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 ‘미슐랭 식당’의 비빔밥

오랜만에 친구들과 함께 걸어본 남산 길에서 만난 식당입니다. 이름하여 ‘목멱산방.’
남산의 원래 이름인 목멱(覓)을 딴 한 식당인데, 꽤 유명세를 타고있는 남산의 명소라고 합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맛과 분위기 등을 따져 국제적으로 소개하는 ‘미슐랭 가이드(Michellin Guide)’의 서울편에 등재된 곳이라서 그렇다는 것이고, 그에 더해 좀 진지하지 못한 과장성으로 진정한 식객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수요미식회’에 소개되어서 그렇답니다. 이런 과정에서 평가를 높이받은 음식은 우리의 비빔밥입니다.
이 집의 비빔밥은 세 종류가 있습디다. 산방 비빔밥, 불고기 비빔밥, 그리고 육회 비빔밥입니다. 불고기가 입에 맞을 것 같아, 그것을 시켜 먹어봤는데, 글세요, 그저 그랬습니다. 얇게 저민 불고기에 갖은 나물을 고명으로 한 것인데 딱히 평가할만한 맛이라기 보다는 우리 입에 그저 평범한 맛이었습니다.

나물들도 밥과 함께 그릇에 담겨져 나오는 게 아니고 별도의 소반에 따로 따로 나오는 게 좀 생경했습니다. 우리의 전통적인 비빔밥이라기 보다는 퓨전 형식의 비빔밥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딸려나오는 콩나물국도 여름날이라 그런지 뜨거운 게 아니고 미지근한 것이었습니다. 반찬은 조그만 종지에 담겨진 김치 한 가지였습니다. 비빔밥에 반찬이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마는, 그래도 몇 점 안 집어 먹어 금방 없어지는 김치 하나로는 좀 아쉬웠습니다.

20170825_195354

20170825_195406

미슐랭 가이드라는게 아무래도 외국인 입맛이 중점이고, 그들의 입맛에 이색적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손님들 가운데는 외국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나 특징적인 것은 음식을 주문한 사람 수에 따라 비빔밥 재료가 놓여진 소반이 각 개인별로 주어지는 것이었습니다.

DSC07083
이 집의 특색은 음식값이 선불이라는 것과, 물과 주문한 음식 등을 손수 가져다 마시는 이른바 셀프 서비스로 영업을 하는 곳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인지 좀 딱딱하고 뭔가 틀에 맞춰진, 말하자면 미슐랭적인 요소가 느껴졌습니다. 미슐랭적인 요소가 강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하나 궁금했던 것은, 통상 미슐랭의 식당 평가기준은 별(star) 갯수로 구분합니다. 제일 후한 게 별 셋이고 그 아래로 별 둘, 그리고 별 하나로 점수가 주어지는 것으로 아는데, ‘목멱산방’은 그런 구분이 없었습니다.

20170825_195412

20170825_195423_001

음식점 분위기는 안팍으로 남산 중턱에 위치한 곳이기에 남산의 정취가 듬북 느껴져 좋았습니다. 식당 안 분위기도 조용하고 정갈해 보였습니다. 주로 가족들이나 연인들 위주의 손님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모두들 조곤조곤하게 담소를 나누며 조용하게 음식을 들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밥상에서 올려다 뵈는 창문을 통해 바라다 뵈는 남산의  하늘이 좋았습니다. 가끔씩 불을 번쩍거리며 어둔 하늘을 거슬러가는 케이블카는 UFO처럼 보이기도 해 신비감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20170825_205320

 

2 Comments

  1. 비풍초

    2017년 8월 27일 at 9:36 오후

    그닥 맛있게 보이지는 않군요… ^^ 아마도 사람마다 어떤 음식마다 그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지 않겠습니까? 예를들면, 비빔밥은 어떤 모양이고 어떤 맛이다라는… 짜장면도 그렇구요…
    먹어본 적 없는 사람들 혹은 서양사람들은 이런 고정관념없이 그냥 자기 입맛대로 평하겠지요..

  2. koyang4283

    2017년 8월 28일 at 6:31 오전

    예, 맛이 그저 그랬습니다. 비빔밥에 길들여진 우리 입맛에는 맛지 않았습니다. 외국인들이야 호기심에 끌리겠지요. 그래서 외국인 입맛에 맛게 조리된 것 같았습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