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공예의 아름다움」전을 기획하면서
박영규 / 용인대학교 명예교수
2016년 올해는 최순우 전 국립중앙박물관 관장님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선생님은 조선시대 공예의 높은 미의식과 풍부한 공예 소재를 일찍이 인식하고 이를 대중들과 미술사학계에 널리 알리는 데 선구자였으며 또 젊은 박물관인들에게 학문과 인생의 길잡이가 되셨다. 오늘에 이르러 선생님이 주지하셨던 “한국민족의 조형기질과 미술 위에 드러난 한국적 특질 인식”을 되새기는 뜻에서 그분이 각별히 애정을 가졌던 조선시대의 공예품을 전시주제로 정하고, 정양모 전 국립박물관장님이「조선공예의 아름다움」전으로 명명하셨다.
1975년 광복 30주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국민예미술대전」이 개최되었는데 그처럼 다양한 공예물성과 아름다운 미를 지닌 공예품들이 전시된 일은 전무후무하였고, 또 많은 관람객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전통공예품의 아름다움에 탄복했던 대규모 전시였다. 이후 사회적으로 민속공예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생겨났고, 아울러 이를 수집하는 붐도 일어났다.
그때 나는 서른이 안 된 나이로 박물관에 입사한지 2년이 갓 지났으며 전통공예에 대한 아무런 이해가 없는 상태였다. 소장자 댁에서 관장님이 전시될 유물들을 선정하시면 그저 사진을 찍는 것이 전부였고 어른들의 대화 내용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박물관 선배들과 유물들을 옮겨오고 정리하면서 또 도록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는데, 그 일이 40여 년을 지나는 동안 조선시대 공예품을 대하는 근본과 척도가 되었으며 이번 전시품 선정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전시품 선정은 조선시대 후반 공예의 다양한 소재와 제작기법을 중심으로 완벽한 예술적인 미보다는 생활용품으로서 서민적인 순수하고 풍부한 아름다움과 함께 상류층의 정교함과 격조 높은 기품의 공예품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또한 박물관 소장품은 언제라도 전시, 공개될 수 있고 또 상설전시 되어 잘 알려진 것이 많으므로 특별히 이번 전시는 개인 소장품에 한정했다.
전시방향에서는 공예재료와 제작기법에 중점을 두는 재료별 분류보다는 공예의 본질인 일상 생활용구로서 다양한 물성과 기능성이 서로 조화되는 점을 중시하여 분류하였다.
이번 전시는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수준급의 공예품을 수집해 온 소장자들의 적극적인 협력에 힘입어 알찬 내용으로 기획, 진행할 수 있었다. 많은 소장자들이 한국공예에 대한 깊은 이해와 높은 안목으로 수십 년간 체계적으로 수집해온 데 놀랐으며, 그 걸작들 가운데서 선별해 내는 작업은 여간 어렵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주옥같은 공예품들을 만져가며 소장자와 조선공예 예찬론을 나누는 일은 커다란 기쁨이었으며 힘이 되었다.
요즈음 전통공예의 계승 작업과 현대공예의 뿌리 찾기가 활발하게 진전되고 있다. 그러나 전통 장인들과 현대 작가들이 전래되고 있는 작품의 원류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어 진정한 한국 전통공예의 미의식에 대하여 깊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전시회가 전승공예 장인들에게는 선인들이 제작한 높은 수준의 공예품을 접함으로써 제작 의욕을 고취 시키고, 다방면의 공예 소재와 제작기술을 탐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또 현대공예 작가들에게는 전통공예의 DNA를 제공하여 미래의 공예 발전을 위한 한국적 조형기질의 인식에 지표가 되고, 일반 관람객에게는 전통공예의 아름다움을 재인식하며, 삶을 풍요롭게 하고,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갖는 계기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자연의 꼴과 손맛의 순화되고 구수한 미감의 조선 공예 650여 점이 선보이고 있다. 조선 공예의 정직함과 건강함의 애호는 단정한 형태와 절제된 장식의 쓸모있는 사물의 정서로부터 기인한 것이다. 단정한 소반과 견고한 곱돌주전자, 균형잡힌 서류함 등의 사물성 엣지는 당대의 검소한 유교적 가치와 통용된 미감을 상기하게 할 뿐 아니라, 한국의 단색화에서 뿜어져 나오는 깊이를 환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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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 전시실, 외부에서 …
이후는 무순
3전시실에서 2전시실 회랑 벽
성북동 최순우 고택 확대
故 최순우 선생이 직접 쓰신 杜門卽是深山 두문즉시심산
-몇 해 전에 담았던…
독서대
팔걸이
표주박
말안장 나전 칠기가 어찌나 섬세한지요
색실 지함
보관하기도 좋은…
유제 벽걸이 등잔
크고 작은 목기들
각종 소반
해주반 통영반 나주반 등등…
대문 빗장
연상
제1 전시실 입구…
650여점의 대규모 전시라 제가 담은 것도 다 못올립니다.
내내 미루다 마지막 날 가봤습니다.
어제 주일, 아침엔 눈이왔고 평창동에도
하루종일 비가 와 사진도 억망이네요.
가나아트사이트라도 링크해 두면 좋을텐데
해킹을 당하여 사이트 준비중인가봐요.
12월에 보관해 둔 전시 개요 대신합니다
=혜곡 최순우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전 =
가나문화재단은 일찍이 조선시대 공예의 높은 미의식과 풍부한 소재를 인식하고 이를 대중들과 미술사학계에 널리 알리는데 선구자였던 전 국립중앙박물관 최순우(兮谷 崔淳雨, 1916-1984) 관장의 업적을 기리고자 「조선공예의 아름다움」전을 개최한다.
2016년은 최순우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로, 본 전시는 그의 깊은 관심사였던 ‘한국민족의 조형기질과 미술 위에 드러난 한국적 특질 인식’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박영규 용인대 명예교수가 총괄하는 이번 전시는, 18~20세기 초 공예의 다양한 소재와 제작기법을 중심으로 한국적 조형미술이 뛰어난 공예품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선보일 예정이다.
박물관에 전시되었던 기존의 공예품보다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개인 소장품에 중점을 두었으며, 생활용품으로서 서민적인 순수하고 풍부한 아름다움, 상류층의 정교함과 격조 높은 기품을 함께 수용한 작품들을 선정하였다. 또한 공예재료와 제작기법에 중점을 두는 재료별 분류 전시보다는, 공예의 본질인 일상 생활용구로서 다양한 물성과 기능성이 서로 조화되는 생활공간을 중심으로 분류하여 전시하고자 한다.
본 전시는 관람객에게는 한국 전통공예의 아름다움을 재인식하여 삶을 풍요롭게 하고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갖는 기회를 제공하고, 전승공예 장인들에게는 선인들이 제작한 높은 수준의 공예품을 접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제작 의욕을 고취 시키고 보다 너른 공예 소재와 제작기술을 연구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며, 현대공예 작가들에게는 한국 전통공예의 DNA를 제공하여 미래 공예 발전을 위한 한국적 조형기질과 특질의 인식에 지표가 될 것이다.
또한 전시에 맞춰 발간되는 도록에는 석/초 분야에 신탁근 온양민속박물관 고문, 금속 분야에 홍정실 전 원광대 교수, 도자 분야에 윤용이 명지대 석좌교수, 목/나전 분야에 박영규 용인대학교 명예교수, 종이 분야에 임영주 전 전통공예전시관 관장, 자수/섬유 분야에 최은수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 장신구 분야에 최혜성 숙명여대 박사 과정 등 각 분야별 전문가들의 글과 도판 해설이 수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