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리님, 거기서도 설날이라고 떡국 드시나요?

설날아침,고향에서한통의쪽지가왔다.

오를리님,

거기서도설날이라고떡국드시나요?

한복도입고절도하나요?

궁금하네요…

쪽지를받고생각해보니강산이네번이나변하는40여년간

설명절을제대로지내본적이없었다.올설명절은아민온후

처음으로옷장에있는한복을꺼내입기가번거로워각자

편한복장으로설날아침떡국을차례상에올리고아들과막내

여동생부부가참석해함께부모님께차례의예를올린첫해가되였다.

현역시절,평범한미국군인의눈으로세상을바라보며사물의가치를

판단해자식들은평범한미국인으로기르면서자식들이장성한어느날,

나의자식교육이잘못되였다는사실을알았을때는이미돌이킬수

없는실수를저지른후였다.

설날이면고무신에바지저고리를입고차례를지낸다음하얀김이무럭무럭나는

떡국에후추를뿌릴때시원하고매큼한후추의향은지금도설날만되지잊지않고

찾아오는설날아침의풍경이다.

어른들께세베한후,세배돈을받아조끼주머니애넣고달려나가친구들과연날리며

놀던어린시절의설날이오늘아침차례를끝내고내앞에놓인떡국에뿌린후추향에서

되살아나며잠시어린시절로빠져과거로돌아가자이미저세상으로떠난정든식구

들이찾아와설날상주위에둘러앉아떡국을먹으며덕담을나누는소리로집안은

떠들석해지며모두가즐겁게떡국을먹고있었다.

위두사진은1921년조선의설날풍경으로유럽여성의작품이다.

올초,어머님의재사를지내고,설날차례를지내자태평양높은하늘

위에서방황하든내정체성은40년의방황을끝내고나를다시찾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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