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론자가 이긴다.

장면 하나. 2015년 여름, 북한의 황당한 무력 공세에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고, 상응하는 강경조치들을 몰아붙이며 결국 북한을 굴복시키고 말았다. 전쟁불사 엄포를 연일 내뱉던 북한을 굴복시켜 회담장으로 이끈 신의 한수였다. 급락했던 주가도 싸게 살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이후 반등하여 지난 5년간의 박스권 상단을 뚫고 역사적 신고점을 기록하였다. 당시 북한의 주장이 황당하였기에 박근혜 대통령의 강단있는 대응은 박수받을만했다. 전쟁 위협에 굴복하지 않고 맞대응할수 있었던 것은 진실과 용기의 힘을 믿는 낙관론 때문이었으리라.

장면 둘. 1998년 아이엠프, 2003년 카드사태, 2008년 금융위기, 2013년 극심한 부동산 침체. 이때마다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집값도 하락했었다. 그러나 어김없이 주가도 집값도 반등하며 지금에 이르고 있다. 연일 들썩이는 서울 아파트 값도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 경제가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고 있다는 징표의 하나이다. 다만 이에 편승한 악의적인 투기 세력을 가려내어 막지 못한 정부의 정책 실패로 선의의 피해자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며 정부의 책임이 막중하다.

우리나라의 발전을 믿으며 우량한 회사에 투자하고 발전하는 지역에 주택 여러채를 능력에 맞게 사서 보유하여 자산가 반열에 오른 사람들은 전형적인 낙관론자들이다. 반면 2000년대 초반부터 계속 집값 폭락론을 주장한 비관론자와 이를 신봉한 사람들의 처지는 지금 녹록하지 않다. 처지는 다 다르겠으나 큰 요인은 선택과 용기의 문제였다. 그렇다고 현재 자신의 우월한 처지를 무기삼아 상대를 깔보고 능멸하고 갑질하는 자들은 논외로 한다. 그들은 낙관론자도 아니고 졸부일 뿐이다. 수천년 이래로 이런 자들은 같이 살아갈수 있는 부류가 아니다. 

장면 셋.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미국의 인덱스 펀드와 액티브 펀드의 수익률 격차가 어마어마하게 벌어졌다. 지수 상승에만 투자하는 인덱스 펀드가 수백프로의 수익률을 거두는 동안 주가 하락과 상승을 모두 예측하여 투자하는 펀드는 10년 동안 마이너스 수익률로 곤두박질쳤다. 미국 정부의 어마어마한 돈 풀기가 있었지만 이는 모두에게 공개된 정보로 결국 이 역시 낙관론자의 일방적인 승리이다. 미국 지수가 지금의 절반일 때부터 폭락론을 주장했던 마크 파버라는 헤지펀드 매니저는 아직도 그 주장을 애처롭게 주기적으로 펼치고 있다. 

금융 시장에서 비관론은 빠지기 쉬운 유혹이다. 만약 맞추기만 하면 남들이 다 고초를 겪을때 큰 수익을 낼수 있으니 참으로 대단한 유혹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결과는 낙관론자들의 일방적인 승리이다.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의 섬뜩한 10년 후 예언 혹은 걱정이 아직도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지금 정부의 정책대로라면 10년 후 우리가 지금의 베네수엘라처럼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플레가 몇만 프로에 생필품 부족으로 슈퍼가 텅텅 비고 난민이 속출하는 베네수엘라. 그 근심하는 진심은 알겠으나 이도 지나친 비관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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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이 천지에 올라 세계를 향해 무거운 메시지를 던진 오늘, 조선일보의 헤드라인은 역시 남북 협상에 대한 우려와 근심이었다. 그 진심은 이해가 가나 매사에 비관론으로 접근하면 결코 발전이 없다. 과거로의 회기 그리고 달콤한 열매. 한번 그 열매를 맛본 사람은 그 맛을 잊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한번 비관론자는 영원히 비관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최후를 맞는 경우가 많다. 

못 미덥고, 두렵고, 가소로워 보이지만 그래도 그 진심을 믿고 그 편에서 역사의 발전을 낙관하는 사람이 이기는 세상. 금융 시장과 현실은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지만 큰 맥락은 같다고 믿는다. 나도 이제 그 지긋지긋한 비관론에서 벗어나 낙관론자가 되려 한다. 그리고 이것이 그 첫 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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