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판(米飯)과찐빵으로아침을먹으며운행계획을논의한다.먼저동성과훈석은말을타고티벳인들의매리설산순례코스를따르는통두라(TongduLa·3,340m)~위추(WiChu)~게부라(GebuLa·4,100m)~슈라(ShuLa·4,815m)~메일리스(梅里水·2,150m)로,나는탐사를위해매리설산산군의최고봉카와카보(保瓦格博·6,740m)서쪽으로흘러내리는콩선롱바빙하(GongsenlongbaGl.)에들어가카와카보서측을먼저탐사한다.그리고이산군의두번째고봉인6509m봉북서릉의높은고개(5,220m)를넘고다시북쪽능선을넘어들어출발3일후메일리스마을에서만나기로했다.
이곳차와롱은티벳이다.고도로치자면세계의지붕인티벳고원은광대하고또구성하는종족도다양하다.각각의지역은나름의말하는방식이있고,각각의라마(Lama)는나름의가르치는방식이있다했다.하지만티벳을단일하게통합시켜주는것은그정신과문화다.티벳인들은선사시대부터자기들이사는땅의중앙에커다란호수가있었다고한다.이호수에누워있는여자정령은티벳자신으로,그녀의신체는이미티벳이군사적으로강성했던시기(8~9세기)에티벳전체의외연을가졌다.
이도식에서티벳은동쪽으로는중국에의해,남쪽으로는인도에의해,서쪽으로는이란과바잔티움또는아나톨리아의의미로룸에의해,북쪽으로는터키족과위구르족,또는비잔티움의게사르에의해둘러싸여위협받았다.동쪽에는점술과산술의나라,남쪽에는종교의나라,서쪽에는부와보물과무역의나라,그리고북쪽에는말과무기,전쟁의나라가있다고생각했다.
이러한지리관은가옥구조에도접목되는데,진흙또는돌로외벽이3도가량안쪽으로기울어지게성벽같이만든정방형의3층구조를한다.1층은가축이머무르며,2층은주거공간,3층은법당이위치한다.지붕은옥수수,보리등수확한곡물을건조,보관하며모서리에새벽마다향을피울단을세웠다.
2006년10월20일,동성과훈석의팀은말9마리,마부4명,차모라는이름을가진노란개한마리로꾸려진제법큰캐러밴행렬이구성되었고,나는정확한지도가없어길잡이이자짐꾼으로고용한청년야롱(Yalong·26)과단출하게꾸려졌다.야롱은정글탐험이라도나서는듯긴칼과망원경을옆구리에차고내배낭을짊어졌다.나는카메라배낭이전부다.전날자신의식량을준비하라고주문했는데,야롱은참파가루한봉지도가져오지않고조리할항고만가지고왔다.
샬윈강을떠나메콩강으로가기위해풍요의땅을빠져나간다.9세기세금을거두기위해파견된한관리는티벳동부의생활을보고나서이땅의빼어난점을열가지로나누어얘기하고있다.
다시말해이땅은농경과방목에이상적인땅이었다.이곳에도착한한무리의순례자들도치나통(Chinatong·2,470m)근처에서베어온대나무장대를들고길을떠난다.대나무는집까지가져갈것이고,매리설산을한바퀴순례하는고행길은계속된다.이들은불교경전을암송하고선업을쌓으며,또티벳내의성산(聖山)과곰파를모두순례하기를원한다.그래서내세에는윤회의바퀴에서벗어나서방정토(Chennezig)에환생하기를기원한다.
“옴마니밧메훔-.”
그들은연이어진언을읊조린다.그리고작별의말을전한다.
“타시델렉(TashiDelek·우주만물모두의행과복이함께하기를)!”
이들은자기자신만을위해기도하지않는다.존재하는우주만물의생명모두의복을비는것이다.그리고매리설산의순례길처럼지금의작별은또어디에선가만남을의미한다.“타시델렉!”나도인사를건넸다.
자낭의중앙으로흘러나오는협곡을따라동쪽으로들어간다.좁은곳은채2~3m도되지않았고양쪽암벽은수백m치솟아어둑하다.서로말한마디통하지않는야롱과나는쉼없이2시간을올랐고풍경은수시로바뀌었다.계곡은아름드리침엽수가밀림을이루고관목은붉고노란단풍이들고있었다.’一山有四季十里不同天(산은사계를품고하늘은십리마다같지않구나).’산은아래발치에서부터오를수록봄에서여름으로,여름에서가을로바뀌며하늘닿은곳은흰눈이다.그풍경과기후또한변화무쌍하기그지없다.
몸에열이나고어지러웠다.처음에는몇번을앉아쉬었다.앞서간그를따라가면기다렸다는듯그는배낭을메고사라졌다.참고발걸음을재촉해보지만허사였다.땀이흥건한몸을경사면에누였다.한걸음도갈힘이없다.어쩐일인지육체에서정신과에너지가모두빠져나가고텅빈껍데기가된듯했다.
야롱이되돌아와마실물을준다.물마시는것조차귀찮다.갑자기2,000여m의고도를올린고소증일까.이제아무것도느낄수가없다.단지누워서쉬고싶을뿐이다.그는날이어두워진다고재촉하고부축하기까지한다.비어버린몸은바람에날리고공중으로떠오르는착각이든다.비틀거리며3,885m의능선에올라섰다.찬바람이매리설산의주봉카와카보쪽에서들이친다.오한이든다.벌써해는저물었고하얀눈으로덮인카와카보는단순한산의형상을넘어신비스러운푸른빛의세상을만들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