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山칼럼]산악인의’바위하기’
과거인수봉이나선인봉암벽을오르던클라이머들은자신들에겐바위꾼,클라이머라거나산악인이란용어를용납하는반면도보산행만을즐기는사람들을‘날라리’라하여사뭇무시하고깔보는,비속어에가까운말로지칭했다.‘나는저험한암벽을목숨의위태로움을무릅쓰고오르는용감한자’라는자의식이‘날라리’라는말뒤에숨어있다.
몇몇도보산행파가경외감과더불어바라보는암벽전문가들은정말그렇게대단한가.남들이못하는것을할줄안다는이유하나로우월해질수있는것인가.그러나도보산행파들이그들을다소나마경외하는것은그행위를통해그들은뭔가나와다른고양된의식을가지게되었을것이란가정때문이다.암벽전문가들은진실로그러한가,하고한번물어본다.
과거이들도보산행파에게최고의고전은
아프리카최고봉킬리만자로를올랐다해도이들은마찬가지로‘산악인’은아니다.거기엔암ㆍ빙벽이나히말라야의고봉을오를때와같은곤란함이나불확실성이없기때문이다.
그러나바위는진실로타는것이아니라‘하는’것이다.그들은바위를타거나오르는그모든행위와더불어바위와관계를한다.타거나오르는것보다훨씬더내밀하고직접적인행위로서바위를하는것이다.그렇게,바위를타는것이아니라할줄알아야비로소그행위는내면을지향하는자기수행이될수있는것이아닌가싶다.
날라리의사전적의미는‘언행이어설프고들떠서미덥지못한사람’이다.요즈음이런날라리암벽꾼들이자주뵌다.서울근교의암릉에서나보였는데어느새인수봉암장에까지진출했다.그들은‘암벽도사’들도조심하는곳에서도만용으로우쭐대곤한다.그책임은실은바위를‘하지’않고‘타는’모습만보인이른바‘산악인’들에게있는것은아닌지,한번쯤돌이켜봐야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