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숙제는 아가 돌반지 두 개 사기. 정확하게는 백일 반지지만 백일 반지는 반 돈, 돌반지는 한 돈 이라는 통례(?)도 몰랐고 금값이 그렇게 비싼 줄은 더몰랐다. 남편이 금값이 자꾸 오름세라며 미리 사두라는 엄명을 내린거다 까짓 오르면얼마 오를꺼라고… 커피 한 잔, 외식 한 끼 줄이면 될텐데…가저의 평소 생각이지만 남편의 曺고집을 姜고집이 이기지 못하야…^^ 어제 운동 끝나고비트프랙스 제법번화한 3층 금은방에서 금 한 돈 값을 물으니 22만 8천원… 어? 집 근처에서2일 전인가? 알아본 값은 22만 3천원이었는데? 하루만에? (그 때 카드 결제 안된다 그래서 못샀는데) 말 그대로 하루가 다르게 금값이 오른단 말인가 가만~~산호맘 몫까지 두 개를 사야하면 꽤 차이가 나겠네? 몇 정거장만 가면 되는데 나온 김에 종로까지 진출하기로 했다 혹시 몰라(또 카드 결제 거부할까봐 현금 50만원을 일단 뽑은 후) … 도매집이라 세공비는 받지않는다해서현찰 50만원 주니 만원짜리 4장 내어주며백화점에선 세공비까지 30만원정도 한다네? -그럼오늘 돈 제법 번거네요…조~~은 하루 축원하며 종삼거리(어감이 이상타)로 나왔다 어렴풋~ 금 한 돈 십만 원 정도?했는데 내가 얼마나 경제관념없는 비현실판지 다시 실감하며… 날씨도 별로 춥지않아 근처 인사동에나? 생각은 그랬지만 내 발길은 나도 모르게 명동으로 향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발길 닿은 곳은 롯데 1층 안내 데스크에 금은방 위치를 묻고 있었다니? 지하라네… 점심시간 즈음이라 와아~인파는 말도 못할 정도였다 어지러워라…얼른 피하고 싶어 다시 위치 물어물어 가는 중에 그래도 커피 머쉰 파는데서 잠깐 머뭇거리기는 했다. 15만원 정도면 바코드를읽어내는 똑똑한 캡슐 커피 기계는 라떼,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심지어 세척까지척척 해 준다니 괜히시식용 커피 반 잔 하며 약간 끌리긴 해서 블로슈 두어 개 달라 그래보고 도매상가 주인 말은 맞았다. 롯데 금은방에선 28만원. 우와~ 진짜 돈 벌었네 반지 두 개, 근 십만 원 가량 차이가 난다니 천하의 백수가, 보리숭년에..ㅎㅎ 보석상 주인 말을 확인도 하고 싶었지만 사실은 나온 김에 그냥 집으로는 싱거워서 화랑 좀어슬렁거리고 싶어서였다 많이 변하여 정떨어지지만 추억의 반도 화랑, 그 자리 가보고 싶은 맘이 더 강했을 것이다 사전 지식없었는데 이게 무슨 복인지 사석원 서울 연가 전 첫 날이라니… 더 반가운 건 엘리베이터 안 그림이 뚝섬 유원지, 그리고 인사동 이야기 아항~~ 이유없는 무덤 없다니까 지나쳐 오기만 해도 정신없던 다른 층에 비하면 적막하다 혼자 심심하게 자릴 지키고 있던 직원은 깜짝 놀래며 반가운 지 " 화랑 분위기 사진만 좀…" 했지만 다 찍어도 된다는 표정을 지어준다. 딱 내 스타일 전시회 사석원씨는 김병종 화백과는 좀 다른 분위기지만 글도 재밌게 잘 써서 책도 여러 권출판한 화가다 노화랑, 노승진 대표는 그림 보는 안목이 대단하였다 ( 화랑 협회장을 역임한 적도있었지 아마? ) 그가 풀어내는 화랑 주변이나 화가들 뒷이야기 참 많이 들었던 시절까지 줄줄이 떠올랐다. 서울 토박이 사석원 화백은 모 일간지에 ‘서울연가’시리즈를 연재한 사실은 어제 처음 알았다. 모르긴 해도 그거 다 읽으면 추억이 솔솔되살아날 것같다. 그 아니어도 백화점 다니며 지친 마음 잠시 접고 한 번 쯤은 조용히 거닐어 보셨으면 1988년 3월 어느 날, 나는 인사동 성화빌딩 1층 가나화랑 접견실에서 초조히 앉아 있었다. 1톤 용달로 방금 전 내 그림들을 싣고 와 화랑벽에 가지런히 세워 놓았다. 작업실에서 볼 때완 달리 그림들이 왠지 초라해 보였다. 전날 화랑에서 내가 자료로 보낸 사진으론 잘 모르겠다며 그림들을 직접 보고 싶다는 연락이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화실에서 화랑까지 갈 수는 있었는데 돌아올 용달비가 조금 모자랐다. 수입이 거의 없을 때였다. 작은 돈이라 친구한테 융통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만약 화랑에서 퇴짜를 놓으면 인사동 골목에 다 버리고 올 작정이었다. 다음을 기약할 여유도 없었고 그만큼 절박했다. 그런데 회의가 들었다. ‘내가 무얼 하고 있는 거지?’ 자괴감은 커져갔다. 결국 교습을 때려치웠다. 다시 화폭을 부여잡고 몸부림치듯 그림을 그렸다. ‘화가로서 먹고살 거야!’ 그것이 내 결심이었다. 그러곤 다시 급속히 궁핍한 생활로 돌아갔다. 궁리 끝에 용기를 내서 내 그림들의 자료를 갖고 유일하게 이름을 알고 있던 화랑인 인사동 가나화랑의 문을 두드렸었다. 다행히 화랑은 날 전속작가로 받아들였다. 가지고 간 내 그림 전부도 인수했다. 호당 가격이 2만 원 남짓밖에 안 되는 신인화가지만 어엿한 전업작가로서 첫발이었다. 화랑서 매달 주는 지원금은 50만 원부터 시작했다. 그날부터 지금까지 날 후원했다. 25년 가까운 세월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 .중략 . . . .)- 사석원 ‘서울연가’ 인사동 편 P.S 갤러리 롯데 호텔: 2013 Sweet Fortune
롯데 호텔 로비 유난히 중국사람들이 많던… 피아노 연주 귀 기울이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아직 성탄절 분위기가 그대로? 명성 자자하던 그옛날 반도 화랑은 화려한 가게 안 쪽이어서 요즘은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다 – 역시 아무도 없고 한산했다 전시 제목이 2013 Sweet Fortune 임에도 불구하고. . . 진짜 보자긴 줄 알고 다가갔는데 입체감 썩 잘 포현한 납짝한 그림이었다.
낭만과 예술이 흐르던 그곳… 잘가라 명동, 추억에 건배를! <– 벌써 주말…이번 주말, 사석원 화백의 그림 속으로. . .
유학 가 있던 파리에서 돌아왔을 때 상황은 안 좋았다. 경제적으로 집안 꼴이 말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선 것이 고액 과외. 친구인 영어강사 오성식이가 주선해 주었다.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보수를 받고 미술교습에 나서 1년 반 만에 집안의 모든 빚을 갚았다. 가르치는 것에 소질이 있었다.
산성
18/01/2013 at 01:30
사석원씨,글 재미나게 잘 쓰시더군요.입심(?)이 좋은 분 같기도 하던^^
김병종씨랑은 좀 분위기가 다르시지요?
서울연가,재미납디다.
젊은 분이라 그리 오래된 이야기들도 아니고요.
으막(?)이 안흐르네요?
참나무.
18/01/2013 at 04:49
으막 올릴 시간이 없었어요…
이호재씨, 젊은 화가들 마이 멕여살렸지만 노화랑 대표도 사석원 화백 전시회 참 많이 열었지요. 이전 하기 전 노화랑은 송원화랑이었고 한 집 건너 옆집이 학고재 쬐꼬만 화랑이었는데 다시 안국동 쪽 노화랑 곁에서 전문 ‘상업화랑’ 외치며 성공한 케이스였지요
동산방 화랑 대표하며…저도 인사동 이야기는 뒤지지않을 자신 있습니당…^^
어떤 으막 올릴까…연구 쫌 하구요..^^
스프링복
18/01/2013 at 11:48
참나무님/ 새해 들어 처음 인사 올립니다. 잘 지내셨는지요?
사석원 화가 전시회 열린다는 기사를 보고 아쉬움 달랬는데,
참나무님 덕분에 이곳에서 구경을 하게 되네요.
문화일보 연재<서울연가> 애독자 중 하나였거든요.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리나아
18/01/2013 at 18:46
사석원전..집으로 안내장도 받았고 신문에서도 봤는데.. 감기때문에 외출을
망설이는중..이렇게 또 보여주시는군요~
그래도 직접 보는 맛이 다른데.. 참나무님 덕분에 일단 이렇게라도…^^
참나무.
18/01/2013 at 23:39
오랜만이에요 문화일보 구독자셨군요
전 몰랐는데 오늘 아침 종이신문 books에 책도 소개됐더군요
기자들은 참 제목도 잘 뽑는다 하며 모두 읽었어요
곽아람 기자는 ‘그리고 그려도 그리운 ‘나의 서울’
연합신문엔 ‘화가 사석원이 서울에 보내는 연애편지’
올해도 생생하게 올려주시는 그곳 소식들, 많은 도움 받겠습니다
가족들께도 안부전합니다..특히 이번에 고생하신 사모님께!
참나무.
18/01/2013 at 23:48
-곽아람 기자 books 소개글
사석원의 서울연가/ 사석원 지음|샘터|272쪽|1만4000원
1979년 1월, 대학에 낙방한 아들을 위해 부모님은 명동 사보이 호텔 앞에서 전기구이 통닭을 사 줬다. 식모 누나는 휴일이면 명동을 쏘다니며 의상실 옷을 구경했다. 명동성당 앞 로얄호텔에서 ‘호화 결혼식’을 올린 둘째 고모는 한일관 갈비탕으로 하객을 대접했다. 2012년 여름, 온통 공사 중인 명동에서 쓸쓸히 막걸리를 마시던 사석원은 60~70년대 명동을 이렇게 규정했다. "명동은 서울의 서울이었다."
광장시장 좌판주막서 술 마시는 게 취미인 ‘서울 토박이’ 화가 사석원(53)이 열여섯 편의 연가(戀歌)로 서울을 추억했다. 그에게 서울은 ‘그 품에 안겨 있어도 그리운 엄마’ 같은 존재. 홍제동엔 인왕산 계곡서 나비 쫓던 유년이, 광화문엔 처음 그림과 술을 배운 미대 지망생 시절의 과거가, 아현동엔 굴레방다리 근처 ‘싸롱’ 아가씨들에게 ‘형부’로 불리며 대학 시절의 낭만과 절망을 묻었던 씁쓸함이…. 서울 곳곳에 얽힌 추억을 담은 각각의 에피소드마다 곁들인 삽화를 구경하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
저자는 말한다. "서울을 삭막한 비정의 도시라고 말하는 이도 많지만 그것은 선택하는 자의 몫이다. 내일의 서울이 어떠할지는 지금 얼마나 서울에 애정을 갖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서울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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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고객이신가봐요 감기 나으면 나들이 한 번 하셔요.작품들 가격은 판화 수준이데요
순이
19/01/2013 at 00:36
정말 부지런한 참나무님
국보로 지정해야 할 듯
이런 샘 솟는 에너지가 어디서 나올까요?
비결을 알려주세요.
참나무.
19/01/2013 at 13:45
…철없는 사람이 부지런한것도 죄라하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