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대는카라반도중화재로인해2톤의물자를소실하면서우여곡절끝에10월25일베이스캠프(4,700m)를구축했다.물자가부족한이들은서둘러루트공작에들어갔고11월5일에는7,800미터지점에한동의텐트로네번째전진캠프를설치할수있었다.이어서다음날부터세차례나정상공격을시도했으나혹심한추위와강풍은이들에게정상의문을열어주지않았다. 이날도영하40도를밑도는추위와강풍으로인해공격시간을5시간이나늦추다가오전9시에야정상으로향했다.계속적인등반으로피로에지친공격조는많은시간을소모한끝에오후4시10분드디어다울라기리정상에올라섰다.정상은짙은개스로덮여있어아무것도조망할수없었다.이들은워낙늦은시간에정상에도달했기때문에하산도중날이어두워져부득이비박을해야만했다.이비박에서최태식대원은발가락에동상을입고귀국후8개의발가락마디를절단해야만했다.원정대는당초목표인투쿠체(6,920m)에도공격조를보냈으나서봉(6,837m)을등정하는데그쳤다.
참가대원은조대장외에이종태단장(50),김기병(54),최태식(28),윤대효(32),서성수(29),전재영(29),이상헌(28),박세철(23),김효장(22),류일근(28),이상태대원(27)등모두12명이었다.이들은본래겨울철입산허가를받았지만11월을택해등반을하기로하고관광성과협의를마쳤다.
일단베이스캠프로후퇴한한국대는팀을정비하여11월14일최태식대원과두셀파로하여금마지막이될지도모르는정상공격을단행케했다.
이산은64년봄일본대가고줌바빙하에서남서릉을통해초등정한후22년만인86년에야프랑스대가도전해재등정을이루었다.이산에이와같이등반대가찾아들지않았던것은애매한높이때문이다.7천미터급에서는최고봉이지만8천미터급수준의등반과물자가요구되기때문이다.
원정에참가한대원은82년고줌바캉대원이었던양화석대장(40)을비롯해서오광석(32),정두환(30),민병남(29),심염보(27),신영석(26),연헌모(25),이혜자대원(27)등모두8명이었다.이들은예정보다늦은10월2일에고줌바빙하에베이스캠프(5,300m)를건설하고등반을개시,7일제1캠프(5,800m),12일2캠프(6,400m)를설치했다이어서17일남서벽의새로운루트에3캠프(6,900m),22일4캠프(7500m)설치를마쳤다.
그리고10월24일정상공격조로선발된심염보,연헌모대원이두셀파와함께5시간20분의등반끝에오후12시40분마침내7,952미터의정상에올라섰다.이산의세번째등정인동시에가을시즌으로는첫등정이었다.이들은남서벽의1,500미터구간에새로운루트를개설함으로써한국원정대의새가능성을제시했다.
이영철대장(29),신인식(30),황계복(29)대원등소규모원정대로꾸려진한국대는9월6일베이스캠프(4,600m)를설치했다.15일에는신대원과두셀파가남벽밑크레버스지대를돌파해암릉으로올라서는데성공했고,계속해서낙석과눈사태지역을횡단해남서릉시작지점에제2캠프(5,700m)를건설했다.
2캠프를건설한후에악천후가닥쳐1주일이나계속되었다.9월23일쾌청한날씨를틈타6,100미터능선상에3캠프를설치했고,25일새벽4시신인식대원과셀파1명이출발,12시30분에정상에올랐다.82년에있었던부산학생산악연맹의파빌봉원정대에두대원을파견한바있는석봉산악회는그후단일팀원정을추진해소규모인원으로개가를올린것이다.
이로써6개팀이출사표를던진가을히말라야원정은5개팀에서8개봉우리를등정하는대성과를올리면서막을내렸다.특히이시즌은에베레스트를비롯로체,다울라기리등3좌의8천미터급산에서11명의등정자를배출함으로써88년성과를이루는데크게기여했다.
이해겨울시즌에는전부13개의외국등반대가네팔히말라야를찾았는데이중한국대가3개팀을기록해또다시겨울최다파견국이되었다.
눕체북서봉은쿰부빙하에서볼때날카로운모습으로솟아있어도저히등반이불가능할것같은험봉이다.본래주봉(7,855m)은61년초등정된이래79년에야두번째등정이있었고,북서봉은77년과84년두차례등정이이루어졌을뿐인데겨울철에는그누구도뜻을이루지못하고있었다. 한국대는11월28일쿰부빙하위에베이스캠프(5,220m)를건설했다.겨울로접어들기시작한히말라야의날씨는하루가다르게변해가고있었다.기온이급히떨어지기시작했고거센바람이불어텐트밖에오래머물지못하는날이많아졌다.그런가운데서도이들은22일간북서릉의날카로운리지위에4개의캠프를전진시켰다.12월1일(5,800m),9일2캠프(6,800m),12일3캠프(7,100m),14일4캠프(7,400m)가설치되었다. 앞의팀은오후1시경에어느봉우리에도착했으나그곳은정상이아니었다.그곳에서바람과싸워가며1시간을더가서야마침내정상에올라섰다.눕체북서봉동계초등정이이루어지는순간이었다.전봉곤대원은이때정상을불과10여미터남긴곳까지올라와있었으나대원들은그를기다릴수가없었다.전봉곤은살기위해정상을버리고그들과합류했다.그렇게시작된대원들의하산길은그러나결코순탄하지않았다. 전봉곤대원은피켈을잡을수없을정도로손가락에물집이잡혔으며,두터운비브람속의발가락은이미감각을잃어버린지오래였다.참으로고통스러운하산길이2일간이나계속되었다.대원들은동상보다는당장폭풍설과추위속에서목숨을부지하는일이더급했다.12월24일크리스마스를하루앞두고등정대원모두가어렵게베이스캠프로생환했으나동상을입은대원들에게는불행한결과가기다리고있었다.초기에동상을치료받지못한대원들중전봉곤대원은손,발가락전부와코까지잘라내야하는희생이뒤따랐고배현철,김화곤대원도손과발가락의일부를포기해야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