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피니스트발길끄는’아가씨와수도승’
아이스미르역에있는갱도제작시굴착된바위들을제거하기위해아이거북벽측으로뚫린창은오래전부터아이거북벽등반의기점이되기도했다.오늘날수많은관광객들은이창을통해아이거북벽의실체를보고있으며,특히아이거북벽의등반시조난한등반자들을구조할수있는유일한접근로이기도하다.융프라우또는뮌히등반을위해서는역에서약1시간거리에있는뮌히산장(3660m)에서숙박을한후등반을한다.
융프라우를오르는길은크게4가지가있으며,노멀루트는로타자텔(Rottasattel)을경유하거나남동설벽을다이렉트로오르는루트로난이도는PD+,Ⅱ급,등반에는뮌히산장부터약5시간이소요된다.이밖에남서릉은난이도AD,Ⅲ급으로로탈산장을출발해6시간가량이걸린다.북서릉은난이도D,Ⅲ급(고정로프사용시)으로실베르호른산장을출발해9시간여가걸리며북동릉은융프라요흐역에서8~9시간이걸리는코스로난이도는D+,Ⅴ/Ⅵ급으로다소어렵다.
뮌히는베르너지역의가장인기높은3개의대표적인봉우리중의하나이다.왜냐하면융프라요흐철도역에가장근접해서접근이아주용이하며베르너오버란드지역의모든경관을한눈에볼수있기때문이다.따라서전세계의알피니스트들은한번쯤이곳을등반할정도로인기가아주높은봉우리중의하나이다.
2년이지난후러시아의공주헬레네마샬스키와3명의가이드가함께정상에올라화제가되기도했다.특히
빙벽등반장비가개발되기이전인
뮌히를오르는길은노멀루트인남서릉을따르면난이도PD,Ⅱ급으로45도경사의설벽과암벽,혼합등반을하게되며,뮌히산장에서3~4시간이면된다.남서릉은AD-급으로융프라우요흐역에서다이렉트로오르는루트는Ⅱ~Ⅲ급,4~5시간이걸린다.북동벽은D급의빙설벽으로경사는45~57도이며벽하단에서4시간정도소요된다.북서스퍼(놀렌루트)는D급의65도경사의빙벽으로7~8시간이걸리며북벽립라우퍼루트의경우D+/TD급으로Ⅴ-급의암벽과60도경사의빙벽으로되어있다.이루트는11~13시간이소요된다.
7월15일오후,스위스의아름다운산간마을그린델발트에도착한등반대는짐정리를한후,다음날산악열차를타고바위터널을한참을올라융프라우요흐역으로올라갔다.종착역에내려터널밖으로나서니눈앞에나타난모든것이백색의눈세계,가끔씩그리워하던바로그하얀산이다.좌측에는뮌히봉이있고,앞에는넓은설원이펼쳐있으며,멀리아래로빙하가보이고,우측편에는뒤쪽의융프라우로연결되는능선이길게뻗어있다. 우리는좌측뮌히쪽산자락아래설원의움푹내려간곳에캠프터를마련했다.수만년동안쌓인눈이흘러내리면서딱딱해져갈라진거대한크레바스한가운데였다.갈라진양쪽설벽의간격이30m정도에높이도10여m는되어보이는데이렇게큰크레바스가만들어지려면아마몇십년은걸렸을지도모른다.세월이흐르면모든것이희미해지는것인가?우리는그곳에텐트를치면서도그세월의희미한흔적만큼이나크레바스의위험성에대한감각이희미해져있었다.
우린그자리에서이틀이나머물면서현지구조대로부터한번도아닌서너차례의붕괴위험경고를듣고서야정말그럴수도있겠구나하는불안감을느끼면서그곳을나와옆으로텐트를옮겼다.내일등반을위한정찰도할겸오후시간에융프라우요흐타워에들러내부와그주변을관광하고건너편에보이는융프라우등반루트도살펴보며등반에대한의논을하였다.
눈위의발자국으로확인한,루트는두개인데첫번째는노말루트로서넓은설원을아래쪽으로질러건너가멀리건너편능선으로올라붙어우측융프라우쪽으로완만하게오르는능선길이다.두번째루트는우측의융프라우봉우리아랫자락을우에서좌로가로질러나아가건너편노말루트의완만한능선밑의가파른설벽으로연결되는것인데발자국이선명하게남아있고이동거리도훨씬짧아보였으나가파른설벽의높이와무너져내린흔적을보니만만찮아보였다.
대원중누가어디서전해듣고하는말이“얼마전에건너편능선의설벽에서눈사태로가이드와등반가여섯명이죽었다카더라”하며통신을날리는데앞에보이는발자국이사고당시구조대가출동하면서남긴것이라고하여마음이조금심란하였다.대원12명중융프라우등반조는4명(윤대표윤재학조용준공종철)이다.루트정찰결과우리조는융프라우아래를가로질러가파른설벽으로올려치는루트로결정하였다.
다음날인17일새벽4시경기상하여간단한아침을먹고등반에필요한장비와행동식등을꾸린후5시에등반에나섰다.윤대표선생은지친표정없이선두로빨리나갔지만우리는고소에서길을재촉하며걸으려니숨이매우가쁘다.이곳의고도가3400m정도이니,고도100m정도에서조상대대로살아온우리에게는참으로힘든일이아닐수없다.
융프라우타워앞을지나좌측으로돌아산자락밑의어제보았던발자국을따라진행하는데사람발자국옆으로짐승의발자국도보이는것같아서아마도구조대를따라간탐지견의발자국이아닌가생각하며,그래서어제그누가말한’카더라통신’을사실로믿게되었다.하얀설원에서는가까이에거리를측정할수있는지형지물이나목표물이없이백색으로만보이니까멀리있는목표지점이실제거리보다가까이보이게되어한참을걸어도목표지점은여전히멀리있고그래서걷기도더욱힘들게느껴지는가보다.
태양이올라오면기온이데워져신체의운동능력이둔해지고발밑의눈이녹으면서무너지고미끄러져발걸음이힘들어질것을알고있어서두르지만쉽지가않다.앞에놓여있는높고가파른설벽을보니캠프에서여기까지작은설능을조금씩오르내리며힘들게걸어온길은아무것도아닌평지처럼머릿속에기억되어졌다.아이젠을착용하고있는데갑자기순식간에태양이불쑥올라와눈이부시도록설벽을비추고열기를뿜어대며우리의등반을힘들고어렵게하였다.
여기서정상까지는바람에노출되는능선길과경사가가파른설벽구간이므로이곳에서충분히휴식을하고오르는것이좋다.올라온길이너무나힘들어내려갈때에는좀더편하게갈까하는생각에다른팀과같이올라온외국가이드에게정상반대편으로하산루트가있느냐고물어보니다른길은없다며매우힘들고위험하니가지말라고한다.우리가먼저정상으로출발하며뒤돌아보니가이드는손님을이끌고우리가힘들게올라온설벽으로하산을하고있었다.
아마도손님들이너무힘들어정상등정을포기하고하산키로결정을한것으로보였다.우리팀4명은아주어렵고위험한곳을빼고는처음부터로프를묶지않고각자개인적으로움직였다.정상으로향한능선위로올라서자반대편에서찬바람이세차게올려친다.멈추기좋은위치에서빨리윈드재킷을꺼내입고가파른설벽위로오르는데정상쪽에서6~7명이한무리를이루며하산을하고있다.그들과거리가가까워져자세히보니각기다른두팀인데철저하게안전한방법으로서로빌레이를하면서하산을하고있다.
이곳등반루트에는바위가노출된곳곳에확보용으로머리부분이동그란고리형태의굵은쇠말뚝을1m높이로박아놓았는데눈이쌓여도확보지점을찾기좋게하기위한것으로보인다.9시30분경정상에올랐다.건너편에뮌히봉이보이고그옆으로보이는곳이아마아이거의정상인듯하다.사방을돌아보지만어디가어딘지잘알지를못하니답답하고,서로돌아가면서사진촬영을하고나서하산을하는데내리막길은오를때보다경사가가파른듯느껴져몸놀림이매우조심스럽다.
강우량측정을위해세워진3887m지점의기후대에서휴식을취한다.저멀리융프라우와알레처호른이보인다.지금쯤융프라우를오르고있는대원들이보이는듯하다.뮌히봉의이루트를여러번올라보았지만결코쉬운루트는아니다.오를수록날카로운설릉으로형성되어있고특히정상직전의리지양쪽으로형성된눈처마는붕괴의위험이있기때문이다.오래전이곳의가이드와동행자들이설능에서커니스붕괴로인해모두추락사망한사례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