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롯데 팬들에게는 롯데=최동원 이란 등식이 남아있다. 나 역시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1984년 최초의 한국 시리즈 우승 이후 1992년 두번째 우승을 이끈 염종석도 있었으나 감히 최동원에 견줄수는 없다. 김용희도 있고 김용철도 있고 유두열도 있다. 그리고 한명의 선수, 일찍이 메이저 리그를 노리다 롯데에 입단, 1992년 롯데의 우승과 함께하고 이후 롯데의 전성기를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했던 박동희도 있었으나 우여곡절끝에 선수생활을 접고 끝내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6주기’ 故 최동원 동상 만지던 女..알고 보니 “무쇠팔 母”
그리고 25년, 참 긴 세월이 흘렀다.
롯데가 모처럼 가을 야구에 섰다. 어느듯 우승한지는 25년, 최근 몇년간은 하위권을 맴돌며 열성적인 부산 팬들로부터 “느그가 프로가”라는 야유를 받았었다. 메이저리그 물을 먹고 돌아온 이대호를 필두로 단결한 선수들과, 잔뼈 굵은 신임 감독의 우직함이 더해졌다.
롯데가 최동원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면 세월이 더 흘러야겠지만 모처럼 맞은 가을 야구에서 선전하기를 빈다. 지역 라이벌 NC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 2패로 궁지에 몰렸으나 올해 전적으로만 보면 NC 에게 이대로 허망하게 밀릴것 같지는 않다.
선수생활 말년에는 롯데로부터 외면을 받고 은퇴후에도 롯데로부터 외면을 당했으나 최동원은 영원한 롯데맨이다. 사직 구장에는 그의 동상이 있다. 그의 어머니는 아침마다 그 동상을 찿아 어루만지곤 한다. 그 동상에 다시 한번 우승 메달이 걸리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