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에겐 크리스마스도 없다

지난주오늘만큼추웠던날,나나를싸안고동물병원을다녀오다만난길고양이다.

나나를커다란털배낭에다넣어안은채로조심스럽게자전거를밀며집으로돌아오던길이었는데,힐끗못보던냥이가보인다.안고있던나나를자전거바구니로옮기고얘사진을찍었다.

"야옹아,야옹아~~이리와봐~~"나나가있어서일까?금방달아나지는않고머뭇거리고있다.

냥이얼굴을보니집없는냥이구나..싶다.눈꼽이잔뜩낀걸보면감기가든걸까?

사람들은귀여운고양이를보길원하지만,실제로보면길고양이들은보살핌을못받기때문에대부분형편없는몰골이다.그렇다고내눈엔어느냥이가더귀엽고덜귀엽고하는차이는없다.같이근무하는이들도내가길고양이밥주는걸알고는내가동네길고양이버릇다버려놓는다고말한다.

버릇?무슨버릇?배고픈고양이들에게버릇이란게뭐가있지?고양이는쥐를잡아먹어야한다고?..

정말언제적이야기인지모르겠다.난이제껏고양이가쥐잡아먹는걸한번도본적이없으니까.

쥐를가지고놀기는한다.또본능적으로사냥하던습관이있기때문에쥐를잡기는한다.그것도자랑하려고!

쥐를잡아선내게자랑이라고가져다놓는것.물론이것도수술을안받은고양이들이나할수있지,중성화수술을받은고양이는쥐도못잡는다.

몇달전울집에배고픈쥐한마리가나나드나드는창으로들어온적이있었는데,울집엔고양이가두마리나있어도둘다쥐를쫓아낼생각조차안한다.이하녀옴마혼자절절매다가결국쥐를잡아준것은이층친구.’쥐야미안해.용서해줘…’

길에서만난이노란고양이에게도애길해줬다."너,배고프면이아줌마따라와라…"

알아듣거나말거나,못알아듣겠지만,왜냐면얘역시도귀한쪽이잘려나간걸보면중성화수술을받은고양이다.중성화수술은받았는데..돌봐주는사람이없어,먹이를찾아이리저리헤매다니다가병들어죽는고양이들이너무가엾다.무슨방법이없을까?능력도안되면서고민만한다.

오늘은크리스마스,성탄절인데..울집으로밥먹으러오는애들이야내나름크리스마스특식이라도만들어먹였지만,나머지는어떻게?

그렇다.길고양이들에겐크리스마스도없다.당연히맛있는성찬도없다.날씨라도빨리풀렸으면..

난영원히구제불능의감상주의자인지모른다.며칠전에도북한문제에대해내나름작은소견을고양이애기랑같이썼다가쓴소리듣고,댓글을막아버렸다.가끔씩그런댓글이달리는데,그런글보면가슴이벌렁거리고무섭다.아무리얼굴이보이지않는다고댓글에다모진말하는사람들이무섭다.너무싫다.

초라한것,추한것이꼭악한것이아닌데..요즘세상은외모가선,악을가름하는잣대처럼되어져있으니..

그래도또한심한이야기하자.난이추위에,크리스마스에굶주리고있을길고양이들과북한군병사들까지생각한다.김정일이나북한의체제가싫은것이지.거기서살아야만하는이들.생명을가진것들은어떻게미워할수가없다.이밤혹시라도추위에떨고있는이웃은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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