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말라야 원정등반] 안나푸르나 팡봉 2. *-
▲C5-정상구간의리지.바로앞의칼날능선을지나저위설원에C5가점으로보인다.

고정로프끊어지며대원또다시추락

2차등정시도를위해일단나혼자C3까지올라가게되었다.그날은내컨디션이너무좋았다.힘들게12시간을올라갔을때와는달리7시간20분만에C3에도착했다.휴식을취하며몇시간이흐를즈음다른대원들이올라왔다.그중이종헌대원(의료)은박봉하대원을간호하기위해밑으로내려갔다.다시공격을결정한대장의결단력은정말대단하다.

예정대로이학영,최찬규,나3명과셰르파3명은C4로출발했다.나는선두에서서빠르게치고나갔다.그런데갑자기이학영대원이나를부르며돌아오라고손짓했다.무슨일이벌어진걸까.사람숫자가모자랐다.설마!저밑에검은색점3개가움직이고있었다.최찬규대원이고정로프가끊어지며350m정도추락한것이다.선박용로프가아닌,더좋다는새로나온짠로프로준비했는데이게끊어질줄이야!하늘에대고한숨을쉬며한탄했다.무전으로최찬규대원은괜찮다고전해들었다.하지만괜찮다는게말이되는소리인가?350m를날랐는데-.

우리는C3로돌아가다시텐트를쳤다.텐트안은완전히분위기가가라앉았다.그때대장의무전이왔다.모든캠프대원들은일단몇시간잠을자라는지시였다.그리고몇시간후,다시무전기가울리며“다들잘듣기바란다”로시작해서“분위기가좋지않지만마지막으로한번더하자.이대로다포기하고내려가면너무억울하지않냐?박봉하,최찬규대원이사고가난상황에서정상공격을하는것이정말유감이지만용기를내어한번더해보자”라고말씀하셨다.

대장의가늘게떨리는목소리를들으니내가꼭가야겠다는생각이들었다.물론그전에는기가많이꺾여있었다.더불어박봉하,최찬규대원의애정어린격려무전을받고내일을준비했다.

다음날아침,이학영,서석근대원이아침밥을맛있게해주었고나는힘을내서C4를거쳐최종캠프까지올랐다.마지막캠프의두텐트중하나는다부셔지고한개만무너질듯말듯모습만유지하고있었다.텐트를보수하고안으로들어가서휴식을취했다.

다음날‘여기까지온것은저기보이는저시커먼봉우리위에오르기위해서다.내가우리멤버모두를대신해서꼭오를것’이라는각오를가지고텐트를떠났다.매일바람이강했지만오늘은유달리더욱세게느껴졌다.가는길에바람에밀려서다섯번이나주저앉아버렸다.다시한번마음을다잡고오르기시작했다.전보다웬지더힘들게느껴진다.그래도이제더이상후퇴는없다!

전에끝냈던부분에서다시등반을이어갔다.200m짜리로프한롤을다쓰고,조금잘라서가지고간로프를사용하려고꺼냈다.그런데그로프가엉켜버렸다.그로프를풀려고1시간정도를소비했다.그때아마동상기가좀더심해진듯하다.

다시등반을시작했다.바로앞에있을줄알았던정상은더멀리도망갔는지보이지않았다.40m정도올라가니눈앞에믿을수없는장관이펼쳐졌다.셰르파들과부둥켜안고흐느꼈다.이곳이정말안나푸르나팡의정상이란말인가!감격의눈물이났다.해발7,647m의정점,11월29일오후1시40분(현지시간)이었다.

▲벽을향해아이스폴지대를가로질러낸루트의설릉위에한대원이서있다./제3캠프로가기위해벽을오르는대원.빙하저건너편에명봉마차푸츠레가뵌다.

대장,대원들부둥켜안고감격의눈물

팡은안나푸르나내원의거의중앙부에있기때문에모든봉우리들이다보인다.이경치는정말무엇과도바꿀수없는값어치를가진다.그감동의시간을만끽하고조심스레하산을시작했다.내려가는길이올라가는것보다더욱조심스러웠고,체력또한많이소진된상태여서겁도났다.내려오는중에사랑하는가족들과우리멤버들,친구들,원정을도와주신분들이많이생각났다.

최종캠프에도착해서소식을베이스에무전으로알렸다.너무도좋아하시는선배들덕에내기분이더욱더좋아졌다.푹쉬라는대장의말을듣고잠자리에누웠는데,정상에오른감격때문에잠이잘오지않았다.내인생에다시는못올순간처럼영원히잊지못할것이다.

아침일찍텐트를걷어서배낭에넣고중요한장비들을챙겨서하산을시작했다.C4에들러중요한장비들을더챙기고,C1까지단번에내려왔다.C1에도착했을때모든대원들이나와서반겨주었고,눈물을흘리지않을수없었다.그중에박봉하,최찬규대원을봤을때는더욱더눈물이나왔다.안부를묻고상태를물어보니전보다좋아진것같다.내일헬기가와서후송한다고했다.우리도역시내일모두하산한다고들었다.

▲정상에선박수석대원(왼쪽)과왕디셰르파.안나푸르나4봉쪽을바라보고촬영한것.

이제드디어베이스캠프로내려가는구나.안도의한숨이계속나왔다.빨리가서대장을뵙고싶었다.국내에있는보고싶은사람이자꾸만머릿속을떠나지않았다.C1에서의마지막날은아침부터분주했다.드디어헬기가도착,부상한두대원을실어갔다.내려가는길은많이변해있었다.크레바스가더벌어지고빙탑들이무너져있었다.2시간정도내려오니기대하던베이스캠프에도착했다.

대장을끌어안고흐느껴울었다.홍성욱대장은“막내인네가강원대산악회의숙원인안나푸르나팡의마지막점을찍었다!17년을우직하게한곳만바라보며모든것을팽개친미련한우리네의모든회한이노출된이곳,안나푸르나팡동벽~남릉개척등반을마무리했다”며“지금은잘모르겠지만앞으로이등반의성과가얼마나큰것인지실감할수있을것”이라고말했다.10년전이곳에서유명을달리한고김여훈대원의이름을따서우리는우리가새롭게완성한이길을달과여훈길이라고명명했다.

▲제2캠프로가고있는대원들.사진의왼쪽구석위능선상에제3캠프,그다음오른쪽으로능선을따라4,5캠프를설치했다.사진중앙부오른쪽옆의피라미드모양의봉이팡봉최정상이다.

안나푸르나팡봉동벽~남릉루트

강원대팀,‘17년간세번시도’끈질긴투혼발휘

강원대산악회의박수석대원과셰르파두명이함께오른안나푸르나팡봉의동벽~남릉루트는1.4km의벽등반과4km(실거리6km)의설릉을통과해야하는전인미답의길이다.팡봉은등정자체가어렵기로도유명한봉으로,79년이탈리아원정대이후12개원정대가시도했으나80년오스트리아대만성공했을뿐강원대팀(단장류재형)에게두번째로발길을허락한난공불락의봉우리다.

오스트리아원정대는강원대원정대가오른루트의반대쪽에서정상으로바로이어지는능선을통해등정을이루었다.이루트에비해강원대팀이오른동벽~남릉루트는한결위험하고어려운것으로평가된다.6km에달하는긴리지를통과해거봉등정을이룬예는등반사상희귀한사례이기도하다.

강원대산악회는개교60주년,산악회창립50주년기념으로 이번원정길에올랐으며,등반개시45일만인11월29일오후 1시40분(현지시간)7,647m의팡정상에올랐다.

강원대산악회는91년1차원정에서벽을통과,6,400m지점

까지도달한바있고,97년2차원정에서는7,200m까지진출

했으나김여훈대원을잃는아픔을겪었다.그후17년이지

난이번3차원정에서꿈을이루었다.추락해어깨골절상등

을입은박봉하대원은일주일간입원치료후퇴원했으며,최

찬규대원은동상치료중이다.

이번원정은강원도를비롯해하이원리조트,GTB강원민방,

춘천시청,스벤손코리아,영원무역등이협찬했다.

글/박수석등정대원.사진/강원대산악회
-월간산[458호]2007.12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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