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베레스트 30주년 헌정 등정 (9) *-

제4信-베이스캠프에서

->에베레스트를꿈꾸는세계인들이한자리에모였다.박영석원정대를비롯해도로공사원정대,실버원정대,허영호상업등반대등우리나라원정대를포함한30여개국산악인들이머물고있는에베레스트베이스캠프의모습.

->해발5,600m의칼라파타르에서바라본히말라야의전경.중천의태양아래놓인봉오리가에베레스트이다.

->베이스캠프에설치된주방에서셰르파들이원정대의음식을준비하고있다.

‘세계의정상’에베레스트남서벽을향한대장정이시작됐다.한국에베레스트등정30주년을기념,박영석원정대가한국인최초로남서벽에코리안루트를뚫는것이다.한국산악사에또하나의신기원을세울힘찬도전에본지이성원조영호기자가동행,투혼의현장을생생하게전달한다.

.해발5,360m베이스캠프의한밤기온은영하7~8도.텐트위로엄습하는빙하의냉기에맞설난방은오직체온뿐이다.대원들은침낭속에서제몸으로스스로를덥혀잠을청한다.수통에뜨거운물을받아침낭속에넣을수있다면금상첨화다

텐트안에누워정적과마주하다보면갑자기‘우르르쾅쾅’굉음이들린다.바로옆깎아지른벼랑에서돌굴러떨어지는소리다.처음에는깜짝깜짝놀랐지만낙석소리에금세익숙해지고이제는그소리의경중으로‘몸뚱이만한돌이떨어졌는지,텐트만한바위가굴러내려왔는지’떨어진돌의크기를가늠할수있게된다.

하루는낙석소리가꽤나크게들려텐트밖으로고개를내미니두마리의들짐승이날렵하게텐트옆벼랑을가로질러달려갔다.초록이사라진베이스캠프가있는고도이상에서는까마귀등날짐승이나볼수있지들짐승을보기는매우드문일이다.함께지켜보던셰르파가‘아이스레오파드’라고일러준다.

5,000m이상에서만살며사람눈에잘띄지않는동물이다.셰르파는“등정에앞서행운을가져다주는길조”라며웃었다.베이스캠프에오른이래계속눈이내리고날씨가흐려다소의기소침했던대원들의얼굴이모처럼환해진다.

베이스캠프가서있는곳은에베레스트와눕체봉우리를휘돌아흐르는얼음강물인쿰부빙하위.주변은거대한빙하가훑고간모레인지형으로채석장을방불케하는돌밭이다.빙하의표면도깨진돌로가득덮여있고,각원정대들은그위에텐트를치고정상공격을준비한다.

해발5,360m의베이스캠프에서의산소량은해수면의절반수준이다.고소적응이안되면가만히앉아있어도숨이차다.해발8,000m이상에서는대기중산소의양이해수면의3분의1로뚝떨어진다.만일고도와상관없이산소량이일정하다면에베레스트등정은훨씬빨라졌을것이고,지금과같은큰의미를갖지못할것이다.

박영석대장은1993년에베레스트무산소등정때겪었던절대절명의순간을이렇게말한다.“해발8,751m의에베레스트남봉밑에도달했을때갑자기눈앞의설원이노랗게바래더니,빨갛게됐다가칠흑같은어둠으로바뀌었다.산소부족으로인한설맹(雪盲)증상이었다.

즉시멈춰서서심호흡을크게반복하며위기를넘겼지만지금생각해도식은땀이흐른다.”부족한것은산소뿐이아니다.식수는바닥인빙하를파서길어올린다.베이스캠프곳곳빙하표면이드러난웅덩이모양의얼음이수원지다.

수만년전의얼음물이라청정하다고할수있으나각텐트에서쏟아내는소변,설거지물등오폐수들이흘러들어간혹대원들배탈의원인이되곤한다.

베이스캠프로실어나른물자의상당부분은식량이다.베이스캠프에서대원들의힘을키우고,적적한마음을달래는것이바로맛난음식이기에원정대는결코식량에소홀할수없다.

식단은현지인요리사가밥과따뜻한국,계란프라이,젓갈,무생채,김치등대원의토속적인입맛에맞춰준비해준다.때로는아이스박스로포장돼공수해온동태찌개가떨어진식욕을돋우기도하고,루크라에서올라온야크와돼지고기가단백질을보충해준다.베이스캠프에있는한국의다른원정대는‘홍어회’를공수해오는저력(?)을보여부러움을사기도했다.

산에서먹을수있는요리의가짓수는등산의기술,장비만큼이나빠른발전을보여주지만이것도베이스캠프에서나볼수있는풍경이다.아이스폴너머해발6,000m이상의공격캠프에서는먹는것도쉽지않다.전진베이스캠프(ABC)인C2까지는연료를이용해밥을해먹을수있지만,해발7,000m에설치하는C3부터는컵라면이나건조밥에참치와고등어캔으로식사를해결해야한다.

고소로잃은입맛은과일캔으로달랜다.삭막한베이스캠프에누워있으면저아래묵었던카트만두의호텔이눈에아른거리지만,공격캠프에서밤을지새운사람에게는베이스캠프도애타게기다려온천국이다.C2,C3구축을마치고베이스캠프로복귀한정찬일(27)대원은“아이스폴을내려오다멀리베이스캠프의우리텐트가보이기시작하면고향에온듯마음이훈훈해진다”고했다.

-/베이스캠프에서이성원기자/사진조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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