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트라비아타 오페라 공연 끝난 후 물품 보관소 앞에서서 번호표를 찾는데 안나옵니다 가방 바닥, 호주머니 입고있는 옷 아래 위 양쪽 호주머니 홀랑 뒤집어도 보이지 않습니다 환장할 지경입니다
내 물건은 바로 앞에 놓여있는데 담당 직원은 번호표 없으면
내 물건을 내줄 수 없다고 미소 띤 얼굴로
아주 친절하지만 단호하게 말합니다
다시 한 번 더 같은 짓을 반복해도
도대체 동글납짝한 번호표는 보이지않습니다
한 세 번 그 짓을 하고 기운빠져서
– 아가씨 아까 카메라 다시 찾을 때…제 얼굴 아시잖아요
" …그래도 번호표 없이는…다시 한 번 더 찾아보세요"
계속 인형 미소로 답합디다…
궁리 끝에
– 가방안의 물건 뭐 있는지 알아맞춰도 안될까요
– 저기 길다란 포스터 꽂혀있는 가방인데 …
그 안에 다시마, 무말랑이 무침…등 도드리에서 산 먹거리들과
충무아트홀 미소 2인전 리플렛, 전시가이드 10월호,
영인문학관 초댓장 …머릿속으로 가방 안 물건 그려보며
간절한 부탁에도 곤란한 표정으로
‘다시 한 번 더…’
찾아보라는 말만 계속 합니다
얼른 집에 가야하는데
요 며칠 계속 싸돌아 다녔으니
‘이노무 여편네…오늘도? ‘
속으로 욕할 거같아 맘은 급해 딱 죽겠는데
– 그냥 갈 수밖에 없네요 아무리 찾아도 없으니…
‘내일 번호판 하나 만들어 오든지…’
쓴 웃음 지으며 오른쪽 호주머니에서
천으로 만든 교통카드 케이스꺼집어 내니
세상에나 만상에나~ 번호표가 왜 카드랑 같이 꽂혀있는건지
머리가 어지럽더랍니다
맞습니다
지지난 14일 일요일 할 일이 4건
다 소화해 낼지 의문이었어요 사실은
1. 교회:
2. 길상사 지대방 도드리 :초댓장 받았으니 당연히
3. 씨네 큐브: 미드나잇 인 파리, 포스터 수령하는 날
( 신청했는데 도대체 연락안와 포기한 지 오랜데 하필 14일이라니 )
4.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9시 반 예배 후 2, 3 미션완수.
4번은 시간이 아~주 넉넉했습니다
다른 3 건은 정말이지 운동화 바퀴에 불이 날 정도였는데
5시 시작 시간이 좋아 예약했거든요 사실은
그러나 한 가지 걱정이 있었어요
알프레도역 테너가 더블 캐스팅이어서
만약에 박세원씨 아니면 어쩌나
계속 맘이 조마조마 했지만
처음 가 보는 공연장 주변 익히려 이리 저리 다녔지요
힐링 음악극 빵
-여튼 요즘은 힐링이 유행병처럼 번집니다
우리나라 큰 병폐아닌지요?
한 곳에 우루루 쏠리는 희안한…
충무아트홀내의 전시회는 오가다 자주 다니면서
– 어느 해는 김영갑전도 있었지요
어쩌다 공연은 한 번도 보지 못했는지
뮤지컬 공연 포스터는 보고 다녔지만 썩 내키질 않았는지. . .
그러다 김성현 기자의 기사로 오페라 공연 소식 읽고
옳다구나~ 이번이 기회구나,
테너 박성원 저혼자 팬이거든요
소시적 그의 ‘무정한 마음’ 에마음을 홀랑 뺏겼던 적도 있고
김필연 작시 ‘솟대’ 하며
지금의 그가 있기까지 반주자 부인(권경순) 역활도 한 몫했지요
피아니스트로도 성공할 수 있었을텐데. . .
남편 위하여 꿈을 포기했다 해도 과언 아니지요
전시장도 천천히 둘러보고
차 마실 시간도 충분해서
공연가이드 책자도뒤적뒤적…
지나다니시다 머그잔 앞에 두고
뽀시락 거리는 할머니 있으면 전 줄 아세요
그 날 저녁…커피+블루베리 베이글 셋트 5,000원
시간이 그래도 남아 돌아아이스 크림까지
그러고 보니 점심도 길상사 지대방 도드리에서
부침개랑 오뎅( 2,000 + 1000 ) 으로떼웠는데
드디어 시작 시간 다가와서 2층 대 공연장
물품보관소에 큰 쇼핑백 맡겨둔겁니다
앗 그런데 낯익은박세원씨 모습이 제 시야에…
그래서얼른물품보관소에 맡겨둔디카 꺼낸겁니다
대 실망…
이 시간에 저런 일상복 차림이라니
알프레도, 박세원씨 아닌 게 확실합니다
절호의 기회를 놓치다니. . .
나중에 알아봤더니 선택할 권한도 있었는데
더블 캐스팅은 한 사람에게 몰릴까봐
비공개일거야, 지레짐작 한 게 탈이었지뭡니까
지킬과 하이드 조승우처럼
( 또 뭐더라트렌스젠더 뮤지컬. . . 아 ‘헤드 웍’ )
그래서 별 기대를 않았습니다
그간 아주 세련, 모던한 버젼의 메트 영상으로
또 Y-tube로 수도 없이 봐 와서
아무리 라이브 공연이지만 쉽게 감흥이 올까…
뻔히 아는 내용이라
염려아닌 염려도 없잖아 있었지만
공연장도 그만하면 훌륭했고
연기, 연주 출중해서 몰입할 수 있었지요
시작하기 전 대형 막
김병종화백 작품 같지않나요
아직 확인하지않아 약간 불안하지만?
마지막 장면 비오레타 죽을때 였어요
아…바로 제 곁의 고1 여학생 ( 짐작이지만 아마도…)
글쎄 감동받아 울고있는겁니다
얼마나 순수한 여학생일까
난 너무 떼가 많이 묻었구나…이랬지요
그 어려운 외국어로 노래에다 춤에다 연기에다
우리가 감사의 인사하고 싶은데
이런 인사를 받다니. . .
박수나 원없이 쳤습니다
솔직히 이번 공연 박세원씨도 못만나고
-더블 캐스팅 테너에겐 정말 미안하지만
오페라 총 감독 이름으로 마지막 무대에서나 만납니다
하여… 약간 섭섭하던 차
그 여학생에게 더 감동받았다 하면 흉보시겠는지요
덜렁댄 얘기 하느라 정작 쓸 이야긴 하지도 못하고
잠이 와서 이만 줄여야겠습니다
푸나무
24/10/2012 at 00:56
도무지 따라갈수 없이 부지런하신 참나무님……
그 부지런하심 때문에 저두 풍성해집니다.
士雄
24/10/2012 at 00:57
냉장고안의 리모콘이라는 소리는 종종 듣습니다.
덕분에 이런 저런 문화계 소식 듣고 갑니다.
지해범
24/10/2012 at 02:14
저도 어제 하루종일 자료 하나를 찾다가 못찾아서 제 건망증을 탓했지요.
참나무님 참으로 참하게 사시네요~ㅎㅎ
레오
24/10/2012 at 03:01
저두 맨날 가방 뒤집느라ㅋㅋ
자동차 키, 핸펀…지하철나갈때 카드.. 에효~
바로 저 포스터도 끼어잇었네요^___^
도토리
24/10/2012 at 03:03
주루룩 끝까지 읽고나니
아직 라 트라비아타는 계속 아름답게 노래 중이고
떠오르는 건 우선
베이글 빵.ㅋㅋ
이목을 화백의 미소..
빨간 벽돌 담 앞의 조각조끼.
…….^^*
김진아
24/10/2012 at 03:40
이마트 보관함에서 진땀 뺐던 기억이 떠올라서 ..ㅎㅎㅎ
참나무님..오늘도 유쾌한 하루를 시작합니다.
*^^*
참나무.
24/10/2012 at 08:34
모자란 사람이 부지런한 것도 꼴불견아닌가요…;;
씨네큡에서 광화문 네거리 신호등 근처에서
일민 미술관 전시회 포스터 보고 저것까지 보면 시간이 딱 맞을 것같아
옳타구나 들어갔지만 준비중이더군요 덕분에 널럴한 시간 보내긴 했습니다만…^^
저는 부카니스트가 부러운데요..^^
참나무.
24/10/2012 at 08:40
괴발개발 잡글 읽어주셔서 고맙고 부끄럽습니다.
저 오늘 모과사왔어요- 샘이나서…^^
참나무.
24/10/2012 at 08:42
지기자님께서도?
저 닮은 분들 보면 괜히 반갑더군요
대만 여행기 잘 읽고있어요 특별한 경험하셨더군요
참나무.
24/10/2012 at 08:42
오늘은 에스프레소 기구에 물도 안붓고 올려서 연결부분 고무파킹도 약간 녹고
손잡이 프라스틱까지 노골노골… 비뚤어져버렸네요
다행히 아직 쓸만합니다만 매일 한건 이상 사고를 친답니다…^^
참나무.
24/10/2012 at 08:47
언니 코엑스에서 전시회 하실 때 우리 같이 봤지요
이목을 화백- 예전엔 극사실화만 그렸는데 시력이 망가져서
화풍도 바꾸게된 사연…저 많은 스마일 모습 똑 같은 모습은 하낫도 없다지요
권오중작가도 비슷한 미소지만 돌과 스틸 나무에 조각으로…
좀 야한 동영상 하나 더 추가했답니다
저런 작품 보다 고전방식은 좀 싱겁겠다 했지만
스토리를 잘 익힐 수 있어서 좋았어요
베이글 셋트 정말 싸지요- 지나다니다 종종 애용해야겠습디다…^^
참나무.
24/10/2012 at 08:48
진아씨도 하는 일이 많아…
요즘은 젊은이들도 건망증 심한 분 많데요
좀 쌀쌀한 날씨 감기조심하셔요오…^^*
summer moon
24/10/2012 at 20:19
오페라 보면서 감동 받아 우는 여학생-
옆에 있다면 안아주고 싶네요, 정말 이쁜….^^
김병종 교수님 작품이네요, 분명히…
(어쩜 이리도 늘 챙기고 생각해주시는지…감동 !!!)
뭘 잊어버리거나 곧 찾지 못하시는 일이 잦아도
늘 모든걸 오케이하게 만드시는 거-
그러면서도 많은 이들을 챙겨주시는 거….
참나무님이시니까 가능한 거 같아요.^^
도토리
26/10/2012 at 09:20
레알 야한 동영상…ㅋㅋ..
재미있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