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고차4,500m의세계최대루팔벽을보다.
낭가파르밧(NangaParbat·8,126m)은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산중하나다.이산괴에는각각루팔면,디아미르면,라키오트면이라이름붙은세산록이있는데,외양은각각판이하게다르고,진입루트도전혀다르다.일행은11명으로구성되었으며,23세부터68세까지로평균연령은55.3세다.
6월29일(금)이슬라마바드에서베샴을거쳐칠라스까지670km.오전6시에호텔을출발한도요타25인승버스는계속추월하며1차선포장도로를17시간질주해밤11시칠라스파노라마호텔에우리를내려놓았다.
낭가파르밧으로진입하는길들중접근이쉬운라키오트쪽으로먼저방향을잡은것은루팔로가기전고소적응을해두려는속셈도있다.라키오트는처음으로정상을내준길답게쉽고짧게낭가파르밧의동면베이스캠프로들어갈수있다.거세게용트림치는물은라키오트빙하에수원을대고있다.그흐름을거슬러오르면빙하와산과하늘이곧하나의세계임을알게된다.끝과끝은서로맞닿아있는것이다.
라키오트계곡에는외부차량은단한대도발을들여놓을수없는지역이다.현지인들이20여년전부터계곡절벽에개미처럼붙어다듬어가며길을냈다.장비라고는삽,곡괭이,지렛대,망치가전부다.절벽을따라서일부를도려내듯이깎아내고,그돌을벽돌로다듬어서차한대가간신히지날수있도록절벽위에차곡차곡쌓았다고한다.
가끔차체옆에서뿌드득하는소리가들렸다.길바닥을이루는돌들이차의무게로압력을받아절벽밑으로밀려나면서내지르는소리였다.살벌하기이를데없다.핸들을조금이라도잘못꺾거나돌에미끄러지면그다음일은상상하기도싫다.벼랑아래로내려갈길이전혀없으니뼈를추스르기는커녕시신조차찾지못한다.
바닥이보이더니어느새시냇물이흐르고,양쪽계곡이완만한경사를보여하늘이차차넓어지는무렵에마을이나타난다.이곳에서배낭을메고해발1,000m의고도를올려야한다.그러나라키오트를올라온사람이라면이제두발로걸어갈수있다는사실이얼마나안락하고행복한지를알게된다.“ThankYou!”대상이누구건또어디건차에서내리면서인사부터나온다.
1895년낭가파르밧등반중머메리(영국)는실족사한다.그후독일의빌리메르클이낭가를찾은것은37년이지난후였다.그리고2년후빌리메르클을포함한대원10명이하산도중사망하고,또다시3년후한번의눈사태로카를로비인대장을포함한16명이사망하는히말라야최대참사가발생한다.
헤르만불이사력을다해홀로정상에오른것은그로부터17시간뒤인오후7시.정상을오르고동료들의부축을받으며캠프로귀환한29세의헤르만불이60대노인의모습으로변한것은전설이아닌사진으로입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