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황산을바다에빗대어표현한연유는무엇인가.운해의장관으로말미암음일것이다.아니면여기저기불쑥불쑥솟아있는거대하고역동적인저수많은암봉들의모습을푸른파도가넘실대는바다로읽어낸것인가.그렇다.
일행은천해를떠나서해대협곡탐방길에나섰다.황산의또하나의명물은길이다.길이아니면,험준한자연그대로의상태에선황산구석구석의그아름다운비경을조망하거나탐방할수없다.길이있음으로하여황산의진면목은우리의가슴에와닿는다.아무리아름다운경치라도우리의눈에담을수없다면아무것도아니다.
그런데그것들이하나같이자연을훼손했다거나무리하게만들어졌다는느낌이전혀들지않는다는점이다.
천해에서보선교(步仙橋)에이르는2.8km의길은아득하게높고날카로운암봉의능선길이다.나는편의상이
그러나중요한것은천보암릉을따라가면서바라보는좌우의비경이다.좌로는천해의협곡이요,우측으로보이는것은바로서해대협곡이다.천해의계곡은좀너비가넓고밋밋하고소박하게흘러내려간형상이라면,서해대협곡은기기묘묘하게용출한수많은암봉과깊이를알수없는아득한골짜기절벽이어우러진험난한협곡이다.파란하늘을향하여날카롭게치솟은바위와바위,그것들이겹겹이이어져가면서기암절경을연출하고있고,그러한암봉에뿌리내려시퍼렇게살아있는갖가지형태의소나무들이장하면서도기품이있다.
그러한풍경은천해에서보선교에이르기까지끊임없이계속되었다.
일행은보선교를건너지않고오른쪽으로난통로굴로접어들었다.여기가대협곡의남쪽입구다.
어디에길이있다는말인가.
서해대협곡은길을낼수없는수직의절벽에길을만들어냈다.길을절벽의옆구리에붙여놓았다.특히천길절벽의중간에느닷없이콘크리트기둥을수평으로박아통행로와계단을만들어놓은것이다.쳐다보기만해도아찔한데이구조물의시공은어떻게했을까.참으로기상천외한발상이다.만리장성의축조가불가사의한일이라고말하지만,이것또한참으로기막힌명물이다.지나는사람마다찬탄을연발하며놀라움을금하지못한다.
다리가후들거린다.금방이라도떨어질것같은
온몸은땀으로흥건히젖어있었다.햇볕은뜨겁고대원들의몸도많이지쳐보였다.각자지니고온물이다바닥이났다.그리고일부대원에게는몸에무리가오는듯했다.우선이당(怡堂)형께서관절의고통을호소하고,죽파(竹坡)와일송(一松)도무릎보호대를장착하며아프고힘든표정을지었다.수많은계단을오르내리면서관절에많은부담이된것같았다.
잠시쉬고난뒤일행은휴게소뒤쪽의약20여m동굴길을통과했다.그런데이게무엇인가.길은외줄기낭떠러지로쏟아지는급전직하의경사,그냥아래로내리꽂는가파른길이눈앞에나타났다.그것도암벽의옆구리에붙여진좁은계단인데,그거리도만만치않은,길게쏟아지는심학(深壑·깊은골짜기)이었다.좌우로올려다보니아득하게치솟은기암거봉이전후좌우에서창공을찌르고있다.
온몸은땀으로흠뻑젖어있었다.아래로는내려가는발끝이 위험천만이고,위로는쏟아질듯높은절벽이우리를압도하 고있는것이다.길옆에영어와독일어와불어를곁들인 ‘峽谷 地帶當心落石’(협곡지대당심낙석·험악한협곡지대이니마땅 히낙석에조심)이라는석판이눈길을끌었다.이길목에선상 투적인주의가아닌절실한말이었다. 곡의진면목을온몸으로체험하고있는것이다.그러나힘든 가운데에도간간히피어있는소담한야생화는피곤한길손의 눈길을끌었다.보랏빛넝쿨에핀개나리꽃잎모양같은것, 팬지꽃처럼생긴분홍꽃,그리고무리지어피어있는하얀꽃 무리들.그티없이맑은기운이상큼하게가슴에와안긴다.
이렇게거의절벽에가까운계단을수백미터걸으면서대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