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낮에동대문운동장을찾아갔다.택사스집에있는한국에서사가지고간전자제품이
200볼트용이어서120볼트를220볼트로바꿔사용할수있는변앞기를구입하기위해서였다.

운동장에들어가자입구에서중고변앞기를쉽게살수가있어서다행으로여기고
숙소로돌아왔다.일층에서옷가게를하는여주인이내가든무거운
가방을보고무엇이그리무겁게보이냐고물었다.변앞기라고말하자용산
전자상가에가면2만원이면새것을살수가있다고하며,자신도미국에
있는가족을위해한달전3개를사서부쳤다고했다.

그런변압기는이제시장에서사라지고중고품만남아있을것이라고생각한
내가이웃에게물어보지않고행동으로옮긴게문제가된것은,변앞기를
꺼내서휴즈를열어보자휴즈가타버린것을발견했다.내일은이변앞기를
동내에있는전파상을찾아가사용할수있는지를확인할일이생겼다.

묵고있는숙소로올라가려고할때,몇일전미국씨아틀에서새롭게이사온단이라는미국
인을만나별로할일도없어그를저녁피자에초대했다.3년을한국에서영어교사로보낸
그는2개월전한국에서10월위기설에겁을먹고미국으로돌아갔다가지난수요일다시
한국으로영어교사일을찾아돌아온사람이다.

용산기지안을한번도본적이없어들어가보고싶다는그를데리고피자헛을찾아가
함께피자로저녁을먹었다.많은이야기를주고받으면서저녁을먹고돌아오자할일이또
없었다.숙소컴이불통이라피시방엘찾아들어와서느끼는컴의속도는나를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음악도들을수있어입체감을주는피시방은집에두고온내컴앞에앉아있다는착각을
느끼게한다.오늘이서울에온지벌써한달이되는날이다.그동안무엇을하고지냈는지
돌아다보니별로한일도없이한달을보냈다.

집에서멀리떨어지자처음10일간은깊은우을증으로빠져들어가죽어버리고싶다는
충동을느끼며,심한마음의갈등을격다가열흘이넘자새로운환경에적응되면서가벼워진
내마음은하늘에떠다니고있는구름을타고앉아바람따라가는구름대로어딘가를
향해서무작정가고있다는느낌이드는순간모든감정이나에게서일순간사라지며머리는
텅비어가며아무생각도할수없는무뇌인간이된것같은착각속에빠져들어숙소에서
한발짝도나가기가싫어지기시작했다.

친구와만나고혼자숙소로돌아올때느끼게되는외로움과쓸쓸함,어린시절어머님과헤어질때느꼈든당혹감과쓸쓸한감정도없어지며,나는흘러가는구름을타고지금쯤어디까지
가있을까하는생각을하며피시방에서글을쓰고있는이순간,나는해탈하고모든고뇌에서
해방된듯앉아있는듯한나자신을발견한다.

말할수없는수많은고뇌에서해방감을느끼며앉아있는내뇌리에갑자기번갯불이벼락과
함께순간적으로내리치면서,나는내자신에게,너모든것을그렇게쉽게잊을수있어,너또한
별볼일없는천박한인간의범주에서벗어나지못해,하며내자신에게소리치며내자신에실망하며심한당혹감을느낀다.

이제집으로돌아갈때까지무엇을할것인지를생각해보지만,어딘가떠나가
몇일있다가오려고했든생각이날뿐,정작어디를가서무엇을하고올것인지는정하지못하며,가야지,가야지,택사스로돌아가지전갔다가와야지를마음속으로외처보지만,정작어디를갈지결정을못내리며,마음만급해지고있다.

한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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