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죽음이주제가되고말았습니다.두사람모두너무좋고그렇게쉽게죽을사람들이아니었기때문이지요.그러나그들은분명산악영웅이되영웅으로다루고싶지는않았습니다.자신의꿈,자신만의길을추구하는클라이머로보여주고싶었을뿐입니다.”
김감독은촬영을위해이원정에참가했으나촬영외적인일때문에많은고생을겪어야했다.원정초셰르파들이보너스를무리하게요구하다뜻대로이루어지지않자8명중4명이빠져나가는바람에촬영장비뿐아니라자신의등반장비도직접C2까지올려야했다.그리고,또한남서벽7,300m까지오르면서클라이머들의생생한모습을카메라에담았다.
“오희준,이현조는정말고마운사람들입니다.제가힘들어하면슬쩍다가와짐을덜어주곤했으니까요.저는해발7,300m까지밖에촬영하지못했어요.제가오를수있는능력이거기까지였으니까요.이형모대원이남서벽등반의많은부분을촬영해주었어요.사고직전C4까지오르고텐트안대화를나누는모습은오희준부대장이찍은거랍니다.사고직후설원에서캠코더를발견했을때많이망가져있었지만다행히복원시킬수있었던겁니다.”
사고당시C2에홀로머물다1,300m아래빙하지대로떨어진시신을찾아나서야했던김감독은“사고당시어찌나힘들고슬펐던지너무많이울었다”며,“편집하느라깜깜한밀실에갇혀죽은이들을몇달간쳐다보다보니우울증이걸릴지경”이라고어려움을털어놓았다.
‘길’에대한김감독의자부심은대단하다.이영화는기존의필름방식도DVD방식도아니다.500기가가넘는하드디스크에저장된영화를그대로방영하기에원본의손상이거의없이고화질을그대로살릴수있다고한다.
“한국최초로다큐멘터리영화를전국에동시개봉하고,하드디스크를통한첫번째방영입니다.디지털개봉은가장친환경적인영화라고할수있다.필름으로촬영하다보면필름작업시폐수가많이발생하고,필름또한나중에는폐기물로환경을오염시키기때문이다.”
영화‘길’에서내레이션도직접해낸김석우감독은사고로주제가뒤바뀌면서77대원들과나눈많은인터뷰를영화에담지못한데대해아쉬움이많다고말한다.
“흥행에성공한다면77선배님들의얘기를많이넣은DVD를따로제작할생각입니다.오희준이현조대원들의인터뷰내용도들어갈거고요.등산사료로서가치있는DVD가되리라생각합니다.”
98년코오롱등산학교정규반을나온뒤2000년울산대탈레이사가르원정에참가,해발6,500m까지직접등반하면서촬영한영상물을‘우리는그곳에갔다’는타이틀로선보이기도했던김석우감독은백두대간을두차례나완주하고최근세번째도전에나섰다.
“원래연출이전공인데고산등반을촬영할만한사람이없다보니제가캠코더를들게된거랍니다.솔직히지난1년은너무나도힘들었습니다.특히밀실에갇혀지내는게너무도지겨웠습니다.죽은이들의모습을다시볼때마다너무도가슴아팠어요.너무도좋은사람들이었으니까요.대간을걸으면서악몽을훌훌떨쳐버리고싶습니다.”
-/글한필석차장대우/사진이한구사진가/월간산[464호]2008.06월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