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즘-김 종 제

절정(絶頂)

김종제

소백산산봉우리들이
엊그제부터
봄이불펼쳐놓고
애무한다고
뜨거운정사(情事)를나눈다고
온몸의피가거꾸로솟구치면서
절정(絶頂)에다달았다고
오늘은희방폭포처럼
비명의신음소리를내지르면서
연화봉에서비로봉까지
철쭉이
만발(滿發)하였다는것아니냐
그래서나도너를탐내고싶어서
너를만개(滿開)시키고싶어서
너의꼭대기정상까지
앞산나무와뒷산새구경하면서
저벅저벅혼자서산봉우리까지
걸어올라갔다는것아니냐
내가밟고간
너의연약한살갗마다
앓는소리꽃
하나둘씩피우면서
밤새너와치룬정사(情事)로
내가각혈하면서
절정에극치에이르면서
꽃잎이열리고열매가열리고
한세상이드디어열리더니
그모든것이
바람에툭하고떨어지더니
마침내우리나눈사랑이
천하제일의절창(絶唱)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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