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숲은하늘과땅이서로사랑한결과다.하늘이햇볕을쪼이고땅이물을내놓아서로사랑하는과정에서나무들이자라는것이다.나무는물이태양을향해솟아오르는길이면서,태양의힘이땅속으로뻗어들어갈수있는길이기도하다.이렇게보면나무가곧은것이나굽은것이나모두그나름대로그리움이만나는길이다.이그리움은독선과욕심을가리고생명의공간을연출한다.너무밝은태양도물을받으면서생명의하늘이될수있고,어둡고축축한땅도햇볕이스며들어생명의대지가될수있는것이다.
어떤의미에서는온실가스와같은물리적인요소만으로기후를설명할수는없다.기후란기본적으로는하늘과땅의끝없는사랑의움직임이지만,그사이에태어난생물이이어줌으로써안정되는시스템인것이다.부부가처음만나사랑을하고자식을낳지만,나중에는자식이부부를이어주는것과같은이치다.지구차원으로보면나무뿐만아니라여러권역이관계된다.
그래서기후변화협약에서는기후시스템을대기권,수권(水圈),생물권,지질권,그리고서로간의상호작용의총합으로정의했다.이런기후시스템을안정시키는것은여러세대와여러집안이모여서이루고있는사회시스템의안정화와같은이치를따른다.기후변화에대비하고숲의미래를밝게하기위해서는우리전통과학을되살리는것도중요한과제다.천지인(天地人),하늘과땅의사랑은사람을통해서도펼쳐져야한다.
역사와생활에서축적된기억은우리가인간으로서살고있는세계의통일성을형성한다.우리가정체성을묻는것은세계를닫는것이아니라세계로나아갈문을다는것이다.신화는막힌것이아니라인문의틀을보여주고,과거와미래는양끝이아니라사회와숲에서함께맥동치는우주의숨결이다.
이런숲의미래를꿈꾸기위해서는우리가꼭알아야할것이있다.사람의힘이아무리세도사람은자연을엮어내는것이아니라자연의거미줄한올에불과하며,생태계의안과밖은다연결되어있기때문에우리가한행동은모두우리에게되돌아온다는점을명심해야한다.
자신과우주에대해서성찰하자.이웃과대화하고나무와대화하자.이때남의말을듣지않고나혼자고집을부려서는진리에도달할수없다는것을명심해야한다.반증가능하지않으면진리가아니라는열린마음이필요하다.또한이름없는것들의힘을알아야한다.우리가나무에비료와물을주지만이름없는것들이무수히관계하고나서야나무한그루가제대로클수있는것이다.
숲은교향곡이다.여기서자기멋대로하면전체가깨진다.적응할줄알아야한다.이제숲에가보자.이미무수히많은사람이와있을것이다.목재나신물질과같은경제적가치를찾는자,업무에서벗어나휴식을원하는자,삶을묻는자,이렇듯숲의미래는우리사회를연결해준다.그래서나무를심는것은미래를위해서희생하는것이아니라오늘을즐기는것이다.거두기만하는자는키우는자의기쁨을모른다.과거의숲이재산이었다면,미래의숲은아름다운삶을위한기회의공간이다.
/신준환국립산림과학원부장/’월간산’[464호]20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