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늦게 불어라

*

겨우소세만하고변장용모자뒤집어쓰고

내딴엔대단하다싶게새벽예배나가는데

화장품냄새풍기며거의행진수준내걸음을

따라잡는사람들에게인생살이까지졌다는기분이든다

벌써한가득찬

‘박스사업’할머니들의리어카를보면성호를긋고싶어진다.

*

사위온다고재래시장가서어기야버기야매고들고

집근처까지왔을땐어깨가내려앉을것같다.

S코스접어들자유모차에박스를잔뜩실은할머니랑

낯익은울동네할머니랑딱만난다.

‘옴마~~구역싸움벌어지것네…’

제일재밌다는불구경과쌈구경-말이돼?

하면서도

무슨일이일어날까

난누구편을들지…

그냥지나쳐버릴까-미리생걱정부터하고난리람

2%모자라신듯혼잣말을늘구시렁거리는

-울동네할머니:끈으로묶고다녀야지~~~(혀를끌끌차시며)

-남의동네할머니:개~안~혀~요~~~(좀칠칠치못하신듯)쌓은박스나부랭이가간조롬하지못하다

*울동네할머니:자가만있어봐유~~(박스사업단연선배라는듯끈을들고와서느린동작으로묶어주신다)

졌다…난역시속물

뻔드르르한예화가뭐필요있담

무겁게느껴지던장꺼리가

순간가벼워지고발걸음도가비얍게

"친구여여기와서안식을찾아라~~~~~

안시~~이글차아자아라아~~~"

집앞늙은삼각형목련나무로봄바람속도를가늠한다.

언제모두활짝만개해서사람불안하게할까

제발늦게불어라~~~봄바람

떨어져누웠을때목련차를누구랑마실까올개는

‘맛도없네뭐…’

하는남편관안마실꺼거든…


DerLindenbaum-NanaMouskouri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