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문제가 가져온 새로운 공연장 풍속도
공연계에 숨통이 좀 트이는 모양이다. 공연이 시작된다는 안내 메일이 쏟아지고 있다. 어제는 잠실 롯데콘서트홀의 공연에 다녀왔다. 코로나 방역때문에 좌석을 건너 뛰기 배치 때문에 만석이라고 해도 평소 관객의 절반 뿐이라 그런지 로비에도 전과 같은 혼잡은 없었다. 오히려 연주를 감상하는 분위기는 차분하고 좋았다. 좌우 옆 좌석에 관객이 없으니 간혹 발생할 수 있는 잡음이 없어서 연주에 몰두할 수 있었다.
마스크를 쓸 수 없는 관악기 연주자들 . . . . . .
코로나 방역은 무대 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바이올린이나 첼로 등 현악주자들은 모두 검은 마스크를 착용 했다. 다만 입을 사용해야 하는 관악주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지휘자와 피아니스트도 연주 자체에 체력이 많이 소모되기 때문인지 마스크를 착용하지는 않았다.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는 연주자들한테 위험수당이라도 더 줘야 할 것 같다.
모든 관객이 마스크를 착용하니 또 하나 변한 것을 느낀다. 틈틈히 헛기침을 하는 사람도 거의 없어졌다. 사실 연주회 때 헛기침을 해서 다른 관객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의 많은 케이스가 본인 의지로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이럴거면 코로나를 물리치더라도 연주회 관객한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의무화 시켰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포도밭 형상의 Vine Yard 롯데콘서트홀 & 인천 아트센터 (ACI)
롯데 콘서트홀(2016년8월)은 인천 송도 신도시에 있는 아트센터(2018년11월)와 함께 가장 최근에 개관한 공연장으로 독특한 설계가 주목을 받는 공연장 이다. 외국의 음악 연주 방송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요즘은 사각형의 공간에 무대가 한쪽 끝에 있는 것(Shoe Box)이 아니라 객석으로 사방이 둘러 쌓이는 Vine Yard 방식이 추세인것 같다. 서초동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도 무대 뒤로 객석이 마련되어 있지만 인천아트센터와 롯데콘서트홀은 무대 옆의 좌석도 많은 편이다.
전에는 Shoebox 방식의 공연장에서 좋은 좌석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무대를 보면서 가운데 가까운데가 좋은 좌석이었다. 공연장이나 무조건 앞 좌석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이젠 다양한 시야에서 공연을 볼 수 있는데 반드시 앞 좌석이 좋은 것 만은 아닌 것 같다. 음향에 대해서는 일반인들은 민감한 차이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라 무대를 바라 보는 시야에 따라 좋은 좌석이 결정될 것 같다.
사실 웬만한 공연장에서 음향시설의 차이를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사람은 음향전문가 아니면 거의 없다. 공연장에서 좋은 좌석을 찾는 것은 음향 보다는 무대를 바라 보는 시각에 좌우되는 것이 일반적인 선택일 것 같다.
연주곡에 따라 좋은 좌석이 다를 수도
어제 본 Grieg & Rachmaninoff 공연에서 내가 선택한 좌석은 무대 뒷 좌석으로 피아노협연 때 피아노의 위치를 봐서 피아노건반이 잘 볼 수 있는 위치를 선택했다. 1층 중앙무대에서는 피아니스트의 표정은 잘 읽을 수 있지만 웬만한 연주회에도 요금이 10만원 대가 넘는다.
어제 공연의 무대 뒷 좌석은 이날 티켓요금이 40,000원 부터 120,000원인 좌석등급에서 가장 낮은 등급이다. 일부러 가장 싼 좌석을 선택한 것이 아닌데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무대 뒷 좌석의 단점은 관악기 주자의 뒷 머리만 보이는 것 뿐이지만 반면 망원경으로 보면 악보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솔솔한 재미다.
오페라나 발레공연의 경우도 1층 가운데 로열석 좌석 보다는 2층 사이드의 낮은 등급의 좌석이 더 좋을 수 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1층 중앙 무대에서는 무대 위의 앞 줄에 앉은 현악기파트 연주자만 보일 뿐 뒤에 앉은 단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음악을 들으러 왔으니 이들의 연주하는 모습을 보는게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악기 파트 별로 단원들의 연주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무시할 수는 없다.
요즘은 1층이라도 위치가 다양하다. 중앙부위는 스테이지 보다 약간 낮게 시작되어 조금 씩 경사가 오르지만 1층 양 옆에는 아예 바닥을 높혀 무대를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정도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서 좋다. 가운데가 사이드 보다 좋은 좌석이라는 요소가 되지만 사이드는 무대를 바라보는 시야가 좋으니 나름 장점이 많아 내가 선호하는 좌석 이다.
물론 단원들의 연주 모습이 보이지 않아도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인의 공연 때는 비싸지만 1층 가운데 앞 좌석이 좋다. 비싼 요금이 부담스러운면 피아노공연의 경우 무대에서 왼쪽 사이드, 그외 바이올린이나 첼로 등 현악기의 경우 오른 쪽 사이드가 좋다.
사이드 좌석은 2, 3층에도 있는데 2층, 3층의 가운데 있는 좌석 보다는 사이드의 좌석이 무대에서 훨씬 가깝고 무대를 내려다 보는 시야가 좋다. 1층의 사이드 좌석은 무대 중앙에 가까워서 대부분 가장 비싼 로열석에 해당되지만 2, 3층의 사이드 좌석은 가운데가 아닌 옆 좌석이라는 과거의 잣대에 의해 요금이 싸서 더욱 좋다.
사이드좌석의 또 하나 좋은 점은 무대를 보는 시각이 좁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발레나 오페라의 경우 무대 위에서 움직이는 연주자의 모습이 모두 한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장시간 관람에 덜 피곤하다.
시야를 가리는 객석 난간의 안전 장치
세종문화회관이나 인천종합예술회관 등의 오래된 공연장 2층, 3층의 맨 앞 줄은 안전을 위해 난간의 약간 위로 설치한 Safety Bar 때문에 무대의 시야가 가리는 경우가 있다.
인천송도 아트센터나 잠실 롯데콘서트홀의 경우도 모든 난간에 safety bar가 있어 시야를 가리게 된다. 그런데 인천아트센터의 경우 공연이 시작되면 safety bar가 전동식으로 낮아 진다. 반명 롯데콘서트홀의 경우는 safety bar가 고정식이라 주최측에서 항상 예매를 할 때 주의 사항을 알려 주고, 시야가 가리는 좌석은 시야방해석이라고 구분해서 해당 좌석 등급요금의 30%를 할인해 준다.
어제는 롯데콘서트홀은 처음이라 시야방해석이 어느 정도 불편한지 궁금하여 좌석을 안내하는 직원의 양해를 얻어 시야방해석으로 구분 되는 좌석을 몇 곳 살펴 보았다. 1층 메인홀의 정면 좌석은 전반부(1열~8열), 중반부(9열~16열), 후반부(17열~23열) 등 세 파트로 나뉘어져 있고 바닥이 약간 씩 높아진다. 각 파트의 맨 앞줄은 난간 위에 관객들의 추락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safety bar가 있다.
사이드좌석의 경우도 난간에 붙어 있는 좌석들이 시야방해석에 해당 된다. 시야방해석은 공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30%를 할인해 준다. 그러나 앉은 키가 큰 사람의 경우 좌석에 앉아 바른 자세를 가졌을 때 safety bar가 크게 신경을 쓰게 되지는 않지만 체격이 작은 여성들의 경우는 문제가 될 수 있을것 같다. 엄청난 예산으로 지은 콘서트홀에 왜 인천의 아트센터 처럼 안전바를 전동식으로 처리 못했는지 궁금하다.
공연 뿐만 아니라 공연장도 즐겨 보자 . . . . . .
세종문화회관이나 인천종합예술회관 처럼 오래 된 공연장에서는 객석에 앉으면 전면 무대만 시야에 들어 온다. 무대와 가깝고 멀고의 차이가 있어 티켓값에 차이가 생길 뿐 이다. 그러나 인천아트센터와 롯데콘서트홀이 생기면서 서초동 예술의 전당 사이드 석이나 무대 뒷 좌석에서 느끼지 못했던 기분이 든다.
정면의 무대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공연장 전경이 시야에 들어 와 자신이 공연장 안에 있다는 것이 더욱 실감이 난다. 이젠 공연 뿐만 아니라 공연장도 즐길 수 있는 대상이 되어서 공연 때 마다 여러 좌석을 순회하는 새로운 맛을 알게 되었다. 다음 공연에는 어느 좌석에 앉아 볼까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