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드러지게 피었던 꽃은 어느덧 꽃비로 내리고 그렇게 세월이 간다
마음으로는 못 할 것 없을 것 같으나 힘든 일이 쉽게 되지는 않아서 벼르기만 하던 베란다 화분들을 다시 손질하고 화분들의 크기나 햇빛을 더 좋아하는 것들은 앞쪽으로 옮겨 주고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는 종류들을 한 편으로 몰아주어 봄단장을 해 주고 싶은 마음은 가지고 있으면서 아이들이라도 오면 들어 내기도 하고 도와서 같이 해야지 했는데 언제나 오면 시간이 바삐 돌아가는데 말을 안 하고 벼르던 차 나 혼자서 시작을 했다
지난겨울 신경을 덜 쓴 탓에 산시 베리아 나 선인장 화분
몇 개는 동사도 해서 많이 줄었기는 해도 거실까지 들어와 있는 화분 말고도 좁은 베란다에 크고 작은 화분이 4~50 개나 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이다
가지에 찔리기도 하면서 이리저리 옮기고 몇 번인 가는 무거워 비척이며 실수로 떨어트릴 뻔까지 해서 놀라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않고 대충도 허용 안 되는 성질대로 마무리를 하고 지난번 사서 쓰다 남은 부엽토로 필요한 화분에 채워주고 말끔하게 쓸어내고 물까지 주며 모처럼 땀이 나도록 힘든 일을 했다
아이들은 힘들다며 화분도 줄이라 하지만 지금도 맘에 드는 화분을 보면 사들여다 놓는다.
가장 신경 쓰지 않아도 잘 자라며 색깔도 곱게 다양한 꽃이 잘 피는 제라늄의 화분이 늘어나는 것 같다
이 봄 몇 번 씩이나 사 보았어도 실패만 한 로즈메리 허브 하나를 또 사서 이번에 화분 받침에 물을 부어 놓아 보았다.
이건 지난번 아들이 준 천리향인데 이젠 꽃은 모두지고 잎이 싱싱하게 많이 커가고 있다.
문주란도 틀실 하게 자라나서 오래지 않아 꽃대도 올릴 것 같다 백합같이 다소곳하고 은은한 향내가 나는 문주란 꽃을 나는 좋아한다
오늘은 힘은 들었어도 벼르기만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허리나 다리는 아파도 홀가분한 기분으로 일찍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어 잠을 청해보았지만 한 시간이 넘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고생만 하다가 결국 일어나 버렸다
시계는 11시를 가리키고 있는 늦은 시간에 다시 TV를 켜 보았다 그때 마침 TV에서는 가정의 달 휴먼다큐로 나와 비슷한 년 배라 생각되는 그 유명했던 배우 엄앵란과 신성일 부부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 화려했던 지난 생활과 지금까지의 파란 많았던 이야기를 해 나가는 같이 늙어간다는 그들이 관심이 갔다
화려한 생활만큼이나 사연도 많아 쉽게 가정을 깰 수도 있었겠으나 자식들의 어머니요 아내로서의 자리를 무던히 지키면서 40여 년의 별거를 해 오면서 지켜 온 그 자리가 지금에 와서 아내의 암 수술을 하고 투병 생활과 각자 살아온 남편은 다른 곳 영천에 자리를 잡고 살고 있으면서 지금은 먼 거리도 마다않고 오가며 건강식인 먹 거리를 사들고 진심으로 살들이 보살펴주는 남편의 자리로 돌아오려 노력하는 모습이 따뜻하게 보였다
세월은 거스르지 못 해 늙어 저 손에 힘이 빠지고 손에든 물건이나 심지어는 물을 쏟기도 하고 팔 다리가 불편한 모습에 공감하며 나이는 어쩌지 못하는 세월의 이야기를 끝까지 보았는데 내 생각까지따라와 역시 잠 들기가 힘들었다.
김진우
2016년 5월 5일 at 10:42 오전
꽃이 잘 되는 것을 보니 상당히 자상하신 분입니다.
식물들도 그걸 알지요.
화원 같습니다.
자제분들이 왔을 때 옮겨 놓을 걸 그러셨습니다.
고개를 숙인 채로 화분처럼 무거운 것을 들면
안압(眼壓)이 올라 가기 때문에 조심 하셔야 합니다.
늘 건강 하시기를 빕니다.
enjel02
2016년 5월 5일 at 2:41 오후
진우님 고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아이들이 오면 해 달래야지
벼르다가 성질이 못 참아서 제법 애를 썼지요
팔 힘이 부쳐 뭘 제대로 들지를 못 하겠더라고요
몇 번인가 떨어트릴 번도 하고 밀어도 보고
꿈쩍을 안 하던데요
그리고 진우 님 또 하나 배우네요
숙이면 안압이 더 오르기도 하는군요
그런 생각도 안 해보았어요
앞으로는 참고 해야겠어요
데레사
2016년 5월 5일 at 12:11 오후
집이 식물원 같아요.
게으런 저는 겨우 화분 몇개도 언제나 물 한번 주는것도
잘 안하고 그러거든요.
큰 일 하셨습니다.
수술 잘 될거라 믿고 입원 합니다.
기도 많이 해 주세요.
enjel02
2016년 5월 5일 at 2:47 오후
별로 특별하지도 않은 것들이지만 뤄낙에
좁은 베란다라서 비좁아요 ㅎㅎ
데레사님 수술하신다고요
잘 되게 해 달라고
성모님 전구로 예수님께 기도 할께요
안심하시고 잘 받고오세요
無頂
2016년 5월 12일 at 5:38 오전
처음 들렸습니다.
삶의 무게가 실린 글들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그리고 한 시대의 화려한 배우들의 삶을 통하여 인생을 되돌아 보게 되네요 ^&^
enjel02
2016년 5월 12일 at 7:03 오후
반갑습니다 살아온 세월의 덮개가 많이 쌓여 있을 것입니다
우리 그렇게 자주 만나고 살아요 고맙습니다
산고수장
2016년 5월 13일 at 9:01 오전
정원도 아름답게 만드셨고
화분도 많습니다. 아름다운 것들도많고…
적당히 피곤해야지 너무피곤하면 잠이 오지않습니다.
무리 하지 마시지요.
그래요 참고 이해하며 사는것이
인생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enjel02
2016년 5월 13일 at 2:23 오후
좋은 말씀 삶에 지침으로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날마다 좋은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