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가지않아문득거대한산봉이앞을가로막는다.물론산봉전체가눈에들어오는것은아니지만장대한규모를지닌위용이었다.황산의최고봉인연화봉이다.그러나지금연화봉정상은휴식년에들어있어오를수없었다.우회로로돌아가는길은바위에예쁜통로굴을뚫어편하게통행할수있도록해놓았다.분명자연에인공이가미되었음에도자연스럽게축조한솜씨가놀라웠다.
통로를빠져나오자마자이건또무엇인가.불쑥길게솟구친바위덩어리위에검지손가락하나가돌출된모양이특이하다.소위수기석(手機石·MobilephoneStone)이다.유네스코지정지질공원(UNESCOGeopark)마크가찍힌석판안내문에는‘造型奇特的怪石是黃山地質公園一大特色此巧石形手機’라고적혀있었다.다시말하면,‘만들어진모양이기이하고특이한괴석은황산지질공원의한특색인바,이교묘하게생긴모양이휴대전화같다’고한것이다.그럴듯하다.
산행은물흐르듯계속이어져나갔다.오늘따라길에는사람이많다.진행의오른쪽은연화봉이요,좌측계곡건너맞은편에솟은것이연자봉(蓮慈峰)이다.가파른계단길을한참올라가니시야가탁트이고새로운정경이가슴을열어준다.고갯마루에올라섰다.연화정(蓮花亭)이다.오른쪽위로는연화봉이요,왼쪽은낭떠러지절벽이요,전방의발아래는깊은골짜기인데,그건너편에는다시거대한암봉의큰줄기가뻗어가고있었다.저기가바로일선천(一線天)암릉에서이어지는오어봉(鰲魚峰)인것이다.
가파른계단을내리고돌아가서그암봉으로오르는길이눈에들어온다.그길위에는울긋불긋한옷차림의유람객들이줄을잇고있다.그리로내려가는발아래는백보운제(百步雲梯),절벽을뚫어만든100개의가파른돌계단이구름속을뚫고오르는사다리구실을한다고해서붙여진이름이다.오늘황산에는사람이많다.가는곳마다좌우로줄을서서비껴서가야한다.천하명승황산을찾는내국인은물론사해(四海)에서모여든탐방객이많은까닭이다.
백보운제는가파르고좁은바위계단이다.올라오는사람들의얼굴이초췌하다.절벽에가까운계단을올라오는고통이이만저만이아닌것이다.내려가는발길도위태롭다.조금만발을잘못디디면균형을잃고아래로굴러떨어지기십상이다.
오어봉(鰲魚峰)반석위에서의조망
연화정에서바라본길을따라다시암봉을오른다.오어동(鰲魚洞)표지석이동굴을가리키고있었다.동굴통로를지나니왼쪽위로오어봉이시야에들어온다.길옆절벽에‘大塊文章’(대괴문장)이라고새겨놓은긴붉은색의굵은글씨가눈에들어온다.저거대한바위덩어리가장엄한하나의문장이란말인가.아니면어느문장가의바램이었을까?한편의글을쓰더라도저큰바윗덩어리같은무게있고선굵은문장을쓰고싶은,가슴에울림이오는문구다.
눈앞에는다시새로운천지가전개되고있었다.하늘에는엷은구름이날아가고시공은푸르고청명했다.파란하늘과싱그러운산빛이깨끗하다.저아래보이는숲과건물이우리의일차적인목적지인천해(天海)인것이다.그리고건너편에높고거대한산봉은황산제2봉인광명정(光明頂)이다.오어봉아래는전망좋고시원한반석이있어많은사람들이자리를잡고휴식을취하고있었다.우리들도배낭을내려놓고간식을들었다.어려운고비를넘긴이당(怡堂)형의웃음소리가장쾌하다.
천해로들어가는입구오른쪽에날아갈듯이높은2층누각이인상적이다.천해의명물봉황송(鳳凰松)을배경으로하여지은해심정(海心亭)이다.그위2층누각에오르면천해의아름다운장관을조망할수있을것같았다.우리는천해찬청(식당)앞을지나최고급산중호텔인백운빈관(白雲賓館)에당도했다.시간은정오를넘긴12시20분이다.
백운빈관의둥근식탁에오른음식은기름지고푸짐했다.중국음식특유의향내가풍기는먹음직한식단이었다.식사를마친후천해경내를한바퀴돌았다.해심정앞에서올려다본광명정은커다란백색원구(圓球)를이마에이고있는데,서울의관악산이나설악의중청봉에있는것과같은기상관측소였다.
광명정에는명물비래석(飛來石)이있다.오늘우리일행은험난한서해대협곡(西海大峽谷)을탐사할계획이므로아쉽지만광명정등정은다음기회로미루기로했다.사실천해에서광명정까지는겨우500m밖에되지않는다.그러나광명정은기상대시설이있어서들어갈수없다고한다.광명정에서산릉을타고40분가면북해빈관(北海賓館)에이를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