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대한 여성 산악인 *-
BY paxlee ON 4. 14, 2007
[위대한한국의여성산악인]
여성산악인들男다른도전정신과승부욕…고산등반이어스포츠클라이밍서도주목을받고있는여자에의한,여자를위한등정……
★1993년5월10일오전10시40분한국여성으로는최초로에베레스트정상에오른지현옥,김순주씨와셰르파.사진은함께등정한최옥순씨가찍었다.
다른여러분야와마찬가지로,등반에서도여성은아직소수자집단에속한다.아마추어여성산악인은많은데,전국의유명산악회중에는여성회원을아예받지않거나있어도두세명에불과한곳이많다.여성스스로산악인이되길꺼리는면도있겠지만,‘산사나이’가고유명사처럼사용될만큼사람들의머릿속엔등반이남성적인스포츠로자리잡고있는점도한원인일것이다.
그러나신체적·사회적악조건속에서도남다른도전정신과승부욕으로우리나라등반사에의미있는족적을남긴여성등반가들이있다.그첫머리에등장할만한이들이1982년봄우리나라여성최초로히말라야원정에나섰던선경여자산악회회원들이다.모두선경그룹(현SK그룹)여직원들로서네팔히말라야의람중히말(6986m)등정에성공해큰화제를모았다.
특기할만한일은원정대정길순대장과등정자인기영희부대장,윤현옥대원등이모두한국등산학교졸업생이라는점이다.74년개교한한국등산학교는이후로도유력한여성등반가를여럿배출했다.84년12월안나푸르나(8091m)동계초(初)등정에성공한김영자씨,85년2월8일여성최초로국내최대빙폭인설악산토왕성빙폭을등정한조희덕(53)씨도이학교출신이다.
조씨는88년,여성원정대를이끌고한국여성최초로북미최고봉인매킨리(6194m)등정에성공했다.대한산악연맹배경미(41)상임이사는“79년고상돈(77년우리나라최초로에베레스트등정에성공한산악인)씨가그곳에서추락사한뒤매킨리는일종의‘금단의땅’처럼인식돼있었다.그런데조씨팀이등정에성공하자‘여자들도하는데우리가못하겠느냐’며남성산악인들이앞다투어도전장을내는바람에한동안‘매킨리붐’이일기도했다”고설명했다.
7대륙최고봉완등의대기록을세운여성산악인오은선씨.
1982년첫히말라야원정…93년엔에베레스트등정
이렇듯뛰어난등반가였음에도조희덕씨는한동안“토왕성빙폭등정은남성과함께한것이기때문에엄밀히따져초등정이아니다”는비난과질시에시달려야했다.91년2월25일,역시한국등산학교출신인남난희씨와이현옥씨가한팀이돼11시간50분만에토왕성빙폭등반에성공함으로써,여성들만의팀워크로도고난도빙벽정복이가능함을확실히보여주었다.
남난희(48)씨는우리나라1세대여성산악인의대표격이다.84년76일동안의백두대간겨울철단독종주에성공했고,86년여성으로선세계최초로히말라야강가푸르나봉(7455m)에올랐다.그가쓴백두대간종주기‘하얀능선에서면’(수문출판사)은등반서적으론드물게베스트셀러가되기도했다.
그러나남씨는93년결혼과함께돌연등반계를떠났고,얼마후부터지리산에자리잡고살며강원정선자연학교교장을지내는등말그대로초야에묻혔다.
지난해에는지리산생활을담은에세이집‘낮은산이낫다’(학고재)를펴내기도했다.남씨는“산을버려산을얻었다”며“예전에는등산(登山)을했다면,지금은입산(入山)을하고있다”는말을했다.서구알피니즘(alpinism)이추구하는,또그자신이청춘을바쳐추구해온등정주의(登頂主義)를미련없이버린것이다.남씨가고산등반을관두기로한93년,우리나라여성등반사에한획을긋는대사건이일어났다.
대한산악연맹여성원정대가에베레스트등정에성공한것이다.원정은전국에서모여든내로라하는여성산악인50여명중14명을선정하는것으로부터시작됐다.장장4개월의합숙훈련끝에히말라야로떠나지현옥,최오순,김순주씨가에베레스트정상을밟음으로써목표를달성할수있었다.
★2004년12월19일남극대륙최고봉인빈슨매시프정상에선오은선(오른쪽),김영미씨
☆백두대간종주남난희…안타깝게목숨잃은지현옥
14명의원정대원중한명이었던대한산악연맹곽명옥(43)이사는“그때만해도‘여자들끼리뭘하겠느냐’며원정대장만은남성산악인이맡아야한다는등온갖우려와요구가줄기차게이어져애를많이먹었다”고했다.당시등반대장을맡은지현옥씨는90년대를대표하는여성산악인이었다.에베레스트등정에이어98년에는세계최초로무산소8000m고산(히말라야가셔브룸Ⅱ·8035m)등정기록을세웠다.
그러나99년4월안나푸르나등정후하산하다목숨을잃고말았다.서른아홉살의아까운나이였다.김순주(35)씨의경우97년매킨리와킬리만자로(아프리카최고봉·5895m)를등정하는등꾸준히활동하다산악인인하찬수씨와결혼하면서잠시주춤했다.그러나2004년해외원정을재개,유럽최고봉인엘부르즈(5642m)정상을밟았다.
14명의에베레스트원정대원중에는오은선(38)씨도끼여있었다.오씨는현재대한민국최고의여성등반가로꼽힌다.14명대원중유일하게전문산악인으로남은사람이기도하다.2004년5월20일국내여성최초로에베레스트단독등정에성공했으며,같은해12월19일남극대륙최고봉인빈슨매시프(4897m)등정을끝으로7대륙최고봉을완등하는대기록을세웠다.
아시아여성산악인으로서는세번째기록이며,한국인으로서도허영호·박영석씨에이어세번째다.오씨가7대륙최고봉등정에걸린시간은2년6개월.2004년에만다섯곳의봉우리를올랐다.오씨는“이름없는여성산악인을어떤기업이후원해주겠나.박영석씨의8000m이상14좌완등도전에동행하는등그나마약간의지명도라도있을때빨리해내야한다는조바심이있었다”고말했다.
★1993년5월10일오전10시40분한국여성으로는최초로에베레스트정상에오른지현옥,김순주씨와셰르파.사진은함께등정한최옥순씨가찍었다.
오은선씨는초등학생시절인수봉을오르는클라이머(climber)들을보며산악인의꿈을갖게됐다고한다.85년수원대에입학하자마자산악부원이됐고,93년에베레스트원정때는공무원이라는안정된신분마저포기한채배낭을짊어졌다.이후학습지교사,식당운영등의일을하며줄기차게산에매달렸다.오씨는“내게무슨특별한능력이있는것이아니다.산에대한열망과열정이유난히컸을뿐”이라고말했다.
또“여자라해서남자들만큼산을타지못할이유가없다”며“힘이달린다하나제먹을식량,필요한물건을지고가는데에는별지장이없다.균형감각이나순발력은오히려나을수도있다”고강조했다.오은선씨의뒤를잇는여성산악인으로는덕성여대산악부출신인김인경(31)씨가있다,오씨와빈슨매시프를함께오른김영미(26)씨등이꼽힌다.
오씨와같은연배인박경희(38)씨또한초등학교교사에두아이를둔주부임에도꾸준한활동으로관심을모으고있다.고산등반은아니지만스포츠클라이밍분야에서큰주목을받는여성들이속속나오고있다.암벽타기세계5위,아시아대회6회석권,국내대회9회우승의경력을자랑하는고미영(38)씨가대표적이다.2004년10월아시아스포츠클라이밍선수권대회난이도경기에서1위를차지한김자인(17·일산동고2년)양도유망주다.
☆유난히보수적인등반계…여성산악인꾸준한증가
여성산악인들은“여성이산을포기하는가장큰이유는역시출산”이라고했다.“남편의적극적외조가있더라도아이가생기면책임감으로인해목숨건산행에소극적이될수밖에없다”는것이다.다소보수적인등반계분위기,아직은소수라해외원정등에서‘홍일점’이되기일쑤인것도부담스러운점이다.
오은선씨는“스폰서구하기도쉽지않다”고했다.인맥이약한데다경력이일천하고,무엇보다아직여성산악인에대한인식이낮기때문이다.그럼에도여성산악인은꾸준히증가하는추세다.한국등산학교측은“입학생의30%이상이여성”이라밝혔다.대학산악연맹재학생회원회장또한여성이다.올해는대한산악연맹최초로여성이사가한꺼번에두명이나탄생했다.곽명옥,배경미이사가그들이다.
★올3월,대한산악연맹최초여성이사에선임된곽명옥(왼쪽),배경미씨.
곽이사는“산에선성별이라는게없다.스물한살처음인수봉을오르던그때부터남성산악인보다못하다는생각은해보지않았다”고했다.세번의매킨리등정경험을갖고있는배이사또한“학술정보위원회위원장으로도일하게됐는데,이역시대한산악연맹에선처음있는일”이라며“우리등반계에서여성의지위가날로향상되고있음을피부로느낀다”고했다.
출처:2005년05월17일(주간동아485호/28~30쪽/이나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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