그러나 이번 아시아나항공 A350 비행에서는 LED 조명을 체험할 수는 없어 아쉬웠다.  인천-홍콩 OZ721편은 주간비행이라 객실조명이 필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귀국편 OZ722는 홍콩공항 사정으로 12시간 늦게 출발하여 야간항공편이 되었는데도 A350만의 LED 조명은 볼 수 없었다.  대한항공의 경우 B787기 도입전에 B787의 LED 조명시스템을 적용시킨 B737NG BSI(Boeing Sky Interior) 기종을 몇 년 전부터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이착륙단계, 순항단계, 기내식 서비스 등 단계별로 LED 조명을 비추고 있다.

객실내 습도나 기압이 지상과 가까운 조건을 유지해도 예민한 승객이 아니면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객실 조명은 승객들한테 새로운 기종의 도입을 알리는 좋은 홍보효과가 있을텐데 왜 항공사차원에서 기내조명에 대한 운영지침을 만들지 않는지 모르겠다.

 

 

chobl-A350-LED

* 아시아나항공 A350 기내조명

chobl-CI-A350-LED-lighting

* 중화항공 A350의 LED 다양한 기내조명

 

아시아나항공은 A350기종을 당분간 시험비행 차원에서 인천-마닐라, 인천-홍콩,  인천-오사카 노선에 취항시키고 본격적으로 2,3호기가 추가로 도입되면 인천-L.A. 등 장거리 노선에 취항할 예정이라고 한다.  대한항공도 B787을 김포-제주 노선에 5월까지 취항시키고 6월부터는 장거리 국제선에 취항하게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A380. A330, B747-400, B777 등의 기종을 모두 보유하고 있지만 차세대 친환경 첨단기종인 B787과 A350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 갈라지게 된다.

대한항공은 승객이 많은 L.A 노선에 A380에 비해 규모가 작은 B787기종을 투입할 리는 없지만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모두 B787, A350기의 보유대수가 늘어나면 미주나 유럽 노선에서 직접 경쟁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과연 승객들은 차세대기종 중 어느 기종을 선택할지 궁금해 진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