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권팀3인조,남벽프렌치루트등반중폭설속에서탈출…
지금이라도눈이그쳐주길바랄뿐이다.텐트를두들기는눈발에온갖신경이집중되고잠시그소리가작아지면눈이곧그칠거라는기대와정상으로갈수있다는안도감에깜박잠이들어버렸다.다시잠에서깼을때는텐트를두들기는눈발소리가변함없었다.잠에서얻은용기일까,변함없는눈발소리에대한절망감이었을까,내려가는것이현명한판단이라고생각이들었고그방법에자신이생겼다.생각이바뀌니그용기있는생각들이참으로흥겨워졌다.어떻게잠깐잠을자고난사이에그런용기가생겼을까신기했다.
“용욱아,양준아,내일내려가자.”
“….”
정상을눈앞에두고내려가야하는안타까움에용욱이와양준이의표정이서로달랐다.용욱이것은순수함이었고,양준이것은진정함이었다.하지만안타까워해서무엇하랴대장은나인데.
양준이를불러세워놓고내가앞서나갔다.그와별반다를게없었지만뒤에서쳐다보고있는것보다는앞서가는활동력이있어마음은흥겨웠다.10여m만수평이동하면사면을따라내려갈수있다.하지만거기까지눈을헤치고가는데도1시간가까이소요되었고,두려움과자신감이엇갈리는소용돌이의연속이었다.‘올라올때텐트를겨우칠수있었던날카로운능선위의야영지들이한곳이라도제대로남아있을지,어두워지기전에그런야영지에내려설수있을지,눈사태가난다면…’하는상념들이머릿속에가득할뿐어떤방법이떠오르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