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마지막밤,그리고`잊혀진계절`
“지금도기억하고있어요.10월의마지막밤을…”‘10월의마지막밤’에어김없이생각나는이노래‘잊혀진계절’엔무언가특별한것이있다.1980년대에가수이용을톱스타의위치에올려놓은‘잊혀진계절’답게이노래는최근김범수ㆍ서영은ㆍ화요비등많은신세대가수에의해리메이크됐다.그렇다보니이곡이가수이용의노래라는것을아는신세대는그리많지않다.마치‘거위의꿈’이오직인순이의노래라고,‘소녀시대’가소녀시대의노래일뿐이라고생각하는것과마찬가지다.
그런의미에서최근가요프로그램에신혜성과이용이함께출연해이노래를부른것은나름대로의미있는일이다.매년이맘때가되면라디오프로작가들을가장고민하게하는노래이기도하다.‘잊혀진계절’을들려달라는청취자들의사연이넘쳐나기때문이다.하지만이전프로그램에서빼놓지않고들려줬던이노래를또목록에집어넣는일이쉽지않다.그래도작가가청취자를이길수는없는법이다.때문에우리는10월31일라디오를켜면하루종일‘잊혀진계절’을듣게되는셈이다.
가수이용자신은10월의마지막밤이1년중어느날보다고맙게느껴지지않을까.실제로최근인터뷰에서그는“31일에6~7개서울ㆍ경기지역의행사에초대가수로섭외돼있다”며“‘잊혀진계절’이발표된지올해로25주년이됐는데노래의수명이짧아진요즘가요계를지켜보면서내게평생을함께할만한곡이있다는것에대해더욱기쁜마음을가지게됐다”고말하기도했다.이노래를무엇보다특별하게만드는것은듣는사람들의가슴에자리잡은‘이룰수없는꿈’이다.
찬바람이불기시작하면서가슴한구석이시리고어깻죽지가스산한날“언제나돌아오는계절은나에게꿈을주지만,이룰수없는꿈은슬퍼요.나를울려요”라는가사를읊조리면서떠올릴누군가가있다는것이쓸쓸하지만낭만적이다.하지만청소년들에게10월의마지막밤은‘잊혀진계절’보다는‘에이스데이’로더친근한모양이다.1990년대강원도태백에서시작됐다고하는에이스데이는말그대로‘에이스’라는한국내제과업체가시판중인과자를친구끼리주고받으며우정을새기는날이다.
-중앙일보김윤미기자-
10월의노래,잊혀진계절
10월의마지막밤을…..일찍이"영원의디딤돌"이란시집을출간하고도이름앞에’시인’이란타이틀보다는’작사가’로만알려져왔던박건호씨그가가사를쓰고이범호씨가곡을붙인’잊혀진계절’은이용씨가불러널리사랑받고있는곡이다.만나면항상버릇처럼’쓸쓸한표정’을짓는그녀가부담수러워지기시작할무렵그는’오늘밤그여자와혜어지면다시는만나지않으리라’,고다짐을하면서대취했다는것이다."이분을흑석동종점에내리게해주세요."그녀는취한박건호씨를버스에태우며안내양에게이렇게당부하더란다.그러나그는다음정거장에서바로내려버렸다.
"여긴흑석동이아니에요"안내양의제지를뿌리치고그는버스가오던길로내댤렸다.뭔가’할말’이있는것같았다.아니,말도하지않고헤어진다는것에뭔가죄를짓는것같은자책감도들었다.동대문에서창신동으로꺾어지는지점쯤에서우산을쓰고걸어가는그녀의뒷모습이보였다.급하게뛰어온그는숨도고르지않은채그녀앞으로달려가’마라톤항의전령’럼외쳤다."정아씨!사랑해요."그한마디를던지고오던길로다시뛰었다.왠지쑥스러웠고,그녀의그다음말이두려웠다.그것이마지막이었다.아쉬운이별…"지금도기억하고있어요.시월의마지막밤을…뜻모를이야기만남긴채우리는헤어졌지요…"
1987년초가을무렵,박건호씨는’그날의느낌’을새겨넣은가사를이범희씨에게넘겼다.그가이가사를쓸무렵은마음이몹시도춥고외로웠다고한다.그에겐차라리’잊고싶은계절’이었다.젊음의열병과사랑의시련,그리고현실적인장벽이그의섬세한감성을한없이짓밟았던것이다.이노래는당시무명의신인가수였던이용씨가취입해그를부동의스타로올라서게했고,작사가였던그에게는그해KBS가요대상(작사부문)과가톨릭가요대상(작사),MBC초고인기상등상이란상을모두휩쓰는영광을연겨주었다.
’10월의마지막밤’은사실구월의마지막밤상황을레코드발매시기에근접시키느라그렇게꾸민것이라고한다.10월의마지막밤…아련했던사랑의추억을그리며’이용’의’잊혀진계절을’감상하시길바랍니다.지금도기억하고있어요시월의마지막밤을/뜻모를이야기만남긴채우리는헤어졌어요./그날의쓸쓸했던표정이그대의신실인가요./언제나돌아오는계절은나에게꿈을주지만,/잊을수없는꿈은슬퍼요나를울려요./그날의쓸쓸했던표정이그대의진실인가요./한마디변명도못하고잊혀져야하는건가요./언제나돌아오는계절은나에게꿈을주지만,/이룰수없는꿈은슬퍼요나를울려요./
내마음을울렸던그노래
1981년5공정권이들어서자마자.’궁풍81대학가요제’에서’바람이려오’로금상을수상하고KBS’젊음의행진’이라는가요프로그램으로첫방송데뷔를한후1년여만에’잊혀진계절’로당당히가수와에오르며3개방송사가요프로그램’가수왕’을싹쓸이했던가수이용은그당시한국가요계의’영원한오빠’조용필을맞상대할만한대항마로서는그뿐이었다고한다.하지만1985년에가요계를잠시떠나있기로했고,일신상의이유를들어미국템플대음대3학년으로편입해서유학을훌쩍떠났었다.
1980년대후반쯤에아버지의별세로다시귀국을했던것으로기억한다.하지만아직까지도많은이들이10월의마지막밤만되면어김없이자연스레가슴을파고드는’잊혀진계절’을떠올리곤한다."지금도기억하고있어요.10월의마지막밤을…"노래의가사처럼’잊혀진계절’은10월의스테디셀러(steadyseller)송으로영원히기억되고있는것이다.이침부터저녁까지열번이고백번이고반복해서라디오를타고흘러나와도이를탓하는이는아무도없을것이다.또한지겹다고하는이도아무도없을것이다.
해마다10월의마지막날은늘이럼상황이빚어지고있으니까…..그래서매년10월31일이면전국방송망을통해100회이상씩흘러나옸다고한다.올해로이노래가나온지25년째가된다고한다.몇년전의일이었다.차창밖에는가을비가추적거리며내리고있었다.그비는나의쓸쓸한마음을더욱아스라히만들었드며,퇴근길밀리는차량들속에서지루함이나달래보려고라디오를틀었다.그순간너무나도귀에익은아름다운선율의내기억속에서잊혀진듯했던노래한곡이흘러나왔다.
"지금도기억하고있어요,10월의마지막밤을…"그노래는순간적으로나의모든마음을흔들어버리고말았다.세상에서그렇게아름다운노래를들어본적이없는것같았다.바로그날이10월의마지막날이었던것이었다.해마다각종음악프로그램에서이날만되면어김없이이노래를틀어주곤했다.흥얼거리며노래를따라부르다가나도모르게뜻모를눈물한방울이뜻모를그리움의족각들과함께흘러내리는것이었다.그그리움의정체를알수가없었다.그저그렇게소리없는눈물이내뺨을적시고있었을뿐이다.
잠시후그노래가끝나고다른노래가흘러나오기시작할무렵난라디오를꺼버렸다.그노래의진한여운에서벗어나기가싫었던것이었다.차창밖으로떨어지는빗물역시도내게는마음의눈물인양알맞게떨어진그날의분위기는나를한참이나쓸쓸하게만들었다.매년이맘때면어김없이찾아와아련한추억들과그리움을던져주는10월의노래’잊혀진계절…’은오해에는또어떤그리움으로나의심금을울려주려는지…오늘만은한번,두번,열번자꾸만듣으며,지난추억속으로빠져들곤한다.
-‘아티스트’님의블로그’언제나째즈처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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