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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씨는<등산><즐거운암릉길>등을공동집필하고<등산교실><알피니즘,도전의역사>등의단행본을쓴산서저자이기도하다.이씨가9월<알피니즘,도전의역사>를낸뒤출판기념회에서책에저자사인을하고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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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최초의등산전문잡지<山水><등산>과단행본<등산백과><히말라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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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산서(山書)편독(偏讀)은산에미치면
서시작됐다.산서읽기에빠지다보니산
서수집에도광적으로빠져들었고하루가
멀다하고청계천변고서점을드나들었다.
‘산’자가인쇄된표제만보면국적과필자
를가리지않고수집했다.내가산서에몰
입하는이유는그것이흥미롭고감동적이
기때문이다.
보통사람이평생을살아도체험할수없는리얼하고드라마틱한세계가숨쉬고있어서한번손을대면끝까지읽지않고는뗄수없는강한흡인력을지니고있다.
산서는산만을주제로다루지않는다.인간과산의만남에서일어나는희로애락의감동적인실화가가득하다.‘아는만큼보인다’는말은산서의세계에도적용된다.책을읽고오른산은느낌이풍요롭고감격적이다.
<산경표>를읽고백두대간에가면우
리의옛지리개념을쉽게이해할수
있다.위험한산도책에서정보를얻어
오르면즐겁고안전하다.산서를읽고
수집하는일은내게일상사가돼버렸
다.전공서적을퇴출한책꽂이빈공간
에는산서가새주인으로자리잡았다.
그런산서가이제는2,000여권에이른
다.내주변에는산서소장자가많다.
이들대부분은한국산서회회원들이
다.이수용(수문출판사대표)최선웅
(한국산악박물관장)윤형두(범우사대
표)변기태(전한산도서관장)남선우
(월간마운틴대표)홍석하(월간사람
과산대표)김성진(전대한산악연맹
부회장)김병준(대한산악연맹감사)허창성(평화출판사대표)심산(산악문학가)박그림(설악녹색연합대표)등이우리나라의대표적산서소장자다.
특히산악계의원로김영도,손경석두
분은산악문학의보급과창작에서독
보적인위치를점하고있다.김영도선
생은세계적인산악명저20여권을번
역했다.우리산악인에게축복이라할
수있다.1960,70년대는등산관련서적과정보가절대부족하던시
대였다.등산에관한나의지적갈증을풀만한책이없었다.
우리말로읽을수있는등산서적은손경석씨가국내최초로펴낸등
산기술지침서<등산백과>(1962년발행)와박철암씨가한국최초로
히말라야에진출해다울라기리2봉(7,751m)을답사하고펴낸<히말라
야>(1963년발행)정도가있었다.
현재까지500여권의산서가출간됐고해외서적도필요한만큼수입
돼독자의서재를풍요롭게하고있지만그때는출판된산서가너무
적었다.69년에는등산전문지를표방한<등산>과<山水>라는두
월간지가한달차이를두고국내최초로발간된다.
그러나<등산>은통권6호를,<산수>는통권4호를마지막으로자금
난때문에폐간한다.71년에는최초의번역서인가스통레뷔파의
<雪과岩>이라는표제를달고변형진씨에의해번역,발간된다.
당시산악인들사이에서바이블처럼애독되던책이다.바늘처럼뾰족한침봉끝에서서로프를사리는광경이내눈을번쩍뜨게하는감동과충격을주었으며그가책속에서쏟아낸수많은금언은산으로향하는나의마음을더욱사로잡았다.
당시우리나라레저시장은규모가매우작았다.등산인구가적고국
민소득도레저를즐길정도가아니었으며등산문화라는개념조차
낯선데다등산장비라야군용장비가판을치던시대였다.광고수입
을기대할수없었기때문에<등산><山水>두잡지는꽃을피우지
도못하고사라졌다.
<등산>이국내최초의등산지라는영광을기록하는과정에서잡지와
맺거나맺을뻔한두사람이비극적인최후를맞는다.사진부장으로
예정된임경식은69년2월설악산죽음의계곡에서한국산악회해외
원정훈련대보도대원으로참가했다가눈사태에묻혀운명했다.
초대발행인장남석은창간호를가슴에품고71년가을인수봉정상
에서음독자살한다.그러나초대편집장최선웅은인수봉의웅자에
가려있던숨은벽에새바윗길을내는등고군분투했다.<등산>은월
간<산>으로명맥이이어졌으며현재우리나라에는현재월간<사람
과산><마운틴><산>등3개전문잡지가발간되고있다.국토면적
의70%가산악지형이지만그높이가3,000m이하로만년설이없는저산국(低山國)인데도이런환경속에서3개의전문지가공존하는것은매우드문일이다.
지금우리는등산인구1,000만시대에살고있으며아웃도어시장규
모도2조원대로급성장했다.그러나산서의세계를아는사람이별
로없는데,이는산서를읽지않기때문이다.산서를읽고산에가야등산의진수를알수있다.산서읽기와산행을함께할때만이진짜산행이라할수있다.주5일근무로여가시간이는것은단순한변화가아니다.늘어난자유시간을산서읽기에투자하고산행의진정한의미를가지고산에가는것이어떨까?.
-글/이용대코오롱등산학교교장-
-폄/한국일보2007,11,27일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