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론티 800은 경차시장에 집중하고 있던 스즈키가 업그레이드 시장을 목표로 1965년 발매한 차였습니다. 브랜드를 쉽게 알리기 위해 1962년에 발매된 경차 스즈라이트 프론티의 이름을 그대로 따왔습니다. 4도어 700cc의 프로토타입이 1962년 도쿄 모터쇼에서 공개되었습니다.
디자인은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1과 지아스 1700을 담당했던 이탈리아의 디자이너 피에트로 프루아(Pietro Frua)가 담당하였습니다. 63년에 다른 모델이 선을 보였고 이 모델을 기반으로 한 차의 생산이 진행되었으나 또 다시 1964년 도쿄 모터쇼에서 1965년 봄 생산을 목표로 한 새로운 모델이 공개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생산은 1965년 12월에야 소량으로 대부분 수작업으로 시작되었습니다.
3기통, 2 실린더 2 스트로크 785cc 엔진은 796cc의 DKW Junior (폭스바겐에 1964년에 합병된 독일의Auto Union AG가 생산한 차)와 매우 유사한 차였습니다. 최고시속은 115Km였고 4단 수동변속기 방식만 생산되었습니다. 스탠다드 모델의 출시가격은 465,000엔이었고, 디럭스형은 545,000엔이었습니다.
바디는 현대적인 유니바디 디자인이었고 2도어 세단만 생산되었습니다. 소문으로는 BMW, Triumph등을 담당했던 이탈리아의 스포츠카 디자이너인 미첼로티(Michelotti)가 디자인을 총괄했다고 하나, 커다란 유리를 둘러싼 형태의 현대적 “비누곽” 스타일은 스즈키의 디자인 총책임자였던 사사키 토루(佐々木亨)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서스펜션은 4개의 바퀴에 모두 독립 토션바가 설치되었고, 전륜에는 Y자형 위시본, 후륜에는 트레일링 암(trailing arms) 형태였습니다.
프론티 800은 생산되는 동안 업그레이드가 많이 되지 못했습니다. 1966년 4월 앞좌석이 분리형으로 바뀌었고 6월에는 뒤로 젖혀지는 리클라이닝 타입이 출시되었습니다. 앞좌석이 분리되면서 변속기 기어가 바닥에 장착되었습니다. 1966년 8월 스탠다드 모델은 단종되었고 디럭스만 생산되었습니다.
생산은 1969년 4월, 약 4년간 3,000대 남짓의 차량만이 생산된 후 생산이 완전히 종료되었습니다. 부진한 판매에 히트 상품이었던 프론티 360의 생산설비 증설이 요구되었고, 무엇보다도 일본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소형차 시장에서 대형업체들과의 경쟁에 역부족인 탓이었습니다. 2717대가 생산되고 2612대가 팔린 후 1969년 도쿄 모터쇼에서 프론티 800은 스즈키 가격표에서 사라졌습니다. 이후 스즈키는 1983년에 1리터 엔진의 소형차 Cultus를 출시할 때까지 경차생산에만 집중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