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 달 만에 부천시민회관을 찾았다. 보통 부천필하모니 공연이 한 달에 한 번 정도 열리지만 연말시즌이라 12월에만 공연이 세 번 있다. 오늘 Mascagni의 오페라 Cavalleria Rusticana를 시작으로 12.22에는 부천시립합창단과 함께 송년음악회 Handel Messiah, 12.29에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베에토벤 합창이 기다린다. 서울시향, KBS등 국내 양대 오케스트라를 제외하곤 베토벤 합창교향곡을 매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는 흔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경기필은 3년전 M.Zanetti 지휘로 베토벤합창교향곡 공연을 가졌고 인천시향은 작년 12월에는 베토벤합창교향곡 공연이 있었지만 금년에는 건너 뛰는 것 같다. 부천필만 작년에 이어 올해 공연을 갖는다.
오늘 마스카니의 오페라 Cavalleria Rusticana 공연은 추운 날씨 탓인지 객석이 좀 썰렁했다. 아니 . . . 10000원에 오페라를 즐길 수 있는 기횐데 왜 ? Cavalleria Rusticana는 흔한 말로 고무신을 꺼꾸로 신은 연인의 이야기로 그리 대중성이 높은 오페라는 아닌 것 같다. 보통 오페라는 대표하는 아리아가 몇 개 있지만 Cavalleria Rustican는 딱히 떠 오르는 아리아가 기억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Opera Gala Concert에서도 Cavalleria Rusticana의 아리아를 들은 기억은 거의 없다. Cavalleria Rusticana의 이름을 지탱해 주는 것은 아리아가 아니라 간주곡 Intermezzo와 합창곡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이다. 2017년 이탈리아 시실리섬에서 열린 G7정상회담 때 미국 트럼프 대통령, 일본 아베수상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콘서트를 정명훈 지휘로 열렸는데 Cavalleria Rusticana의 무대가 시실리섬이라 이 떄 앙코르로 연주한 곡이 Intermezzo 였다.
수도권 오케스트라 중에서는 부천필하모니가 공연장이 낙후되었지만 가장 활발하고 계획적으로 운영하는 것 같다. 반면 인천에는 아트센터인천 등 훌륭한 공연장이 있지만 인천시향과 아트센터인천 등이 소속이 다른 탓인지 모르지만 공연상황이 활발하지 않아 부천필하모니 연주를 볼 때 마다 부러움을 느낀다. 부천필 티켓은 홈그라운드인 부천시민회관에서 열리는 경우 전석 10000원 이다. 그것도 연초 티켓오픈할 때 예매하면 조기예매 20% 할인. 8000원의 행복이 릴레이로 기다리고 있다.
부천시민회관은 무대 높이가 무릎 높이 절반도 안 될 정도로 매우 낮다. 오페라공연을 위한 오케스트라 피트도 없어 오케스트라는 무대에 앉고 앞에 펜스로 둘렀지만 객석에선 단원들의 연주모습이 다 보일 정도다. 그리고 오페라 스테이지는 따로 무대를 높혀 만들었고 출연자들은 무대의상을 입었지만 세트는 영상물 투영으로 대신했다. 무대가 높아진 만큼 맨 앞 세줄은 무대를 올려 보는 시야가 안 좋아 비워두고 네 번쨰 줄 부터 좌석을 판매했다. 부천시민회관의 구조를 보면 콘서트 오페라로 공연하면 무대가 너무 낮아 뒷좌석 관객들한테는 시야가 좋지 않아 편법으로 고안해 낸 것 같은데 예산절감에서 보면 나름 괜찮은 아이디어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