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그림 한 장 …

조병덕-저녁준비(1942)고대박물관소장

오늘은나자신보다는나를있게까지한사람들을그리는현충일이자

절기로는망종-씨를부리는날이기도하다는아침방송오프닝멘트가끝나고

첫음악으로

Ten.니콜라이게다(NicolaiGedda)와레닌그라드방송합창단이부르는러시아민요

"TheMonotonousSoundofBell"(단조로운종소리는울려퍼지고)을들려줍디다

배경음악으로적당할것같아찾아보지만허탕칩니다

볼쇼이합창단목소리로꽤익숙한곡이지만

차선으로커넷연주가차분해서찾아보지만또허탕…

그다음으로들려주는Chopin빗방울전주곡이야있겠지요(나중에깔기로하고)

그림은쉽게고릅니다

요즘읽고있는책속에도소개된저그림이있어서…

얼마전에자료찾아올리려다홀라당글이사라져그냥포기한적이있었거든요…

(실컷홈질한조각매듭안지어서헛탕질한것처럼아이고힘빠져라아~~~)

다행히그림은저장한후라이칸에다지금콕콕거리니쉬울밖에요

아…사연이참많기도한저그림은호원숙씨부엌에도

지란지교를나누는이웃집‘혼자사는여자’의싱크대바로아래에도

신문쪼가리를잘라붙혀둔아주작은그림이어서…

어느날…

말차향좋은거구했다고차한잔하자해서스맆퍼질질끌고갔더니

‘여사님이읽으며좋겠더라’며책한권을건내주데요

맘속으로’아유~~책읽을시간없는데…’했지만

쉬는시간에살짝열어봤더니

아…책내용이…

저에게왜권했는지금방알겠어서….불구하고…추억속으로또…

………..

이그림’저녁준비’를그린조병덕이란화가는저에게익숙한화가인이유가있답니다.

매해마다11월1일詩의날을기념으로인사동서림화랑에서는시화전이열렸지요

시가주인공이아니고그림이주인공인

아주오래전어느해인가…

월파선생의’남으로窓을내겠소’란제목으로고향색갈같은황색톤의조병덕화백작품이걸렸더랬습니다

역시이웃여자였던월파선생의며느님(저보다10년위연배…)이랑인사동나들이를했습니다

‘왜사냐건웃지요’

그한귀절이더유명해진시부의시‘南으로窓을내겠소’

그림아래조그마하게타이핑되어있는곳에에서발을떼지못하데요

오…이이웃집여자는작년에다른세상에가버렸습니다

빙판에미끌어져뇌수술을받고정신이오락가락하는상태로만나고온날

메킨토시사과같은머리모양이란글을제포스트에올린적이있습니다

……………………..폐일언하고…

서림화랑은그후청담동으로이전하고도화랑여주인김성옥여사가

국문학전공이어선지’시의날’만되면기획전시를하더라구요

또어느해인가(미안해라아…;;)청담미술제할때는시낭송도직접하고…

그때청담동주민자격으로조영남씨가축사도했습니다.

무세중씨의퍼포먼스도감동적으로보던기억이있네요

이런것등은참잘생각나는데숫자나년도는왜그리캄캄인지…

#다시책이야기…

가족이란부담감때문에어머니박완서선생의강연장소같은데는잘안가는데

어느날장거리인데다컨디션도안좋으신것같아할수없이운전자자격으로따라간

원주토지문화관에서강연하시는어머님의모습을그리는장에서는참많이공감이가더군요

같은장소에저도있어서더그랬는지도…

장욱진생가에서보존의어려움을얘기하는따님장경수씨의애환은

‘당장은아니라도어떤형태로든지..’그녀에게도닥칠일이라는소감을피력한부분도있습니다

어느해그달의문화인물로장욱진화백이선정되어

저도갤러리현대에서마련한차로다녀온기억이있어더실감났지요

그외에초정김상옥선생의부음을받고달려간일화라든지

그녀의’오랜친구한애규’에관한이야기도상세히소개했더군요

인사아트갤러리에서뚱뚱한이웃집여자같은화백의모습과닮은

테라코타작품을본적이있으니더절실하게와닿더라구요…

아참…지인이오래전부터호림박물관에저를못데려가서애닯아하던데

이책에상세히소개되어있네요연락오면이번엔꼭가봐야겠습니다…;;

박물관미술관다니며솔솔하게풀어놓는일화들도재밌지만어린시절의소소한가정사를회상하며

큰나무이신어머니이자한국을대표하는선배작가인박완서선생의철학과소신을

어렵지않고담담하게풀어놓아박완서선생의독자라면더한층흥미로우리라믿습니다.

특히약이귀하던시절화농이라도하는피부엔고약을붙치는데

고름이완전히익은후(?)에고름의뿌리까지짜내어동그란구멍이보일때까지힘껏짜야

다시화농을않는다시며…그장면을회상하는데

당사자는괴롭지만구경꾼들에게흥미로운의식같은일이었다고…

우리연배의사람들이라면다공감을하도록어찌나자세히묘사했는지웃으면서읽었다니까요

그럼에도불구하고아직다못읽고띄엄띄엄읽고있는중입니다

일일이다소개못하겠네요

그냥책사서읽어보시면됩니다.음악심고줄일랍니다

그대신…아래자료가붙어있어서…

오늘…생각나시는분계신지요…

무심히지나칠수있는사소한것들까지도사색의깊은우물에넣어감칠맛나는언어로건져올리는호원숙의인생관은아름답고긍정적이며,수수하고지혜롭다.아침산책길에서그가들려주는솔직한이야기들은우리의일상을평범함속의비범한축제로만들고,나직이속삭이는그림이야기들은우리를생활속의예술로초대한다.작가가산에서즐겨마신다는한잔의홍차처럼따뜻한여운을주는이책을끝까지다읽고나면하루한순간을더욱소중히여기며살고싶은열망이싹터올라새삼행복해진다.

이해인수녀의추천사

…쓰지않으면사라져버릴생각들,베껴놓지않으면잊어버릴시구와마음을일깨워주는성서의구절들,

조간신문에서본신선한낱말들,매일아침만나는식물들의표정,전람회에서본그림들의잔상,간직하고

싶은사랑하는가족들의모습,작가로서그리고자연인으로늙어가는어머니의모습.누구의눈치도구애도

받지않고자유롭게표현할수있다는것만으로기쁨이왔습니다.남의글을읽으면서느낀즐거움과는다른

기쁨이왔습니다.그리고말로표현할수없는마음의평화와조용함이왔습니다.드디어나만의작은방을

가진것같은오롯함이왔습니다.그방이아주작더라도좋다고생각했습니다.

-책뒷표지작가의말중에서

▲첫산문집을발표한호원숙씨(왼쪽)를어머니인소설가

박완서씨가미소로응원했다./이명원기자mwlee@chosun.com

P.S:건내준책앞장에는조선일보에서스크랲한저도안면있는이기사가접혀서붙어있네요

ChopinPreludesop.28(쇼팽전주곡15번Db장조Sostenu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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