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정한 친구 *-


‘진정한친구’

“친구가많다며무위도식(無爲徒食)하는아들을걱정하던아버지가

어느날아들에게진정한친구가몇이나되느냐고물었다.

아들은만나는수많은친구모두가진정한친구라고자랑한다.

아버지는아들에게친구들의우정을시험해보자고하였다.

아버지가시키는대로아들은돼지한마리를잡고

거적으로싸서지게에지고밤늦게친구들의집을찾아갔다.

그리고‘실수로사람을죽였으니도와달라’고사정했다.

그러자믿었던친구들중문을열어주는친구는단한명도없었다.

이번에는아버지가지게를지고친구를찾아갔다.

아버지의단한명인친구는크게걱정을하며얼른문을열어주었다.”

열친구보다진정한친구한명이낫다는교훈적인이야기가있다.

잘나갈때에는친구를자처하는사람은많다.

그러나어렵고힘이들때를함께해줄진정한친구는드물다.

진정한친구는단한명만있더라도행운이요행복이다.

‘사랑을받고자하거든사랑을먼저주라.’고했다.

진정한우정을바란다면먼저다가서며

진심을보이고아낌없이주어야한다.


사심을버리고진솔하게대하며동고동락(同苦同樂)하다보면

저절로우정이쌓인다.우정은무슨계약을맺듯

서로만나다짐한다고갑자기생기는것이아니다.

마치작은겨자씨가발아되고자라나커다란나무가되고

열매를맺듯이서로간의노력과만남속에서

싹이트고자라며드디어결실을맺게되는것이다.


아직사리분별력이떨어지고쉽게물들며해야할일이많은

청장년이라면모르겠다.그러나적어도진정한친구를

진심으로사귀기를원한다면

불교의분류방식에따라친구를나누어사귈수는없다.

어떤부류의친구는사귀고어떠한친구는

멀리하거나배격할것인가.

친구는그냥친구이다.

이용하려덤벼도친구요,계산적이더라도친구요,

한없이관대해도친구요,

아낌없이도움을주는친구도친구다.

“착한사람은바른일만생각하고

나쁜사람은남속일궁리만한다.”지만,

친구가친구에게해코지하는경우는드물다.


친구는어떻게분류할수있을까.

불교에서는4가지의부류로보고있다.

첫째,‘꽃과같은친구’,

즉꽃이피어서예쁠때는그아름다움에찬사를아끼지않으나

꽃이지고나면돌아보는이하나없듯자기좋을때만찾아오는친구.


둘째,‘저울과같은친구’,

즉저울은무게에따라이쪽으로또는저쪽으로기운다.

그와같이나에게이익이있는지없는지를따져

이익이큰쪽으로만움직이는친구.

셋째,‘산과같은친구’,

산이란온갖새와짐승의안식처이며멀리보거나

가까이가거나늘그자리에서반겨준다.

그처럼생각만해도편안하고마음든든한친구.

넷째,‘땅과같은친구’,

즉땅은뭇생명의싹을틔워주고곡식을길러내며

누구에게도조건없이기쁜마음으로은혜를베풀어준다.

한결같은마음으로지지해주는친구이다.


흔히말하는‘친구’란대개는‘꽃과같은친구’일것이다.

잘나가는사람의주위에는초대하지않아도문전성시를이루며

친구를자처하는사람들로붐빈다.

권세든,돈이든,힘이있는사람들의애경사만가보아도

그위세를금세눈치챌수가있다.

꽉들어찬조화와북적거리는사람들,

안면만있어도친분관계를내세우며나타나

눈도장을찍으려기다란줄을서고있다.

부조(扶助)도그렇다.

애경사에건네는부조는말그대로십시일반

작은도움이라도주고자하는물건이나돈이다.

그러므로없는사람이더필요하다.

그런데도있는집의애경사에더많이하게된다.

이것이세상인심이다.

선출직공직자들이가장비참할때는선거에서패배한때라한다.

Vaevictis!

낙선자는보통한두달,길게는1년이넘도록비참하단다.

당선가능성이있던후보시절에는밀물처럼모여들었던인파가

낙선하자썰물처럼떠나더라는것이다.

사회활동을하면서사귀게되는대부분의친구관계가그렇다.

잘나가는사람,힘있는사람에게모이게되어있다.

심지어초중고대학의동창생도그렇다.

그러나이러한현실을너무서운해할이유는없다.

그러려니하며그대로인정하고마땅히받아들여야하는것이다.


약삭빠른우정이있다.

‘저울과같은친구’는친구라면서먼저계산부터한다.

주판알을튕겨보아이익이되면절친한친구요

그렇지않으면그저아는사이요

손해이다싶으면모르는사이이다.

시소(seesaw)처럼우정이이리쏠리고저리쏠린다.

이러한친구의공평관념은매우편의적이다.

자신이가지지못했을적에는차등이공평이라우기다가도

가진자측에끼게되면공평을내세워따진다.

매사를계산하고.오랜만에만나쓴소주한잔나누는데도

이용가치가있거나그렇지못하면,

분담능력이라도있는친구끼리만어울린다.


맏형같고어버이같은‘산과같은친구’.

세상살이고달프고하는일마다꼬일대로꼬여

답답하거나우울하거나방황할적에

스스럼없이찾아가진솔한대화를나눌수있는친구.

때로는투정부리듯토로하는넋두리같은하소연도

진지하게들어주는믿음직한친구.

언제나싫은기색조차없다.

크고작고맑고흐린강물을끝도없이받아주는

바다처럼묵묵히받아주고편히쉬게해준다.

썩어악취를풍길것같은바다속의정중동(靜中動),

그러나보이지않게움직이며그안의모든생명체에게

살아갈수있는자양분을주는어머니의품과같은존재,

그러한존재가바로산과같은친구이다.


포숙아가그랬던가.‘땅과같은친구’,친구의잘못과

단점을감싸고돌면서친구가자신을딛고올라설수있도록

아낌없이주는친구.이러한친구를갖는복은천운이다.

관중의고백,“나를낳아주신분은부모이지만

나를알아준사람은포숙아다(生我者父母知我者鮑淑牙).”

그러나포숙아와같은친구를둔관중을부러워함은

그자체가이기심,사심이없는우정의소유자만이

포숙아와같은친구를얻을수있다.


‘꽃과같은친구‘에게서는각박한세상의인심이무엇인지를배우고,

’저울과같은친구‘는세상에공짜는없다는꾀바른처세술을배울수있다.

’산과같은친구‘는애타심(愛他心)과관대함을가르치고,

’땅과같은친구‘는아낌없이주는법과고마움과감사하는

마음을가르치며,그리고행복을준다.

그러므로이래저래어떠한부류이든친구를기피할이유는없다.

친구를사귀는일은적극적이어야한다.

“좋은친구가생기기를기다리는것보다

스스로가누군가의친구가되었을때행복하다.”(러셀).

서로만나격의없이어울리다보면

좋은우정이쌓일수있는것이다.

친구는자주어울려야친구이다.

-좋은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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