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전라남도와 전라북도를 하룻만에 다녀올수 있을까? 이동시간, 뭐라도 보고와야 하니 구경 시간, 식사 시간, 휴식 시간 등등… 면밀하게 계산하니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 다음은 목적지 선정이다. 일단 바닷가 쪽은 아무래도 거리가 있으니 배제하고 다음을 기약한다. 여수, 군산, 목포, 벌교 등등 전라도 여행의 백미들이 차례로 제외됐다. 그러고 나면 결정이 수월해진다. 전라남도 담양이다. 사실 담양은 전라북도와 인접해 있어 전라남도를 찍고 오기에는 좋은 지역이다. 아울러 대나무, 메타세콰이어 길 등으로 꽤 유명한 지역이기도 하다. 두번째 여정으로 정한 곳은 전주 한옥 마을이다. 최근에 무서울 정도로 뜨고 있는 전라도 여행의 필수 지역이다.
5월초의 11일간의 징검다리 연휴 한가운데이자 5일간의 연휴 시작이라 시작부터 고속도로는 꽤 지체되었다. 아침 일찍 출발하여 국도를 우회하여 나아갔건만 첫 목적지인 담양 죽녹원에 도착한 시간은 점심때를 훌쩍 넘어선 3시 경. 그래도 전주 한옥 마을 도착 시간을 6시 이전으로 계획하고 온 터라 크게 낭패는 아니라는 생각에 늦은 점심부터 하기로 한다. 죽녹원 후문 앞의 대통밥 떡갈비 한정식이다. 전라도에서의 한정식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한상이지만 나름 홍어까지 차려져 나왔다. 유일하게 남긴 반찬이다. 근처 순창의 86첩 반상은 다음 기회에.
죽녹원이란 이름이 생소하다. 담양에 이런 곳이 있었던가… 안내문을 살펴보니 역시나 2003년 경에 만들어진 곳이다. 예전에는 소쇄원, 대나무 박물관 등등만 있었는데 대중적인 관광지로 새로 개발한듯 하다. 2003년 무렵 시대를 풍미한 드라마 “다모” 에서 대나무 숲에서의 무협신을 촬영한 장소로 꽤 알려진 곳이 소쇄원 대숲밭이다. 담양이란 곳을 가본지가 14년도 더 되었단 이야기다. 죽녹원은 수목원과 한국식 정원을 인공적으로 아기자기하게 섞어 놓은 곳이랄까. 특징이라면 단연 대나무를 듬뿍 심어놓았다는 것이다. 어른 허벅지만한 대나무들의 쭉쭉 뻗은 기상이 가슴을 뻥 뚫어준다.
< 죽녹원 대숲 >
시간이 바쁜 관계로 휘리릭 둘러보고 메타세콰이어 길로 향했다. 예전에는 딱히 그 위치를 찿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제는 죽녹원에서 1 Km 남짓 가면 된다. 한적한 남도길을 차로 달리다, 우연히 하늘에 닿을듯이 거대한 자태를 드러내며 나그네를 품어주던 메타세콰이어 나무를 발견하고, 감탄하던 신비의 숲길. 그 누구도 차에서 내려 걷지 않을수 없게 만들던 길. 혼자만의 여행에서 이상한 나라에 도착하여 나무의 모습을 한 거인을 마주하고 친구가 되어 한동안 머물게 만들던 초록의 나라. 그 모습은 예전 그대로이나 주변 환경은 많이 변했다. 메타세콰이어 숲길에는 더 이상 차가 다닐 수 없고 입구에서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주변으로 유럽의 마을을 모방한 관광지와 숙박지, 주차장, 음식점들이 자리하고 있어 더 이상 예전의 그 한적한 길은 아니다. 마치 한적한 바닷가에서 국민 관광지로 변해버린 정동진의 모습을 다시 보는듯 했다. 더이상 나그네가 쉬어가던 숲길이 아니다. 길게 머물지 않고 다음 목적지인 전주로 향했다. 메타세콰이어 나무를 보려면 서울 구로구 항동의 푸른 수목원에 가면 된다. 물론 이곳에 비하면 미니어처 수준이지만.
< 서울 푸른수목원의 메타세콰이어 길 >
담양 전주간 국도와 고속도로는 휴일임에도 다니기 민망할 정도로 한산하다. 예정했던대로 6시 경 무사히 전주 한옥 마을에 도착했다. 인사동과 북촌, 남산골 한옥마을을 섞어놓은듯한 공간에 휴일을 즐기는 인파로 저녁 무렵임에도 사람들로 넘쳐난다. 한옥, 갖가지 박물관, 한옥 팬션, 다양한 놀거리들이 즐비하지만 단연 시선을 끈 것은 길거리 음식!!! 사전 조사를 완벽하게 해 갔기에 전주 한옥 마을 7대 진미를 다 즐겼다.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전주 한옥마을뿐만 아니라 전주 남부 시장내 야시장까지 포함해야 한다. 남부 시장 야시장은 한옥마을에서 1 Km 정도 걸어가야 한다. 항상 열리는 것은 아니므로 사전에 확인은 필수.
< 전주 한옥 마을 앞 전동 성당 >
에피타이저로 한옥마을 내의 임실치즈구이(3,000원)와 크림(칠리) 새우(5,900원)를 먹고 전주 남부시장내 야시장으로 향한다. 최근에 모 방송국의 여행 프로그램에서도 소개되었듯이 이곳의 5대 진미는 1. 청춘 스테이크(컵 스테이크, 6,900원) 2. 불초밥(소고기 초밥, 6개 5,000원) 3. 낙지호롱 4. 곱창 갈비 껍데기(불곱창, 모둠 5,000원) 5. 피순대로 알려져 있다. 순위는 개인의 호불호에 따라서 변화무상할듯 하다. 그 외에도 삽겹살 김밥, 김치삼(김치 치즈 삼겹살) 등등이 알려져 있다. 컵스테이크, 불초밥, 불곱창으로 배를 채우고 다시 한옥 마을로 돌아와서 형형색색의 회오리 슬러시(5,000원) 디저트까지 해치웠다. 3시간 30여분의 한옥마을, 야시장 투어를 끝으로 전라남북도를 모두 찍고 출발하여 새벽에 수도권으로 진입했다.
< 전주 남부 시장내 야시장 먹거리 >
휘리릭 어디라도 다녀왔으니 남은 연휴는 그냥 방콕해도 별다른 원성이 없을듯 싶다.
journeyman
2017년 5월 24일 at 3:37 오후
하루 일정이라면 대부분 경기도만 생각하게 되는데 저곳을 하루에 다 돌으셨단 말씀이신가요?
정말 알차헤 하루를 보내셨네요.
저라면 감히 도전해보지도 못했들 일정입니다. ^^
jhk0908
2017년 5월 24일 at 11:02 오후
제가 좀 무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