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3월 금강산을 다녀와서…

금강산,아니북녁땅에다녀와서…2002.03.25

저는얼마전에금강산에다녀왔습니다.30대초반의나이로칠순을훌쩍넘으신부모님을모시고간것은저자신이너무나그곳북쪽땅을가보고싶었던때문입니다.다시생각하면금강산을가는사람들이과연설악산이나제주도를가듯이그렇게가는것은아닐닐것이라여겨집니다.알게모르게,싫든좋든그모든사람들의마음속에는금강산이아니라바로북녁땅을밟아본다는남다른설레임이있었을것입니다.

낯설게만느껴지는군사항구,삭막한건물들,TV로만낯익은큼지막한글귀가새겨진수려한산속의바위들,그속에어울리지않게솟아있는해상호텔과유람선.그리고북쪽사람들.그렇게보고싶었던그곳의풍경은처음에그렇게다가왔습니다.

저또한삼십몇년의세월동안저자신의의지와는상관없이,이리저리이낯선땅에대한모습들을변화시켜왔습니다.무서운곳.가서는안되는곳.아주나쁜사람들이사는곳….때론우리와같이어울려단일팀도만들수있는곳,어렵지만또다른무엇으로사람들이사는곳,그래도그래도받아들일수없는그무엇이있는곳,아름다운금강산과반쪽의찬란한문화유산이있는곳.

제가3일동안보고온것이아주단편적인것임에는틀림없지만그래도그것은잠시일지라도태어나서처음으로보고싶었던바다를본것같은그런느낌이었습니다.

지금남북대화는중단되었지만그래도그곳에선현대아산의젊은직원들과그곳의젊은청년들이서로장난치며절친한친구가되어있습니다.수많은남쪽관광객들과비록일부이지만북쪽사람들과는매일매일대화가이루어지고있습니다.

오만한강대국의우두머리가전쟁을이야기할때일지라도,비록일방적이지만일주일에수천명이상대방의땅을밟고더구나그땅을관광하고있기에우리는자신있게평화를이야기할수있습니다.그마저없었다면우리의모습이얼마나초라했을까요.또얼마나두려움에떨고있을지상상해보셨습니니까.자국민수백명의목숨을구하기위해서다른민족수백만명을몰살시킬수도있는그오만한나라의위협에말입니다.

효도관광온할머니할아버지들,부모님의고향을찾아온중년의아저씨,어머니손을꼭잡고나선중학생.그리고저보다더북쪽땅과그곳사람들에대해궁금해했던한영국인부녀의모습도보았습니다.그들중누구도바위에새겨진온갖구호들을비난하지않았습니다.우리의시골마을풍경보다좀더초라한집과학교,마을회관들,그리고자동차대신자전거를열심히타고일상을꾸리던그곳사람들에게진심으로손을흔드는그이상은무엇도없었습니다.하지만모두들마음속으로는많은생각과판단들과희망들이스쳐지나갔을겁니다.영원히가볼수없을것같던이땅에이렇게쉽게와서눈으로직접볼수있는이현실에더이상놀라워하지않을정도로자연스러운모습으로말입니다.

어렵게시작된금강산관광을,제주도나설악산관광처럼그렇게쉽게중단해도된다고말씀하시는정치하시는분들께부탁하건대,한번쯤보통사람들속에파묻혀서그곳을다녀오시고난후다시말씀을해주셨으면합니다.물론저의이감정이한낱감상일뿐이라고이야기할수도있겠지만지금이순간에도많은우리국민들이이감상의골에빠져잠시나마눈시울을적시고있다는것은분명한사실입니다.

돌이켜보면너무나우스꽝스럽고비극적인우리의최근반백년역사가만들어낸이어두운현실속에서그래도그것은희망이라고감히말하고싶습니다.

<사진출처:현대아산금강산관광홈페이지(http://www.mtkumgang.com/)>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