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는1999년구학서사장이총사령탑에앉은이후계속상승곡선을그려왔다.구사장은명실상부한전문경영인으로이회장의전폭적인신임을받고있다.‘전문경영인은무한책임을지고일해야한다.’는신조를갖고있다.
그는회사부채율을230%에서130%대로낮췄다.취임당시5만원했던주가를5년만에30만원대로끌어올려이회장을한국최고의여성부호로만들어주기도했다.‘신세계신화’를일궈낸주역이지만그는한결같이겸손한모습이다.오히려신세계를통해자신이성공한데대해감사해한다.
구사장의취임당시신세계의위상은롯데,현대에밀려3위로내려앉은초라한신세였다.그는그때불어닥친국제통화기금(IMF)경제위기를적절히활용했다.종합금융을매각하고카드사업에서손을떼는등대대적인‘메스’를가한것이다.창고형할인점코스트코홀세일을매각하면서들어온1억달러로전국알짜의상권부지들을헐값에사들여이마트부지로확보했다.
1972년삼성에공채12기로입사했다.재계의인재사관학교로불리는삼성비서실,삼성전자,제일모직,삼성물산등을거쳐삼천리그룹으로갔다가96년신세계경영지원실전무로발탁됐다.당시이인희한솔그룹고문도구사장에게눈독을들였다는후문이다.
●실력파임원들로포진
전문경영인체제의기업답게구사장을필두로쟁쟁한임원들이포진하고있다.석강백화점부문대표는점장과영업본부장을역임한정통영업통.신세계백화점이새롭게문을여는점포마다점장을맡을만큼치밀한전략과강한추진력을겸비했다는평가를받는다.책임질수있다고판단하면끝까지밀어붙이는자신감과신념의소유자다.
이경상이마트부문대표는백화점과이마트에서점장과지원본부장,경영지원실장등요직을걸쳤다.인화를중시하는전형적인덕장형이지만치밀한분석력과경영자로서의안목을두루갖춘것으로평가받는다.백화점미아점장시절처음으로점장이광고모델로등장,현장을중시하는경영스타일을보여줬다.
유원형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삼성그룹계열사인중앙개발출신.유통전문건설업체로급부상한신세계건설에서탁월한관리업무로수익창출에기여한점을인정받아2000년신세계로옮겼다.철저한원칙주의자로섬세한업무스타일이돋보인다.백화점부문의팀제운영실시등의아이디어로재무건전성과인력효율화에기여했다.
신세계건설노태욱사장은LG건설상무등을지내다신세계건설에합류한건설분야베테랑이다.건설업계의투명경영을선도하기위해업계최초로‘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을도입,지난해공정거래자율준수우수기업으로공정거래위원장상을수상했다.
신세계푸드시스템최병렬사장은20년의서예경력에단전호흡의달인으로불린다.또체력등자기관리가뛰어난만능스포츠맨이다.백화점과이마트부문에서풍부한현장경험을쌓았다.
신세계I&C이상현사장은삼성비서실,삼성카드에서주로전략기획업무를담당해온브레인.삼성카드재직시절고객정보를데이터베이스화한CRM(고객관계관리)을도입했다.‘좋은생각이좋은경영을만든다.’는신념을갖고있다.
조선호텔이석구사장은호텔부문의새로운변화를주도하고있다.호텔을경영하는것은마치오케스트라를지휘하는것과같다는지론을갖고있다.객실의디지털화,객장의글로벌화를강조하고있다.공항에서에스코트를받은뒤프런트앞에서기다리지않고객실에서곧바로체크인할수있는‘익스프레스체크인’서비스를국내처음도입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장성규사장은1주일에30개이상의매장을꼭방문하는현장중시스타일이다.그의책상한편에는800명이상의직원이름과나이,특징등이깨알같이적혀있다.아침출근길에라디오를통해영어공부를게을리하지않는다.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송주권사장은백화점물류관리업무를담당해온현장관리출신이다.새로운수익아이템들을꾸준히개발해적자사업을흑자로돌려놓은그룹내물류전문가다.
■경영수업받는2세
이명희회장에이어신세계를이끌후계자는장남정용진(37)부사장이다.모친이회장과부친정재은명예회장에이어3대주주로자리를굳혀이미경영권승계작업의토대를마련해놓았다.정부사장은미국유학을끝내고1994년삼성물산경영지원실에입사,95년신세계로자리를옮긴뒤97년까지신세계백화점일본도쿄사무소에서근무했다.이어신세계백화점기획조정실그룹총괄담당상무로진급해본격적인경영수업을받기시작했다.
현재삼성의구조조정본부와같은성격의경영지원실소속인그는월·수·목요일은신세계본사로,화·금요일은이마트로번갈아출근하며그룹전반에대한공부를하고있다.점장회의등각종회의에참석,업무보고를받는다.조용히듣기만하고거의발언은하지않지만지나가면서던지는질문이날카롭다고한다.
사원들과도격의없이어울린다.소주에삼겹살도먹고이마트오픈시지내는고사에도참석,직원들이건네는막걸리를몇잔이고받아마신다.직원들에게도꼭두손으로술을따르며몸을낮춘다.특별한약속이없으면지하구내식당에서직원들과식사도한다.
식품과패션분야에조예가깊다.이마트매장을둘러볼때도식품의신선도,진열방식등을꼼꼼히챙긴다.즉석조리상품코너를지나치다“소스가안맞는다.”거나“외국에는이런상품도있는데한번도입해보라.”는제안도심심찮게한다.특히초밥등신선식품은꼭포장지를뜯어보고“밥알이굳었다.신선도가좋지않다.”는등의평가를한다.
그렇지만후계자로서영향력을발휘하려들지않는다.1990년대후반벤처열풍에인터넷뱅킹사업등벤처사업을무척하고싶어했지만회사측에서“유통업체로서바람직한사업은아니다.”고결론내리자조직의결정을순순히따랐다.당시재계2,3세들은앞다퉈정보기술(IT)관련벤처사업에뛰어들면서천문학적인돈을까먹었지만그는회사의결정을따름으로써‘화’를면했다.
그는자신이추진하고싶은사업아이템에대해서도강하게밀어붙이지는않는다.“검토해주십시오.”라는수준에서경영진들에게얘기할따름이다.그때문에“삼성가의전통을이어받아오너로서의역할을잘할수있도록어머니한테교육을잘받았다.”는얘기를듣는다.
정부사장의여동생유경(33)씨는조선호텔프로젝트실장(상무)이다.전공을살려그동안객실리노베이션과인테리어작업에참여,호텔의품격을한단계높이는데기여했다는평가를받는다.호텔업계에서는최초로비주얼디자이너를채용토록하는등호텔소품부터리노베이션까지비주얼디자인업무를지휘해왔다.
■정재은명예회장은누구
정재은(66)신세계명예회장은부인이명희회장처럼경영전면에나서지않는다.다만이회장과달리1년에한차례부장급이상간부를조선호텔에모아놓고세계경제흐름,기업의사회적책임,윤리경영등에대해강연을한다.오너일가의일원으로목소리를내기보다는삼성출신경영인으로서의경험을살려회사에도움이되고자하는바람에서다.
정명예회장은경기고,서울대공대를졸업하고미국컬럼비아대학·대학원에서수학한엘리트다.결혼뒤에는삼성그룹에서활발한경영활동을펼쳤다.1969년삼성전자에입사한이후20여년간에걸쳐삼성전자부품부회장,삼성물산부회장,삼성항공부회장,삼성종합화학부회장등주요직책을두루거쳤다.97년신세계가삼성에서공식분리되자조선호텔회장을맡으면서삼성을떠났다.
그는전자공학,산업공학등자신의전공을살려반도체사업에뛰어든장인(삼성창업주고이병철회장)을물심양면으로도왔다.그는고이병철회장의특명으로당시미국유학중이던재일교포2세손정의(일본소프트뱅크사장)씨를만나기도했다.고이회장은그에게“손씨가삼성에필요한인물인지한번만나봐라.”고지시했던것이다.
그는“삼성은컴퓨터가전무했던시기에컴퓨터,의료기기,계측기기분야에서HP와인연을맺어기술력을확보하고삼성제품이미국에진출할수있는계기를만들었다.”고밝혔다.기술력이취약한삼성이HP와같은기업과손잡는것이바람직하다고생각했던것이다.
그는독서를즐기는학구적면모를보여주위에서“대학교수를했으면잘했을것”이라는말을곧잘듣곤했다.경제잡지는물론일본경제신문등도정기구독한다.회사경영에도움이되는책자는임원들에게보내고,기사는밑줄까지쳐읽어보길권한다.화려한이력과배경때문에엘리트분위기를풍기지만사람들과격의없이사귀는소탈한면도있다.
부친정상희씨는3,5대국회의원과삼호방직·삼호무역회장을지냈다.정상희씨는삼성가(家)와인연을맺은뒤삼성전자사장,삼성물산사장,삼성생명사장등을삼성그룹주요계열사사장을역임했다.정명예회장(차남)의맏형인고정재덕전신세계고문은경기고,미국노스이스트미주리주립대를졸업하고경제기획원경제협력국장,건설부기획관리실장을거쳐국제상사사장,연합철강사장,하나실업회장등을지냈다.고려대출신인동생재환(57)씨는현재삼성전기중국동관사업장법인장전무로일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