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의 자가용 비행기는 ?

UAE 행정청장 칼둔 일행이 방한할 때 상용여객기가 아닌 전용기를 이용했다.  엄밀하게 설명하면 UAE 정부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전세기(chartered)가 맞다. 전세기는 렌트카와 마찬가지 성격으로 계약된 기간에 자가용처럼 사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용하는 주인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인지 전세기에는 항공사 이름 또는 전세기대여업체의 이름이나 국적을 나타내는 표시가 없다.  다만 등록된 번호만 기체 한 구석에 표기될 뿐이다.  이번에 UAE 칼둔행정청장이 타고온 항공기도 등록번호가 UAE 국적기를 의미하는 A6- 로 시작되지 않고 캐리브해의 Caymen Island 소속을 의미하는 VP-Cxx 이기 때문에 UAE 정부소속기가 아니고 전세기 리스회사에서 임차한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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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포공항 국제선터미날 앞의 원격주기장에 대기하고 있는 국내기업 전용기들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기업들도 전세계를 무대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자가용비행기를 보유한 업체가 많다. 물론 필요에 따라 전세기를 빌리면 되지만 횟수가 많아지면서 아예 자가용으로 도입하는 것 같다.  현재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우리나라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가용비행기를 헬리콥터나 취재용 소형기를 제외하고 대기업 CEO나 임원들이 이용하는 전용기 현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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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자가용비행기 . . .  B737 BBJ 와 Gulfstream G650, Bombardier BD-700  

우리나라 대기업이 보유한 전용기 중에서 가장 많은 기종은 B737 BBJ 이다. 이 기종은 일반 항공사들이 중단거리 노선용인 B737NG (B737-600, -700, -800, -900)을 기본 모델로 자가용에 맞게 제작한 기종이다.  그중 기본모델이 B737-700인 경우 B737 BBJ, B737-800은 B737 BBJ2, B737-900ER의 경우 B737 BBJ3로 명칭을 세분하고 있는데 국내기업이 보유한 것은 B737-700의 B737 BBJ 이다.

B737NG 상용여객기는 중단거리용으로 대륙간 논스톱비행은 불가능한 기종 이다. 서울을 기준으로 방콕 정도가 한계다. 따라서 자가용 BBJ 기종은 보조연료탱크를 늘리고 Blended Winglet을 장착하는 등 개조를 통해 오우너들이 전세계 어느 구석이라도 빨리 도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

이 기종의 경우 일반 상용기의 경우 가격이 $82.4M (약 880억원) 되지만 객실내부를 자가용으로 꾸미는데 또한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고 한다. 일반 항공사의 경우 이 기종이 120-150인승으로 운영하지만 보통 자가용의 경우 20석 이내로 꾸민다고 하며 모든 좌석이 일반 상용기의 일등석 못지 않게 넓고 편안하다고 한다. 물론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장거리 대륙간 비행을 위해 기내에 침대와 샤워시설도 갖추고 있다.  Gulfstream G650기와 Bombardier BD-700-1A10 (Global Express) 기종의 가격은 B737 BBJ 보다 80% 수준인 $68.68M, $62.31M 정도라고 하지만 옵션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

B737 BBJ의 객실 인테리어비용에 관해서는 삼성그룹이 2014년 HL8270기를 도입하였을 때 수면에 떠 오른 적이 있었다. 당시 삼성그룹은 HL8270 B737 BBJ기를 도입하면서 객실인테리어작업을 뉴질랜드 업체에 맡겼는데 뉴질랜드 하청업체 끼리 소송문제가 생겨 인테리어비용이 무려 300억원이나 된다는 것이 노출되기도 하였다.

B737 BBJ는 가장 객실이 넓어 다양하게 객실을 꾸밀 수 있고 객실 폭이 3.54m, 높이가 2.2m 로 웬만큼 키가 큰 승객이라도 객실을 편히 다닐 수 있는 여유 있는 공간이 큰 장점이 될 것 같다.  반면 Gulfstream G650ER은 객실 폭이 2.59m, 높이는 1.96m, Bombardier의 Global Express 는 객실 폭이 2.41m, 높이는 1.88m로 좁은 편이다. 그러나 객실을 상용기처럼 좌석으로 꽉 채우는 것이 아니라 모든 자가용 기종의 좌석은 상용기 일등석 못지 않게 넓고 안락하다고 한다.  그러나 G650ER 이나 Global Express는 착륙거리가 2000m가 안 되어 작은 공항에도 이착륙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G650ER는 논스톱비행을 할 수 있는 항속거리가 가장 멀어 일반항공사들이 장거리 기종으로 사용하는 B777 수준이라고 하니 작은 고추가 매운 셈이다.

 

삼성그룹 . . . . . 우리나라 최초로 전용기 도입, 현재는 한 대도 없어   

우리나라 재벌기업에서 가장 자가용비행기를 도입한 것은 삼성그룹 이다.  삼성그룹은 2002년 B737-5EG BBJ (HL7770기)를 도입하여 2008년에 매각하였고, 2006년에 같은 기종의 HL7759, 2014년에 HL8270기를 도입하였다. 삼성그룹이 도입했던 B737 BBJ (Boeing Business Jet) 기는 모두 삼성그룹이 보잉사에 직접 구매한 것으로 보잉에서 삼성 고유코드로 EG를 부여했는데 Electric Giant 라는 의미라고 해석되어 화제가 되었을 정도다. 대한항공의 보잉코드는 B5, 아시아나항공의 보잉코드는 8E 이다.  B737NG 기종을 보유한 국내 저비용항공사는 대부분 중고기종을 도입하거나 신기재를 도입해도 보잉에서 직접 구매하는 경우가 아니라 항공기리스전문회사에서 리스로 도입하기 때문에 보잉사의 고유코드가 없다. B737 BBJ기를 도입한 다른 대기업의 경우는 처음 부터 직접 보잉에 주문하지 않은 듯 보잉사로 부터 부여 받은 고유코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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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이 보유했던 전용기 B737-7EG, HL7759. 2013년9월 김포공항. 이 기체는 현재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다.

 

* 삼성그룹이 가장 마지막으로 보유했던 HL8270, B737-7EG BBJ 모습, 2014년5월 김포공항에서 촬영

 

삼성그룹은 이 외에도 캐나다 봄바르디 Bombardier사의 BD-700-1A1D Global Express (HL8238)도  한 대 보유하였었다.  그러나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의 실용주의노선에 따라 보유하고 있던 전용기를 모두 매각하여 현재는 전용기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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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이 보유했던 Bombardier BD-700-1A10, HL8238기, 2013년7월 김포공항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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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포공항 대한항공 격납고 앞 주기장에 있는 삼성전용기 HL7759 모습, 대한항공에 매각된 시기인 2015년9월 촬영.

 

 

현대자동차그룹 . . . B737 BBJ 두 대 보유  HL7787, HL8290

두 번째로 전용기를 도입한 기업은 현대자동차그룹이다. 현대자동차는 2009년2월에 HL7787 (B737-75G BBJ)기를 도입하였다. 그후 HL8290 기를 2014년 도입하여 현재 두 대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항공기등록현황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보유한 B737BBJ은 16, 17인승으로 나타난다. 현대자동차가 먼저 도입한 HL7787기는 미국 MGM사가 1년 정도 보유했던 기체를 도입한 것이고, HL8290기는 새 기체를 도입하였다. 아직은 현대그룹이 두 대의 B737BBJ를 보유하고 있지만 B737 기종의 운항정보를 소개하는 사이트에는 먼저 도입한 HL7787기는 아르헨티나에 매각될 예정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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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그룹이 보유한 전용기 B737-75G, HL7787, 2013년7월 김포공항에서 촬영.

 

 

SK 그룹  . . . HL8200 Gulfstream G550, HL8080 ACJ315  2대 보유 

SK그룹은 2009년에 미국 Gulfstream Aerospace사의 G-V-SP (HL8200)기종을 도입하였다. Gulfstream Aerospace사는 전폭기 F-16으로 유명한 General Dynamic사의 자회사로 소형제트기종을 생산하고 있다.  이번에 UAE 칼둔 행정청장이 타고 온 전세기도 G650기도  Gulfstream Aerospace사의 신형기종 이다.  SK그룹이 보유한 GV-SP기는 G550으로도 불리며 16인승 이다.

* SK Telecom 소속의 전용기 ACJ319, HL8080. 에어버스 A320 보다 동체가 약간 짧다. 2015년6월 김포공항에서 촬영

SK그룹은 2015년에 에어버스 ACJ319기(A319-115CJ, HL8080)를 도입했다. ACJ319기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에어버스 A320기 보다 동체길이가 짧은 기종인 A319를 모델로 자가용전용기로 생산된 기종이다. 전체적인 크기는 B737-700과 비슷하다. SK 그룹의 G550기는 16인승 이지만 ACJ319기는 훨씬 기체가 큰데도 17인승 이다. ACJ319의 규격과 성능은 B737BBJ와 비슷한 수준 이다.

 

환화 그룹 . . . B737BBJ (HL7227)  

한화그룹은 2010년에 기령이 4년 된 B737BBJ기 (HL7227)를 도입하여 전용기를 보유한 기업대열에 끼게 되었다.  삼성그룹이 보유하던 HL7759기와 HL8270기 두 대의 B737BBJ기를 한화에 2015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우리나라 항공기보유현황에 이 두 대는 한화에 등록되어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마 삼성그룹 전용기를 운영하던 Samsung Techwin 사가 Hanhwa Techwin으로 넘어가는 과정으로 보이며 B737 전문사이트에 의하면 HL8270기는 한화가 2015년7월 삼성에서 넘겨 받아 같은 해 2015년7월 미국에 매각된 것으로 나타난다. HL7759기는 한화를 거쳐 지금은 대한항공에서 인수하여 전세기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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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그룹의 전용기 B737-HF, HL7227, 2013년7월 김포공항에서 촬영.

 

LG 그룹 . . . Gulfstream Aerospace G650 보유

LG 그룹은 Gulfstream G650기를 보유하고 있다. 전에는 구형인 G550 (HL8288)을 보유했는데 작년에 G650ER(HL8299)로 교체했다. G650은 객실이 B737BBJ에 비해 폭과 길이가 훨씬 좁지만 항속능력은 오히려 B737BBJ 보다 앞서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G650ER은 항속거리가 13,890km로 G650 보다 약 900km 긴데 이 정도 수준이면 일반 항공사들의 장거리 주력기종인 A330 보다 멀리 날 수 있으며 B777기와 비슷한 수준이니 서울을 기준으로 남미나 아프리카를 제외하고는 웬만한 곳은 거의 논스톱으로 비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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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그룹이 보유했던 Gulfstream Aerospace G550, HL8288. 2013년7월 김포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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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그룹의 전용기 Gulfstream Aerospace G650ER,  2017년10월 김포공항.

 

 

대한항공 . . . . . . 전세기 전용 기종도 보유 

대한항공은 세계적인 항공사로 성장했지만  전세기 임대업도 겸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전세기종도 다양하다.  BBJ급 기종을 두 대 보유하고 있으며 B737 BBJ 보다 크기가  작은 캐나다 봄바르디어사의 Global Express BD-700-1A10 기종 1대(HL8230)와  Gulfstream Aerospace사의 G650ER 1대(HL8068) 등이 있다. Global Express는 전체적으로 Gulfstream G650에 비해 실내가 약간 좁은 편이지만 어차피 객실 좌석배치가 여유가 있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을 것 같다.  한편 대한항공이 보유한 BBJ 중 HL7759 (B737-7EG)는 삼성그룹이 보유했던 것을 인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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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이 전세기로 운영하는 B737-7B5 BBJ, HL8222. 2017년9월 제주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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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 전용기 HL7759 B737-7EG 기가 대한항공에 매각되어 대한항공 격납고앞 주기장에 있다.

 

* 대한항공이 전세기로 사용하는 Gulfstream G650, HL8068, 2016년10월 김포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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