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의이동(다보스리포트)
세계정치경제의새로운트렌드에대해글로벌리더들은어떠한생각을갖고있을까?그들의날카로운통찰과혜안을일목요연하게전달받을수는없을까?답은있다.다보스포럼에참석하면된다.다보스포럼은세계의정치,경제,언론의지도급인사들이스위스의휴양명소인다보스에모여지구촌현안을논의하는국제적인회의이다.해마다2천명이넘는글로벌리더들이이포럼에참석해각종지구촌현안과이슈를토론하는데,이다보스포럼에서논의되는주제는곧글로벌이슈가되며,여기서쏟아져나오는아이디어와해법들은지구촌의화두로자리잡는다.각국의정치인,기업인이막대한참가비를내놓으면서까지다보스포럼회의장에모습을드러내려하는까닭이바로여기에있다.
그현장에없더라도다보스포럼의생생한목소리를접할수있는기회는있다.매일경제신문사가2007다보스포럼을발빠르게정리해서펴낸「다보스리포트-힘의이동」을읽으면된다.이책「다보스리포트-힘의이동」은2007년다보스포럼의현장보고서이다.한마디로2007년포럼의주제는힘의이동이었다.글로벌파워를좌우하는석학과리더들이세계정치,경제,사회곳곳에서전개되고있는파워의균열과이동을감지하고내린결론이었다.글로벌리더들은변화하는이러한힘의방정식을이해하는사람,기업,그리고국가가미래승자가될수있다고고언을던진다.따라서이책은힘의방정식을이해하고,힘의논리를바탕으로힘의지배자가되는방법에대해각분야의정상들이제시한아이디어를체계적으로정리했다.
그렇다면다보스포럼이말하는"힘의이동"이란과연무엇일까?이책은크게네가지영역에서전개되는힘의이동에주목하고있다.첫째,경제분야에서는중국,인도등신흥국이부상하며선진국위주의부의창출구도에변화가발생하고있다.둘째,지정학분야에서는미국중심의단극헤게모니에서유럽,중국을포함한아시아등으로퍼지는다극헤게모니로의이동이진행되고있다.셋째,기술과사회현장에서는개인커뮤니티의영향력이커지고있다.넷째,기업분야에서는소비자의파워가증대되고있고신흥시장의신소비자들이비즈니스의모든면을새롭게정의하고있다는것이다.
■세계경제의중심이동:글로벌디커플링의가속
경제영역에서의권력이동은곧공간적측면에서의힘의이동을의미한다.다보스포럼에참석한글로벌리더들은한목소리로지구촌경제를움직이는힘의축이공간적으로미국과유럽에서아시아로이동하고있다고주장한다.기존의힘의방정식은즉큰<미국과유럽>이세계경제를이끄는모습이었다.그러나이제는새로운변수가추가되었다.20세기까지미국과유럽이힘의방정식에서핵심적인역할을해왔다면21세기에는중국과인도를축으로하는아시아가중요한변수로등장,아시아가세계경제의주도적인역할을하게될것이라는전망이다.
이러한힘의방정식변화는세계화의연장선상이라고파악할수있다.시장경제의프론티어가확산되면서경제적파워를갖춘중심들이공간적으로재배치되고있기때문이다.시장경제의영역이지구상의거의모든국가를포괄하게된것은인류역사상처음이라할수있는데,이러한전대미문의시장의영역확장에대응하여새로운경제중심도속속등장하고있다.세계경제의중심이되는,또는앞으로중심이될국가들을지칭하는신조어들이유행처럼생겨나는것도같은맥락이다.브라질,러시아,중국,인도를묶어신흥경제파워를지칭하는개념이었던BRICs라는용어는이미진부한말이되버렸는가하면기존BRICs에아랍경제권을포함한BRICA란용어도나오고있다.
BRICs라는신조어를만들어내유명세를탔던모건스탠리는세계경제를이끌새로운국가군에방글라데시,이집트,인도네시아,이란,멕시코,나이지리아,파키스탄,필리핀,터키,베트남,한국을포함시켜NEXT-11을지칭한바있다.결국경제적힘의이동에따라미국에의존했던세계경제는다양한중심지로분산되고새롭게결집되는과정을겪게될것이다.이른바글로벌디커플링,즉탈미국경제의존이심화될것이라는것이다.그렇다면향후세계경제의권력판도는어떻게바뀌게될까?일반적으로경제중심지가파워를갖기위해서는세가지의핵심적인요소가필요하다.
광범위하고질높은소비중심지,저렴한노동력을바탕으로한생산기지,그리고안정적으로에너지자원을공급할수있는자원기지가그것인데,이논리에대입해보자면미국을중심으로한NAFTA(캐나다,멕시코)가이상에가장가까운경제중심지의모습을갖추고있으며,유럽역시동구권및러시아를끌어들이며소비와생산,자원기지를동시에갖춘파워블록으로서자리매김하고있다.한편향후새로운파워중심지로서급부상할가장주목받는지역은아시아라할수있다.중국과인도의경제적부상을배경으로한국과일본,그리고중동을잇는아시안코리도(AsianCorridor)가연결된다면,아시아는미국과유럽못지않은위상의경제지역으로발돋움할수있다.
이번다보스포럼에서글로벌리더들은아시아경제통합의향방은아시아GDP의90%를차지하고있는중국과일본,한국의역할에달려있다고결론을내린다.하지만중국과일본의주도권싸움,미국의개입등난제가산적해있어서아시아의제도적통합은아직갈길이멀며,부족한공동체의식,역사적갈등도통합을가로막는장애요인으로지적되고있다.따라서성공적인통합을위해서아시아국가들은공동번영을향한공감대를형성하고군사적대립을지양해야한다,즉아시아국가들이경쟁과협력이라는2개의경로를동시에걸어가야한다는지적은특히주도권쟁탈전의각축전을벌이고있는한국과중국,일본이귀담아들어야할것이다.더불어이책은과연그러한아시아공동체가가능한지,이를위해서는각국이무엇을해야하는지에대한석학들의다양한아이디어를심도있게소개하고있다.
■비즈니스와커뮤니티의중심이동:
후발글로벌기업의부상과개인커뮤니티의활성화
그렇다면비즈니스측면에서는과연어떠한변화가일어나고있을까?가장두드러진것은신흥글로벌기업들의등장이다.지금까지세계화의진행은기업이그것도미국,유럽,일본등선진국의글로벌기업에의해이루어져왔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그런데지금세계화의주역인기업의배경과속성이바뀌고있다.지금까지글로벌기업이라하면IBM,마이크로소프트,소니,에릭슨,필립스등,미국이나유럽,일본같은선진국에기반을둔대규모기업을떠올렸었다.그러나최근에는처음출발부터글로벌기업을표방하고나선"태생적글로벌기업"이나동아시아국가등개도국에근간을둔"후발글로벌기업"들이늘고있다.대만의컴퓨터업체인Acer그룹이나한국의삼성,LG,멕시코의시멘트재벌인Cemex등이바로그러한기업들이다.
기존선진국의대규모글로벌기업에비해이들신생후발글로벌기업들은경쟁적차별우위를확보하기위한전략으로현지화경영을추진하는특성을지니는데,이런후발글로벌기업들의등장으로인해현재의비즈니스패러다임은완전히다르게변화될조짐이다.한때선진국에치중되어있던글로벌기업의활동무대는그동안소외되었던저개발빈곤국가들도세계화조류에동참하면서더욱넓어지고,시장의기회도크게확대될것으로보인다.상상해보라,전세계의3분의2를차지하고있는저개발빈곤국가들이시장경제에편입된다면어떻겠는가?아마조만간B24B(Businessto4Billions),즉새로운40억인구를소비자로삼는치열한경쟁구도가만들어질것이다.
이렇게글로벌기업의형태가다양해지고그동안소외되었던개도국지역에서의우량글로벌기업들이점차늘어나게된다면세계화의혜택이일부소수국가와기업에독점된다는반세계화의목소리도점차줄어들것으로예상된다.한편커뮤니티면에서는기관,집단의힘은줄고개인들의파워가위세당당하게될것이라고다보스포럼은전망한다.다보스포럼은웹2.0시대에는파워의중심이개인에게로이동한다고진단했다.웹2.0이개인들에게힘을실어주고있기때문이다.댓글,인터넷카페,홈피등을통해분출되는넘쳐나는집단여론은우리가현재개인이파워의주역이되는시대에살고있음을보여준다.
한편이러한변화로조만간공공정책결정과정에도소비자의참여가늘어나면서소비자의주권이더욱강화될것이고,이해관계가비슷한개개인들은가상세계에서네트워크사회를구축할것이다.또한다보스포럼은프로슈머들이온라인과오프라인을오가며제품과서비스에대한아이디어를제시하고,통신기술을활용한개인들의집단지성은기술혁신과지식활용의기폭제로활용될것이며,아울러웹2.0시대의사용자들이생산해낸지식콘텐츠,즉집단지성은새로운부를창출하는탁월한수단이될것이라고내다보고있다.
■글로벌리더십을확립하라
이책의가치는힘이이동하는글로벌경제,정치,경영,사회의트렌드를식별해내는데그치지않고,예측하기힘든환경과변화무쌍한도전에맞서서어떠한생존의법칙을따라야하는지에대한2500여명의글로벌지도자들의해법을한데모으고있다.조금과장을섞어말한다면2500권의미래경영서를한권의책으로결집했다고할수있다.이번다보스포럼의결론은미래의승자가되려면‘힘의이동’을선도하는파워의본질을이해하고미래를미리내다보는예지력과함께미래형‘생존모델’을만들어야한다는것이다.
거대한힘의이동이전개되는상황에서는필연적으로수많은리스크가존재할수밖에없으며그러한리스크는단순한방법으로해결하기어려운‘복합도전’의양상을띠기마련인다.이에다보스포럼은새로운생존모델을기반으로미래를선도할교육혁신,다양한가치체계를가진국가와의협력,위기관리의기법개발,지속가능한도시개발,기술빅뱅대비등다양한방안을제시하고있다.미래는준비하는자들이소유한다고했다.세계각나라,기업,인재들이치열한생존경쟁을벌이는이시대에,미래를준비하는사람들에게이책은좋은나침반이될것이라믿는다.
/저자:매일경제세계지식포럼사무국/발행일2007/가격₩12,000
/리뷰:전영재수석연구원(삼성경제연구소)
MillionAllyhRoz/AllaPugache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