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6년 2월 11일

간장을 뜨다

 

음력 정월 초사흩날이며 양력으로 2월10일날은

간장을 담느라 진한 소금물에 쥐눈이 콩 메주와 건청양고추 대여섯개와

대추, 숯을 섞어 담가놓은지 꼭 41일째이다.

40일이 경과되면 간장을 뜨기 좋은 날이라했다.

간장을 큰 항아리에 담가놓고 수시로 들여다 보곤했다.

가끔은 새끼손가락을 간장물에 넣었다가 빼서 혀에 대 보곤했다.

짭짜름한 맛이 제법 간장 같았다.

검은빛을 띤 쥐눈이콩이라 그런지 벌써부터 간장빛이 나는듯도 했다.

항아리 속에 있는 걸 봐서 그렇지 간장물을 떠서 보면 빛이 연해보이리라.

깨끗이 씻어서 말려 놓은 빈항아리를 작업하는 곁에다 옮겨 놓았다.

개복숭아청이 오래 담겨있던 항아리는 향긋한 과일향이 났다.

향이 나는데 괜찮을까..어때 음식에도 넣는데..향이니 괜찮겠지..

된장향하고 같니?..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다 한다.

주방에서 뜰채를 가져다 항아리 안에서 둥둥 떠 있거나 가라앉은 메주조각들을 건졌다.

함께 떠 있는 고추랑 숯과 대추가 거틱거렸다.

이걸 어쩌지?..하다가 모두 건져서 빈 항아리 밑에 깔았다.

대추는 일일이 씨를 발라냈다.

어디서 대추씨는 아니지만 매실이나 복숭아 씨앗은 청을 담아 100일이 지나면 독이 나온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안전한게 제일이지 하면서 대추씨를 발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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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도 여름에 혹여 벌레라도 나면 어쩌나.. 혹시 방제가 되지 않으려나 싶어 깔기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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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져낸 메주를 두손으로 문지르고 비벼서 뭉친것들을 뭉그려트렸다.

곱게 뭉그려진 메주를 항아리에 차곡차곡 꼭꼭 눌러 담았다.

그리고 항아리 뚜껑을 꼭 덮어 놓았다.

해가 잘드는 창앞에 옮겨 놓고 부디 맛난 된장이 되길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