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서의저자밥돌은미국공화당의대통령후보에까지올랐던정치인이다.이책은그가미국대통령을유머감각을기준으로평가하고에피소드를나열한것이다.미국의대통령은현직조지부시를포함하여모두42명이다.이42명중우리에게친숙한사람은열손가락을넘기가힘들것이다.

그누가체스터아더나그로버클리블랜드,그리고워런하딩을알것인가.(영화다이하드3를주의깊게본사람은브루스윌리스가21대대통령체스터아더의이름에착안하여범인에대한단서를포착하는장면을기억할것이다.)

저자는위대한대통령은또한탁월한위트를지녔다고말한다.대통령도사람을웃겨야하느냐고묻는이들도있겠지만,저자는이에대해보다진지한이유를제시하고있다.

세계에서가장스트레스가많은대통령직을수행하는데웃음은감정적인안전밸브다.링컨은전쟁으로만신창이가된암흑기에"나는울면안되기때문에웃는다"라고말했다.(중략)‘웃을수있었다’는사실이야말로가장비인간적인압박속에서피어난인간성의정화를웅변한다(본서27쪽).

미국대통령연구가인네이선밀러는’미국의최악의대통령10인(Star-SpangledMen:America’sTenWorstPresidents)’이라는책에서대통령의업적에대한순위를매겼다.이평가순위와밥돌의순위를비교한결과0.534라는상관계수가나왔다.유머있는대통령이높은평가를받는다는저자의주장은근거가있다고할것이다.

■<대통령의웃음>

미국대통령의이야기를보고포복절도하기는쉽지않아보인다.유머가전달되려면문화와언어의장벽을극복해야한다.번역자도다수의에피소드가우습기는커녕의미파악도힘들었다고실토하고있다.또한이름도처음듣는낯선대통령의낯선유머를보고웃는다는것도만만치않은일이다.본서는대통령의유머순위에따라에피소드를제시하였으나대부분이름이생소한한국독자들에게는역사의흐름에따라중요한대통령의에피소드를살펴보는것이좀더이해가쉽지않을까한다.

1)국가형성기(1789~1829):초대워싱턴부터6대애담스까지,
워싱턴이우스갯소리를한사례는그다지많지않다.우리에게잘알려진사과나무사건에서나타난그의고지식한모습은장군이된후에도그대로유지된다.독립전쟁시요크타운에서영국군을물리친미국병사들은신나는축하를기대했다.그러나…워싱턴장군은말을타고부대를오르락내리락하면서부적절한집단행동을금지시키며이렇게선언했다."후세가우리를위해환호성을지를것이다."(본문240쪽)

건국시조로의마지막인4대메디슨(JamesMadison)은독립전쟁후30년만에영국과다시전쟁을벌여승리,미국국민의자부심을고취시켰다.그의유일한유머라고할만한이야기는이전쟁과관련이있다.밀린임금지불을요구하는병사들의반란위협을피하려고의회는회의장소를옮겼다.어떤사람이,그것은궁극적해결책이아니라’반짝효과’에불과하다고비판하자…"그렇습니다."매디슨이대답했다."그렇지만반짝였습니다."(본문346쪽)

2)팽창기(1829~1850):7대잭슨에서12대테일러까지,
이시기에미국은서쪽으로팽창하여텍사스와캘리포니아를차지하고태평양연안에도달하였다.7대잭슨(AndrewJackson)은,앞선여섯명의대통령이모두워싱턴의각료출신이거나신흥귀족인데반해,천애의고아로서자수성가한인물로’잭슨민주주의’곧보통사람의민주주의전통을세웠다.밥돌은"말이아니라,총이그가선택한무기였다"고평했다.

임종을맞으면서잭슨은어떤회한이없느냐는질문을받았다.그노인은’있다’고대답했다."헨리클레이를총살하지못하고존캘훈을교수형에처하지못한것입니다."(둘은모두잭슨의정적이었다.)(본문328쪽)

9대해리슨(WilliamHenryHarrison)은전쟁영웅으로서국민의인기를의식하여재킷을벗고빗속에서취임연설을하다가한달만에감기에걸려죽었다.전쟁영웅이대통령이된경우대통령으로서의업적이그리높지않다는징크스가이때생긴것일까?

3)분열과모순(1850~1901):13대필모어부터25대매킨리까지,
이시기는남북전쟁과그이후성장통(growingpains)을겪는고난의시기다.이시기에링컨과같은걸출한유머의대가가나온것은저자도지적한바와같이우연이아니다.이시대를대표하는링컨은격의없고소탈한대통령이었다.그는모욕을당해도쉽게화내지않았으며도리어이를웃음의소재로삼을수있었다.그는자기인생을회고하며이렇게말한다."나는많은조롱을견뎌왔고친절한대접도많이받아왔습니다.그렇다고조롱이크게악의가있던것은아니었습니다.또친절한대접이라고해서조롱기가전혀없는것도아니었습니다."(본문57쪽)

그의평생숙적더글러스가그의이중성을비난하며’두얼굴의사나이’라고비난했다.링컨은청중에게말했다."만일제게또다른얼굴이있다면지금이얼굴을하고있을거라고생각하십니까?"(본문30쪽)남북전쟁후국가를재통합하는임무가후대에주어졌다.

이어려운시기에대통령을역임한인물중하나가20대가필드(JamesA.Garfield)이다.그는당선직후각료를선임할때남북간균형인사에고심하며"북부기후에도견뎌낼목련꽃찾기"가어렵다며한숨을쉬었다.그는암살당했으나미국은이후국가통합에성공하고20세기전반의비약적성장을위한토대를달성하게된다.

4)근대화기(1901~1945):26대루즈벨트부터32대루즈벨트까지,
이시기는미국이두차례의세계대전을겪으면서세계의강자로부상하는시기이다.두명의루즈벨트가이시기의시작과끝을장식한다.26대시어도어루즈벨트(TheodoreRoosevelt)의딸앨리스는목에애완뱀에밀리를감고백악관중앙계단밑에숨었다가방문객을놀라게했다.대통령은다음과같이말하곤했다."나는미국대통령이될수있습니다.또앨리스를통제할수도있습니다.그러나둘을한꺼번에다할수는없습니다."(본문100쪽)

1차대전을치러낸28대윌슨(ThomasWoodrowWilson)은지적이며세련된유머를구사했다.그는골프를다음과같이정의했다."제멋대로나가는공을목적에잘맞지않게만들어진도구로잘보이지않는구멍에집어넣으려고하는효과별무의시도이다."(본문194쪽)

그는1차대전종전후패전국에과중한배상금을지불시키려는프랑스의클레망소수상의시도에꿋꿋하게반대했다.클레망소는이렇게말했다."당신은강철심장(heartofsteel)입니다."윌슨이반박했다."하지만도둑놈심보(hearttosteal)는없습니다"(본문196쪽)

32대루즈벨트(FranklinD.Roosevelt)는2차대전을승리로이끌었다.링컨이래가장위대한지도자로추앙받고있다.그는공화당의정적들이자신에대한인신공격을격화시키자,다음과같이응수하여정적들을조롱했다."그들은저나제아내나아들을공격하는데만족하지않습니다…그들은내작은개팔랴(Fala)까지포함시킵니다.물론저는공격당하는데화내지않습니다.우리가족도공격당하는데화내지않습니다.그렇지만팔랴는화를냅니다."(본문97쪽)

5)미국의시대(1945~현재):33대트루만에서43대부시까지,
냉전시대미국은소련과함께세계의양대강국중하나가되었으며베를린장벽붕괴후에는유일한슈퍼파워가되어현재까지그지위를유지하고있다.트루먼,케네디,레이건,클린턴등이이시대미국을이끌었다.트루먼(HarryTruman)은한국전쟁당시맥아더와충돌하여그를해임시켰는데후에이렇게말했다."나는맥아더가대통령의권위를존중하지않으려해서해임했습니다.맥아더가바보같은SOB(SonofBitch)여서그를해임한것은아니었습니다.비록그가그렇기는했지만…"(본문149쪽)

35대케네디(JohnF.Kennedy)는개혁노선으로기업인에게인기가없었다.다음의에피소드가그러한사정을잘말해준다.
경제상황이비관적이라고확신하는유명한사업가가그를방문했다.케네디는방문객을안심시켜주기위해이렇게말했다.
"아무튼,저도대통령만아니라면주식을사겠습니다."그러자그사업가가응수했다."당신께서대통령만아니라면저도주식을사겠습니다."(본문34쪽)

클린턴(BillClinton)이그렉노먼집계단에넘어져무릎을다쳤을때,마침전대통령부시는고공낙하산점프를시도했다.클린턴이이렇게농담했다."이양반이72세인데1만피트상공에서뛰어내려상처하나없이착륙했습니다.저는6인치높이에서넘어졌는데6개월간갇혀지냈습니다."(본문261쪽)클린턴은1996년슈퍼볼우승팀을치하하는자리에서다음과같이재치있게말했다."이일은연두교서발표와함께백악관에서정례적으로시행하는유일한행사입니다.어떤의미에서는더낫습니다.더짧고,그리고공화당반응도없습니다."(본문256쪽)

■리더십에서유머가중시되는시대
유머가감당할수없는고통의크기를반영한다는저자의말은우리를숙연케한다.웃음이많다는것은진지하지않거나경솔하다는것을뜻하지않는다.유머는오히려리더와부하와의심리적거리가짧다는것,공감하는부분이많다는것,다시말해민주주의적분위기를보여주는지표다.

권위주의조직일수록웃음은불경스럽다.마피아조직의두목앞에서조무래기갱들이낄낄대고웃을수있겠는가?웃음은사람간의차이를일시적으로나마잊게해주고리더와부하간에감정적소통을활성화한다.함께웃을때사람들은서로화합한다.

모욕을당해도얼굴을붉히지않고,부하의비아냥거림에대해장단을맞출수있었던링컨은민주주의의아버지라불러손색이없을것이다.우리사회도민주화가지속적으로진전되어왔으나아직도한바탕웃고넘어가기에는불쾌한앙금들이너무많이남아있는것같다.

이제우리도열번째대통령을맞이하게된다.한국도앞으로대통령학이본격적으로형성될것이다.대통령을선택하는사람이든대통령자신이든이제는후세의평가를모른체하기는어려운세상이되었다.이책을통해서유머의순위가업적의순위와밀접한관련이있다는것을깨닫고우리모두몸에깃든엄숙주의를조금이라도털어버렸으면좋겠다.

/서평/김은환수석연구원(삼성경제연구소)
/저자/밥돌/발행일2007/432P/가격￦22,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