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히말라야 원정대 [6-2] (1987~1988년) *-

모습드러낸추렌히말동봉의정상

중동산악회추렌히말원정대

88년의한국대중에서가장앞서나간팀은중동산악회의추렌히말원정대였다.중동산악회는17년전한국대의초등정의혹을풀겠다는목적으로전년도에도전했다가동봉으로이어지는동릉7,200미터지점에서돌아선바있었다.참가대원은원정경비의7할을부담한유정근단장(38)을비롯해서지훈구대장(33),신장섭(26),이정근(26),이흥식(25),배덕호(24),권대식대원(24)등모두7명이었다.

셀파를전혀고용하지않은이들은전년도보다높은4,750미터지점에베이스캠프를설치하고
3월28일등반을개시했다.이로부터5개의캠프를전진시킨끝에4월20일제5캠프(6,820m)설치를마쳤다.이과정에서세번째캠프부근에서권대식대원이크레바스에빠져절명하는사고가생겼다.그러나원정대는등반을강행하기로하고공격조를선발했다.

▲88년4월,추렌히말(7,371m)동봉의동릉을통과하지못하고후퇴하고있는중동산악회이홍식대원.

4월21일동봉을향해첫번째정상공격이시작되었다.신장섭,이흥식두대원은전년도에쓰라린패배를안겨주었던동릉을돌파하기위해서날카로운리지를조심스럽게넘어전진을거듭했다.그러나‘소름끼칠정도’로낭떠러지를이루고있는칼날능선을말탄자세로전진하는데는한계가있었다.무려8개가넘는피너클을거쳐야만동봉에도착할수있으며그거리는약1킬로미터에달했다.일행이공포에시달리며두개의피너클을넘는데걸린시간이2시간반이나되었다.이들은비박을감수하며전진하고도싶었으나다음날되돌아올자신이없었다.

이들은동릉으로는동봉등정이불가능하다는결론을내렸다.이전의여러외국대가이능선을돌파하지못하고되돌아간이유를알게되었다.중동팀은새로운루트를물색했다.이제남은오직한가지방법은중앙봉쪽으로우회하여서릉으로오르는것뿐이었다.일단후퇴했던원정대는남서쪽으로우회하여새로운제5캠프(6,680m)를설치했다.그리고4월27일7,280미터지점에서비박을하면서두번째정상공격을시도했으나고소적응이안되어또다시물러서고말았다.

5월6일,작전을바꿔7,210미터지점에캠프를하나더설치했다.그리고다음날신장섭,이흥식대원이서릉의암부를돌파하면서5시간을고전한끝에드디어정상에올라섰다.동봉에관한한한국인에의한초등정이확실히이루어지는순간이었다.이들은18년간한국히말라야원정사의첫장에의혹으로남아있던미완의정상을카메라에뚜렷이담았다.지훈구대장은18년전에올랐던곳은동봉못미친무명봉일가능성이높다고결론지었다.

한국두팀,낭가파르밧산군에첫도전

고룡산악회라키오트피크원정및낭가파르밧정찰대

라키오트(Rakiot)는낭가파르밧에서불과3킬로미터떨어져있는위성봉으로1932년독일-미국합동대가초등정했고,53년독일대가낭가파르밧초등정에앞서헤르만불이등정한바있었다.라키오트는낭가파르밧의등반루트상에있으면서독립봉의면모를갖추고있지않아원정대들이많이찾는산은아니었다.고룡산악회도이산의등정만을목표로한것이아니라차후에있을낭가파르밧원정을대비한정찰등반으로계획했다.참가대원은원대식대장(32)을비롯하여황남규(32),이광재(31),김종철(28),정동근대원(27)등5명이었다.

5월19일3,960미터의베이스캠프에서등반을개시한원정대는20일제1캠프(4,560m),25일2캠프(5,250m),그리고6월12일에는어렵게3캠프(6,100m)를설치했다.28일간고소포터의도움없이전진한것이다.이어서13일에원대식,정동근대원이1차공격에나섰다.그러나눈보라가몰아쳐6,300미터지점에서비박을했고다음날도날씨가호전되지않아6,850미터에서두번째비박을하며버텼으나이미체력이약화되어정상을단념해야만했다.

6월18일이번에는황남규,김종철대원이정상공격을감행했다.새벽1시40분6,350미터지점을떠난일행은12시간을등반한끝에정상에오르는데성공했다.이등정은파키스탄히말라야에서한국대가이룩한세번째등정이며포항지역에서는83년눈봉과86년캉충체등정에이은세번째쾌거였다.

한산합동낭가파르밧원정대

한편낭가파르밧에출사표를던진한산합동대(대장김흥준외4명)는대원구성과경비마련으로어려움을겪다가출국이늦어져등반적기를놓치고말았다.7월4일에야출국한이들이디아미르벽의제2캠프(6,400m)에도달했을때는이미8월중순을넘기고있었고,기상악화와잦은눈사태로더이상전진할수가없었다.이들로서는역부족인등반이었다.

아쉬운악우회의브로드피크전봉등정

악우회브로드피크원정대

▲88년8월20일브로드피크전봉(8,030m)을주봉으로오인하고사진촬영한장용일대장(오른쪽)과한윤근대원.후에일본대의이의제기로이곳이전봉임이밝혀졌다.장대장은하산도중커니스붕괴로추락사했다.

한편카라코룸의고봉브로드피크에는악우회가도전장을냈다.이미83년에같은지역에있는처녀봉바인타브락2봉을초등정한바있는악우회는세계13위의고봉인이산을무산소로오른다는계획을세우고원정대를꾸렸다.1년간준비끝에장용일대장(37)을비롯해서한윤근(36),신한철(27),이혁대원(26)등4명으로원정길에나섰다.

이들은부족한물자에도불구하고7월12일베이스캠프(4,950m)를구축하고13일제1캠프(5,450m),20일2캠프(6,200m),27일3캠프(6,700m),그리고8월3일에는4캠프(7,200m)를설치하고등정채비를갖췄다.이들은6일4캠프(7,200m)에서1차정상공격을시도했었지만등로를찾는데시간을소비하고돌아섰다.8월14일이번에는7,500미터지점에캠프를하나더설치하고다음날두번째공격에나섰으나중앙콜에서사정없이휘몰아치는눈보라를견디다못해또다시후퇴하고말았다.

이들은4일간이나5캠프에서날씨가호전되기를기다린끝에8월20일세번째정상공격에나섰다.장대장과한,신대원세명은가슴까지빠지는눈을헤치며중앙콜에올라섰고이어서설릉을두시간가량등반한끝에오후2시35분드디어정상에섰다.

이들은정상에서이태리대가남기고간것으로보이는목각성모상을발견하고그곳이정상임을의심치않았다.그러나악우회팀에게는두가지불행한사건이기다리고있었다.하산도중장대장이추락실종되는커다란슬픔을겪어야했으며,무엇보다그러한슬픔을가중시킨것은그들이올라선곳이정상이아니고전봉(8,030m)이었다는사실을귀국후알게된것이다.

서울올림픽폐막일에베레스트와로체동시등정

대한산악연맹에베레스트-로체원정대

88년의원정대중에서가장많은등정자를배출한팀은단연대한산악연맹의에베레스트-로체원정대였다.21명이란대규모인원으로구성되었던이원정대는세계최고봉과4위봉에무려10명의대원을올림으로써88년최대성과를올렸다.

▲88년에베레스트-로체원정대

이원정대는김인식단장(53)을비롯최창민대장(45),장봉완부대장(36),남선우등반대장(33),조대행(42·닥터),정호진(34),권순호(30),송열헌(29),김창선(28),엄홍길(28),정승권(28),전재범(26),이의재(25),장병호(27),이의현(27),임형칠(29),이현용(31),박쾌돈(26),신영호(26),박희동(25),김명환대원(24)등전국에서선발된대원21명으로구성되었다.
쿰부빙하5,400미터지점에베이스캠프를건설한원정대는8월29일등반을개시해9월15일에는에베레스트의남릉말단부에세번째캠프(7,250m)를설치했다.이곳은60도가량의빙설지대로특수제작한박스텐트두동이가설되었다.

그리고19일에는8,050미터지점에네번째캠프가설치되고1차정상공격조로남선우,김창선,엄홍길대원과두셀파가선발되었다.이곳부터는노멀루트인남동릉으로우회하여오르기로되어있었다.9월26일새벽2시30분추석달이유난히도밝게비추는가운데김,엄대원과셀파들이마지막캠프를떠났다.남대장이등정을포기했기때문에4명으로줄어든일행은깊은눈을헤치며남봉으로향했다.이들은남봉근처에서뒤따라오르던프랑스대원과셀파등7명과합류해번갈아가며러셀을한끝에오후2시30분드디어정상에도달했다.10명이란인원이한꺼번에최고봉정상에서게된것이다.

1차공격이성공리에끝나자이번에는3명의대원으로만구성된2차공격조가선발되었다.그리하여장부대장과정승권,장병호대원은9월29일새벽3시40분마지막캠프를떠나6시간20분만인오전10시에또다시최고봉정상을밟았다.2차등정까지끝나자한국대는마지막과제인로체봉등정을본격적으로준비했다.등정조는정호진,임형칠,박쾌돈,박희동등4명의대원이었다.여기에남선우등반대장이에베레스트를단독으로오르기로계획을세우고올림픽폐막일인10월2일을디데이로잡았다.

드디어10월2일새벽각캠프를떠난에베레스트와로체공격조들은정상을향해출발했다.그로부터7시간뒤인9시에로체봉팀이먼저정상에섰고에베레스트에단독으로나선남대장은10시20분에지구의용마루를밟았다.대산련팀의에베레스트-로체연속,동시등정은한국대가그간히말라야에서행한극지법등반중에서가장모범적이면서큰성과로평가받았다.

울산팀다울라기리산군3개봉섭렵

울산합동다울라기리6봉-구르자히말원정대



울산지역산악인들이합동으로추진한다울라기리6봉-구르자히말원정대는88년7천미터급원정대중에서가장풍성한수확을거뒀다.이팀은2개봉에도합8명의대원을올렸는가하면그에앞서구스퉁북봉(6,529m)까지올라3개봉연속등정이란새기록을수립했다.원정대는신영철대장(37)의지휘아래라형곤(33),이상호(29),남봉희(28),황원철(25),손경득(24),국형진(24),김광영(25),이승환대원(23)등대산련경남울산지부회원9명으로구성되었다.

울산산악계는85년이지역최초의히말라야원정에서히말출리북봉(7,371m)을초등정하는성과를올렸는데그여세를몰아이번에는7천미터2개봉동시등정이란야심찬계획을세우게되었다.이들이목표로한다울라기리6봉(7,268m)과구르자히말(7,193m)은네팔중부의다울라기리산군에서남과북으로이웃하고있는봉우리로중동산악회가오른추렌히말과도가까이있었다.다울라기리6봉은70년에일본대에의해초등정된후4번등정되었고,구르자히말(GurjaHimal)은역시일본대에게69년에초등정되어전부6번의등정이있었다.

울산팀은8월30일4,750미터지점에베이스캠프를건설하고9월2일부터등반을개시해4일간격으로6일제1캠프(5,370m),10일2캠프(5,760m),14일3캠프(6,150m)를전진시켰다.그리고9월25일제4캠프(6,800m)를설치하면서정상공격준비를마쳤다.이보다앞서9월19일에는구르자히말의서쪽에있는구스퉁북봉을신대장과이상호,이승환,손경득대원이8시간40분만에올랐다.

9월26일새벽5시52분두개조로나뉘어진1차공격대원들이양쪽봉의정상을향했다.날은맑았지만바람이몹시부는가운데전진은계속되어마침내다울라기리6봉에남봉희대원과셀파1명이,구르자히말에는이상호,이승환대원과셀파1명이2시간간격으로각각올랐다.
원정대는여기에만족하지않고9월27일두번째정상공격조로하여금다울라기리6봉을공략케해손경득,국형진,김광영,이상호,이승환대원과셀파1명이또다시정상에서는데성공했다.이상호,이승환대원은7천미터두개봉을하루간격으로등정하는기록을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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