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겨울해 덧없이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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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끼 짬뽕 맛나더라~ 소문 낼 때

이웃분이 숙주를 넣어도 좋다해서

음. . .월남국수처럼?

이러며 숙주를 사 놓긴 했는데

기회가 되질않아 실천을 못하다가

오늘 아침 다른 멀리 있는 이웃분이

‘라면에 고수를 넣고 끓이면 중독이 된’다 는 답글을 읽었다

아 참 좋아하는 고수

월남국수 전문점, 일부러 시키지 않으면 나오지 않는 고수,

–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렇다고 변명같은 설명을 하더라만

언제나 감질났는데

왜 집에서 끓일 생각을 못했을까,

이유를 곰곰 생각하니

고수를 먹는 사람이 나 혼자이고

제법 복잡한 과정이 귀찮아서였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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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분의 ‘고수’에 관한 답글을읽자 당장 맛보고싶어

오늘은 운동하러 갈 때 아예 외출 준비를 하고 날라갔다

동대문 종합시장,다른 볼 일도 있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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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착 퀼트 솜도 떨어저서. . .예정에 없던 천도 또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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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받은 굵은 바늘로 장난질 하던 색실도 모자라서

고수사러 간 김에 재래시장파가 그냥 올 순 없지

두 팔이 묵직하도록 이것저것 사들고 와서

반나절을 손에 물 마를 시간이 없었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가 아니라

고수넣은 라면 한 그릇 먹기 위해

하루종일 바빴다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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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는 가닥가닥 뜯어

나박김치와 쌈, 샐러드용으로 따로 담아두고

미나리 뿌리 잘라 꽂아두고

고수 뿌리도 처음으로 해뒀는데. .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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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다녀오면 유난히 검정 비닐이 많이 생긴다

따로 모아둔 거 합하여가운데 철사 끼워

올동네 생선가게에 건내준다 – 바쁜시간 곧바로 꺼내쓰기 좋도록

처음으로 돗나물을 넣어봤는데 약간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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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물김치 담글 때 미나리는 익은 다음 넣어야

초록이 변치않는다 – 유념하시길, 초보주부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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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초 데쳐 나물도 했고 나나스께도 잘게 쓸고

냉동아닌 생선들은 어찌나 싱싱한지

프리즘 처럼 빛나는 고등어하며. . .

병어랑 고등어 몇마리는 소금간해두고

또몇마리는묵은지 넣고 졸이려고 준비하며

오늘 저녁 풍성하겠네~~하는데

"띠리링~" 전화온다,

이런 밉상. 밥 먹고 온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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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 월남국수는 오늘 저녁에 당장 실습했다

겉포장 요리법 그대로. . .

해물도 넣으면 좋다 해서

마침 냉동 새우도 있길래 몇 마리넣고

야채가 아무래도 많을 것 같아 물을 조금 더 부었다.

다 익어갈 때 숙주1/2 만 미리, 식탁에서 남은 1/2 숙주,

청,홍 고추랑 고수 넣고 끓여본 결과

아! 괜찮았다.

노력 대비 효과 만점!

느낌표 찍어도 좋을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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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으로 끓인 월남국수 – 나 혼자 별 다섯개

Tip. 그릇은 렌지에 5분간 돌려둔다

( 다 먹을 때까지 국물이 식지않던 울 동네 포메인 서울숲 지점처럼)

힌트 주신 분들께 많이 고맙다

어쩌면 멀리 계신 이웃분처럼

나도 중독되진않을까 싶다

아침에 급히 읽은 시 구절이 종일 맴돈 하루.

짧은 겨울해 덧없이 지고
너무 오래된 이 세상 다시 저문다.

– 장석주 ‘날아라 시간의 포충망에 붙잡힌 우울한 몽상이여’ 부분

10 Comments

  1. 푸른

    27/02/2012 at 16:27

    참나무님 옆집에 살면 제가 좋아하는것을 많이 배울것같아요.
    싱가폴에가면 같은 국물의 면에 야채만 자기가 원하는데로 넣어주는곳이 많더군요.
    아무리 먹어봐도 한국사람에겐 한국라면이 제일맛있지요.
    고수랑 숙주는그냥, 그리고배추잎도 채치듯해서면을 다끓인후 바로 넣어먹습니다.
    이방법은 더운나라,동남아식이지요. 참,한국라면은 다른나라보다 20그람정도 많습니다.
    한국사람들이 좀 많이 먹는가봐요.ㅋ~

    장석주시인의 얼굴에도 세월이보이네요…
    오늘도 많이배우고…미나리뿌리…참나무님의 자연주의에 한표`꾹~!!!^^-   

  2. 산성

    27/02/2012 at 23:12

    그 독특한 향내의 고수를 좋아하신다니 참 특별하십니다.
    싱가폴에서는 참 좋아라 하더군요.
    대부분의 면류에 저 풀(?)을 얹어 주는데 깜박했다간 여지없이…
    전 그 향을 못견뎌 하는 쪽^^
    푸른 님께서도 싱가폴을 잘 아시나 봅니다.

    장 석주씨 책 몇 권 펴두고 읽고 있습니다만
    언급하시는 분야가 하도 넓어 읽고나면 잊어 버린다는…

       

  3. 참나무.

    28/02/2012 at 00:17

    어린 시절부터 먹기 시작했답니다.
    할머니따라 절데다닐 때 공양간 보살님이 저를 보면 과자, 과일들도 자주 챙겨주시던
    유년시잘의 기억이 묻어있는 풀이어서

    스님들은 일부러 먹는 풀이지요
    의미를 아시려나 -또 질문하실까봐 정력감퇴용으로…;;
    산성님께.

       

  4. 참나무.

    28/02/2012 at 00:22

    야채까지 같이 먹으니 혼자 먹기는 좀 무리였어요 사실은…
    어제는 오스카 소식들 찾아 읽느라 괜히 바빴네요

    아니나 다를까 아침신문도 같은 기사들로 도배를…ㅎㅎ
    세상이 복고조를 그리워하는게 아닌가 했지요

    개인적인 소망- 고수도 미나리처럼 잘 자라줬으면 좋겠어요
    힌트를 주셔서 무순도 잘라 비빔밥할 때 섞었답니다…
    이렇게 서로 힌트받아가며 사는게지요
    푸른님 께    

  5. 푸른

    28/02/2012 at 02:16

    흐흐~제가 알려드린건 무싹인데요..ㅋ~씨앗에서 바로 2센티정도싹티운…
    잔잔한 실같은 새싹 인데 보라색 초록색 연두색등 그거요…그거 무싹맞죠???…^^

    고수가 그리 예전부터 있었다는거 또 배웁니다.저는 우리나라풀이 아닌줄았어요.

    유투브에서 1800년대 재즈를 들었는데요 참 기분이 묘하더군요.
    거슬러 올라갈수록 낭만은 더한것같아요.
    복고엔 복고만이 가질수 있는 모노톤의 낭만이우리를 매료시키는것 아닌지요…
    이렇게 여러가지를 다루시는 참나무님에게도 그런 낭만과 열정이 늘 스며있어서
    제가 참나무님을 졸졸따라다니지요.ㅋㅋ~

    메릴스트립, 동양인이 바라보기엔 크고 이쁜얼굴은 아닌데…연기는 늘 섬세해요.
    그런 배우들의 감성은 평범한 관객들의 잠자는 감성을 크게 대변해주니…오래도록 은막에서 만날수 있기를 소망하는거겠지요… 조용한 오전을즐기고있습니다……………../

       

  6. 무무

    28/02/2012 at 03:44

    그 어떤 월남국수보다 근사해보입니다.
    침이 꼬~올깍~!!! 넘어가네요.ㅎㅎ

    돗나물 물김치는 건강에도 좋다네요.
    먹고파라~~~ㅎㅎㅎ

       

  7. 술래

    28/02/2012 at 07:14

    고수와 실란트로가 같은가요?
    언젠가 참나무님이 고수로 겉절이 하면 맛있다해서
    저도 실란트로로 겉절이 해봤는데 전 아직
    그 정도로 실란트로를 좋아하진 못하더군요.
    월남국수에 넣거나 멕시칸 음식에 넣는거 말고는…

    나가사끼 짬뽕으로 끓이신 월남국수예요?
    별 다섯개 저도 드립니다^^*

       

  8. 참나무.

    28/02/2012 at 10:00

    …전 또 제가 키우는 무뿌리에서 키운 싹인 줄 알고…
    평소엔 그냥 시들키어 버리는데 것보다 괜찮다 싶어서 앞으로도 계속~~했답니다

    오스카 소식은 지웠지만 사운드 오브 뮤직, 에델바이스 멋들어지게 부르던 분이
    조연상을 받아 무엇보다 흐믓했답니다.물론 메릴 스트림도 좋아하지만
    아티스트는 꼭 보셔요…가급적이면?
       

  9. 참나무.

    28/02/2012 at 10:06

    넵 같은겁니다.
    호불호가 극단적인 풀 같지요…
    저는 굉장히 좋아해서 …그런데도 자주 사진 않은 것 같네요

    권장하고싶어요 정식으로 끓이는 것보다야 하겠습니까만
    한 번 연구해보셔요 술래님도 관심많으시잖아요…^^
       

  10. 참나무.

    28/02/2012 at 10:12

    차가운 야채를 많이 넣어도 식지않도록
    도자기 데운 방법이 캡인 것 같았어요 흠흠…잘난척…ㅎㅎ
    돗나물 김치는 맛나게 잘 익었네요
    미나리 향이 강해서 돗나물 향이 죽지않나 걱정 좀 했거든요
    그래서 미나리 양을 좀 줄였답니다.

    음식 잘하시는 무무님 고맙습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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