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영의 ‘마더’

제작환경의 열악함과 제작중의 연이은 사고로 인하여 Tvn이 비난받고 있고, 그 비난과 질타는 당연하며 앞으로 개선되어야 하겠지만 그와는 별도로, 최근에 연이어 히트한 Tvn 드라마의 완성도는 이미 지상파를 압도하고 있고 그 격차를 점점 벌이는 느낌이다. 이미 드라마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지상파 드라마는 관심밖이 되었다.

더구나 수목 드라마에서는 ‘슬기로운 감방생활’과 ‘마더’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다음작에 대한 기대감을 고취시키고 있다. 제목에서 ‘이보영의 마더’라고 직시한 것은 이보영이란 배우가 그 특유의 시크함으로 배역을 참 잘 소화해서일 것이다. Tvn에서 얼마전 종영한 ‘마더’는 일본에서 제작한 동명의 드라마를 리메이커한 것이다. 다소 난해하지만 재미는 있었고 해외에서 호평받았던 영화 아가씨의 시나리오를 집필한 작가가 리메이크한 드라마의 대본에 참여했다고 한다. 결말은 일본의 원작보다도 잘 만들었고 더 행복하게 끝냈다.

[ 마더, 출처:Tv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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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드라마에 대한 리뷰를 쓰게 만든 원동력은 역시 모성애다. 과거에 어버이날이 아니라 어머니날이었듯이 모성애란 말은 익숙해도 부성애란 말은 여전히 낯설다. 하지만 이에 대해 아무런 이견이 없다. 어쩌면 차원이 다른 다른 세상의 개념이라고 생각하고 인정한다. 모성애는 그렇게 뜨겁다.

‘마더’에서 모성애는, 과거 친모에게서 버려지고 입양되어 새 엄마에게서 모성애를 듬뿍 받고 자란 한 교사가, 자신의 학생이 가정에서 학대당하고 생명의 위협까지 당하는 처지임을 알고 그 아이를 구하고자 아이와 같이 도망가는 길을 선택하면서 발현된다. 아이는 자신을 학대하는 친모를 버리고 새로운 엄마를 선택한다. 드라마의 극적 효과를 노린 에피소드이겠지만 아이의 친모와 내연남이 합심하여 자신의 아이를 유괴한 선생님에게서 다시 아이를 빼돌리고 그 선생에게 아이의 안전을 담보로 돈을 요구하는 장면은 모성애가 본능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지금도 수많은 아이들이 엄마 아빠에게 학대받고 있고, 수많은 양부모들이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인간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될 일, 인간이 할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개인적으로, 입양하여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을 정말 존경한다. 한 아이의 부모가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기에. 아이를 낳고 키운다는 것은 한 우주를 탄생시키는 일에 견줄만 하다. 이런 일을, 한둘이 아닌 다섯 여섯씩, 우주를 탄생시키고 키운 우리 앞세대 어르신들에게 깊은 존경을 표한다. 내 부모님을 포함하여.

이보영이란 배우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아이를 처음 대면했을때 그리 예쁘지 않았다고 한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공감하는 사람들도 많다. 처음 보았을때 울컥하고 눈물이 난다는 등의 감동은 개인에 따라 많이 다른듯 하다. 전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말이다. 아이를 키우는 것이 내 몸속의 에너지를 온전히 빼았아간다고 한 표현도 공감을 많이 받았다. 스스로 겪고 느낀 솔직한 경험이 극중에서 절제되어 잘 표현된듯 하다.

모성애, 부모의 역할이 무엇인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든 이 드라마는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 부부, 그리고 부모가 되고자 하는 예비 부모들이 미리 보면 좋을듯 하다. 어쩌면 결혼도 아이도 관심없는 청춘들의 생각을 바꾸게 할 것도 같다. 아니면 고단한 현실에 생각을 더더욱 멀어지게 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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