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의구심은사실어리석다.“카라코룸과히말라야를그렇게떠돌아다녔으면넘쳐나게높은설산들을돌아보았을텐데너는왜다시이곳에왔는가”라고물음과마찬가지다.나무지팡이에작은배낭을짊어지고라사로향해걷고있는그녀가나타난다.나도함께따라간다.밖은청중이않은객석처럼암흑인데머릿속에아른거리는세계만이다비드가서있었던무대처럼빛나고있다.
근래중국측회국측회과학연구소(中國測繪局測繪科學硏究所)중국등산협회(中國登山協會)에서발행된청장고원산봉도(靑藏高原山峰圖,1989년)의지도위를걸으면서과연이곳에갈수있을까했는데,지금여기에서있다는사실이믿어지지않을정도다.
여명이내리는새벽속으로전세낸택시는달려나간다.얼마지나지않아차는갑자기샛길로접어들고멈춘곳은철와이어줄로만든오래된다리위다.운전사는마치관광가이드처럼소소히설명을덧붙인다.이친구덕분에빙종루(丙中洛)까지의300km여정이누쟝위에슬그머니찾아온아침햇살만큼이나반짝여보인다.
다시차는달린다.좁은곳은강폭이채30m도되지않는누쟝의절벽으로난가로수길은한굽이돌때마다모습을바꾼다.물안개피어오르는좁은협곡의기암절벽,그절벽에올라붙은작은키의소나무,강물에깎인각양의괴석들,그리고양쪽으로솟아오른서쪽의가오리꽁산맥(高黎貢山·고려공산)과동쪽의누산맥(怒山),피나쉐산(碧羅雪山)이강을밀치듯섰다.
길가에는미얀마에서불법으로벌목된원목들이,굴러나갈지의심스러운낡아빠진트럭에싣고있다.나보다두살밑인동성은중국국적을가진조선족이다.학교를졸업한후에는우리가방금스치고지나온그런‘도라꾸’를끌고북한에들어가원목을구입해서중국에파는장사를했다고한다.의자에비스듬히기대어피워문담배연기를길게뿜으며당시의시간속으로빨려들어간다.
“그때본북한은참가난했어요.농사를짓기에땅들은황폐했고벌목으로산들은헐벗었지요.중국조선족사람들이먹을것을가끔압록강강변에갖다놓습니다.그러면북한주민들이강을건너와봉지를챙기면서이렇게얘기합니다.‘가져가서돼지라도줄라고.’”북한주민들은그렇게교육을받아서인지아니면한가닥자존심때문인지가난한티를내지않으려고했단다.
“나무를실으러갈때반드시챙기는것이담배와여자속옷입니다.일을하다문제가생기면담배한갑이나스타킹하나면만사형통이었으니까요.”택시운전사도동성과같은지린성(吉林省)출신한족(漢族)으로몇년전에이곳으로이주했다고한다.그래서둘의이야기는더살갑다.사실류쿠의정류장에우리가내렸을때빙종루까지가는대중교통이있었다.그러나우리는사진촬영과좀더여유를갖기위해택시를전세(빠오처)내자고내가제안했다.
“그럼정착하기전에이곳에왔었나요?”원래질문에답은아니었지만다시물었다.
“그럼요.저도여행을좋아했지요.그래서이곳에왔었고.지금은류쿠에집을마련하고결혼을하여혼자여행하기는힘듭니다.”
지린에서이곳까지는대륙을건너는대장정이다.기차로쉬지않고달려도일주일에서열흘은족히걸리는거리다.운전사-그와함께한하루동안이름을물어보지못했다-는체형은말랐지만얼굴은평온했다.느릿한그의말이이어진다.
“빙종루까지당신들이주는돈은많지않지만내일되돌아오면서다른손님을태우면됩니다.대신일을하면서언제든지여행을할수있고여러사람을만날수있다는게얼마나행운입니까!이직업을택하게된이유이기도하고요.”
이것도중국한족들의유능한상술인가할정도로의아해했다.흡사‘내영혼의닭고기수프’에나오는택시운전사가여기로이사를왔나착각이들정도다.한낮의나른한언덕사면에화전을하여경작한옥수수밭,그사이로느릿한소와염소들,대나무숲이둘러쳐진리수족(?栗?粟族)의집들이옹기종기붙었다.운전사는우리가말하지않아도알아서차를세운다.
“이외줄다리가누쟝에남은마지막일겁니다.”
그곳에는주민들이새로지을집의시멘트벽돌을강의반대편으로실어나르고있었다.20kg이넘는무게를매달아도르래에의지한채로그들은공중으로몸을던졌다.외줄다리는80여m너비로각각높이가다른두줄이강의양쪽바위에고정되었는데출발하는지점이높게설치되어쉽게미끄러져내리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