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흰 봉투에 누나 가신 나라엔
이 겨울에도
눈이 가득히 왔습니다.
눈을 한 줌 옇고
글씨도 쓰지 말고
우표도 붙이지 말고
말쑥하게 그대로
편지를 부칠까요.
눈이 아니 온다기에
– 윤동주 ‘편지’
부암동 윤동주 문학관 지나쳐버린 아쉬움
검은 돌에 새긴 편지 어루만지며 눈 오실 때 한 번 더? 해봤습니다
조계사 뒤, 옛 우정국 근처, 윤동주시인 편지말고도
이중섭, 박수근 화백 편지도 있거든요
조계사 조금 올라와 길 건너 동산방 화랑을 오른쪽으로 끼고
좀 걷다보면아라 아트가보이지요
지하 4층 지상 5층 빌딩 전체가 전시장인. . .
1층에선 상명여대 졸업전이 열리고 있어서
활기가 넘치는 분위기였어요
입구의 꽃부터 눈 길을 끕니다
의욕이 넘칠 때고 또 풋풋함 때문에
기회되면 학생들 졸업전 구경하기 좋아하거든요
4,5층은 귀신체험 전시회인 줄 모르고 올라갔다가
놀래서 어두컴컴한 지하 전시장 들어가 볼 맘이 안생겨
동국대미술전 한 군데만 더 보고. . .
외환은행 회화나무 길상수라해서 자주 담지요
그리고 인사동 메인 길로 접어듭니다
낯익은 아프리카 여인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크제 작게 걸려있고
전시장 가운데는 작가와 친지들이 얘기 중이어서
왜 하필 아프리카 여인들인지. . .질문이라도 하면
흥미로운 얘기들을 들을 수 있을 듯도 하겠지만서도
갈 길이 바빠서 고마운 눈길만 드리고. . .
라 메르 홍익빌딩1층 전시장
Impressions of Africa 전 – Choon Kang PARK
12일 – 내일까지네요
밥. 술. 차. . .
또 새로운 첨보는 집입니다
한 외국인 스카프들 들었다 놨다 하더니 샀는지 모르겠네요
선 갤러리 주마간산격으로 둘러만 보고
인사동 4거리에서 수도약국을 향합니다
이 공주님들 어머님께 허락받고. . .
귀신 체험 전시회 광고하는 청년을 또 만납니다
요즘 인사동유명인(?) 거리의 악사가
개 한마리랑 나란히 서서 연주를 하고 있습니다
저도 부끄럼 무름쓰고 바이올린 케이스에 지전 몇 장 넣고
인사아트 쪽으로…
토요일도 늦게 들어가서서더리탕 맛나게 끓여
쑥갓 띄워두고 한소끔만 끓이면 되게 해뒀는데
식탁 한가운데 라면 봉다리 굴러다녔거든요…
일요일은 저녁밥시간 늦지않으려고
인사아트센타는 건듯건듯
골목길로 접어듭니다.
요즘은 서촌 바람이 불어 인사동은 뜸했는데
오랜만에 골목골목 정든 인사동 쪽으로 흘렀네요
Brandon and Rich Ridenour perform (프루겔혼과 피아노)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잠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 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편지 윤동주
편지로 시작했으니 또다른 편지로 . . .
揖按
11/11/2013 at 20:31
인사동 포스팅 해 주신걸 자꾸 보니 나도 조금씩 정이 들려고 합니다..
그리고 참나무님이 왜 자꾸 거길 가시고 또 가시고 또또 가시는지도요 …
이건 아마도 볼 수록 더 깊이 보이고 느껴지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는 언제나 겉만 보고 혼자 평을 하고 말았기 때문이고….
그럼에 불구하고… 아직도 난 ….
우리나라 사람들 모두 다 예술가인 것 같아 보여서, 그렇지 못한 나는 씁쓸하고요.
그 안의 심오하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고 고발정신이 있기도 한 작품들을 감상할
정도의 능력은 아직 안되고요..
단지 한국 사람들 돈 참 많다.. 하는 생각 뿐.
어쨋거나 잘 보고 갑니다..
사진 중에 xx표구화랑 앞에 있는 작은 소녀 두명 중
앉아 있는 소녀의 눈망울이 참 초롱 초롱합니다.
참나무.
11/11/2013 at 22:30
…지하철 스크린 도어에 시가 붙어있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라고
어느 시인(황동규?) 께서 말씀하셨는데…정확하진 않습니다.
그 자매들 일요일 엄마따라 나왔다가 좀 심심했는데 길 한가운데 꾸며 논 화단을
오르내리며 놀고있는 모습이 어찌나 구여운지…멀리 있는 외손주들랑
집에 두고 온 손자 보고싶은 마음을 함께 담았지요
그리고 저는 상명여대 졸업전 입구의 꽃도 재밌었어요
"깡패 허혜영 무사히 좋업시켰다"
– 진실남
"이 시대…길이 남을 예술가 최아름"
ㅡ’느낌 아니까…’엄마아빠가…
揖按
13/11/2013 at 00:49
그러게요.. 깡패가 대학 졸업하려면 무지 힘들었겠네요…
상명여대니까 여자일거고…함축적인 축하입니다…
해군
13/11/2013 at 01:11
덕분에 인사동 나들이 편하게 했습니다ㅎ
며칠전 지인이 개업한 피자집에 갔더니
화분에 달린 축하 메세지가 이렇더군요
‘피자 팔아 팔자 피자’
참나무.
13/11/2013 at 11:51
‘느낌아니까’..이건 요즘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코너에서 히트친 문구랍니다…^^
요즘 부모님들 자녀들과 가까워지려면
개네들 쓰는 속어 은어들도 익혀야 되나봐요…^^
참나무.
13/11/2013 at 11:52
인사동 골목들 좀 많이 는 편인데도
갈 때마다 조금씩 변하고 새로운 가게들이 보인답니다
아무리 그래도 저는 정든 곳을 자주 다니는 편이지요
그 피사가게 부자되겠네요
팔고 팔고 또 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