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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9월28일오후5시.한국탈레이사가르(6,904m)북벽원정대의신상만(당시32세)최승철(당시28세)김형진(당시25세)대원이세계최초로북벽정면의블랙타워를돌파한뒤무려1,800m를추락하여사망했다.6명이출발했다가3명만귀환한비극의원정대였다.손재식은그때살아돌아온3명의대원들중한사람이다.
유족들로부터그들의이야기를책으로써달라는부탁을받은것은나였다.하지만나는자료들을반년가까이나품에안고있었으면서도쓸수가없었다.식은땀을흘리며악몽에서깨어난적도여러번이다.그들의이야기를결국책으로만든것은손재식이다.그가쓴글과그가찍은사진들로이루어진책‘하늘오르는길’은한국산악문학의한정점을보여준다.
손재식이국내의한산악전문지에수년째연재하고있는‘한국바위열전’역시우리산악계의큰보물과도같은글이다.한국을대표하는바윗길과얼음길들을초등자들과다시함께오르는과정을담은연재물인데,사료적가치와통쾌한사진그리고문학적향기가두루어우러진명품이라할수있다.그는이연재물에서스스로선등을하며자일을깔고,바위와얼음에매달려사진을찍고,그모든과정들을글로남기는1인3역을하고있다.오직손재식만이할수있는독창적인작업이다.
그는이힘든일을해내면서도언제나느긋하게그과정을즐긴다.그는내가알고있는한‘일과놀이를가장완벽하게조화시킨’사람이다.그는일주일중사나흘을산에서보내고일년중서너달동안해외원정을떠난다.이렇게‘치열하게노는’손재식이또하나의프로젝트를시작했다.바로히말라야8,000m급14좌의베이스캠프를모두돌아보는사진촬영트레킹이다.
손재식은3월15일그첫번째대상지인안나푸르나(8.091m)베이스캠프를향해떠났다.일정을보아하니지금쯤마차푸차레(6.993m)아래에서여유롭게카메라셔터를누르고있을것같다.산악문학작가
◆히말라야14좌베이스캠프트레킹
전문산악인아니라도설산진면목볼수있어
히말라야에는8,000m가넘는산이14개있다.그산들의정상에오르는것은극소수의전문산악인이나가능한일이다.하지만그산들의베이스캠프까지만오르는것은일반등산애호가들도가능하다.단,베이스캠프라해도평균4,000m이상의고도에위치해있으므로,고산병에대한각별한주의가필요하다.
14개의베이스캠프가운데8개는네팔에있고,5개는파키스탄에있으며,1개는중국에있다.이들중가장대중적인사랑을받는곳은풍광이수려하고편의시설이잘갖춰져있는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4,130m)트레킹이다.산악사진촬영을겸한손재식의14좌베이스캠프트레킹프로젝트는4년에걸쳐이루어진다.
첫해인올해에는3월에안나푸르나,6월에낭가파르바트,11월에초오유와시샤팡마에간다.히말라야14좌중가장서쪽에있어유럽대륙에가까이있는낭가파르바트베이스캠프는온갖기화요초들이만발하여가장아름답다는평을듣고있다.2007년에는3월에마나슬루,7월에K2,가셔브룸1,가셔브룸2,브로드피크,11월에마칼루로향한다.
이해7월에내정되어있는4개의산은모두파키스탄에속해있는것들로,그베이스캠프들이서로지척의거리에있어한꺼번에둘러볼수있다.2008년에는3월에칸첸중가,11월에다울라기리에간다.칸첸중가는히말라야14좌중가장동쪽에위치해있으며인도의시킴지역과국경을맞대고있다.
거의유일하게불교적색채가짙은지역이다.마지막으로2009년3월에는에베레스트와로체에간다.이두산역시지척의거리에있다.빠른산행을힘겨워하고느긋하게사진찍는것을좋아하는사람들에게는대단히즐겁고유익한체험이될것이다.
-한국일보에서2006/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