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종주트래킹(서파→북파)….계속
중국쪽최고봉인백운봉(2,691m)…가장힘든오르막구간이다.
1시간30분을직선으로오르는것은아니고몇구간으로나누어첫구간은풀밭길을걸어올라가다가바위가가득한암석지대를한참을오르면마침내능선에올라서서약간수평으로이동하는코스가이어진후에야비로소휴식을취하게되는데선두와후미를벌려놓고중간에나홀로묵묵히걸어올라갔다.
하늘엔구름그림자가햇볕을가려주어뜨겁지도않고건들건들불어주는바람이시원하기까지하다.
외륜봉바깥쪽에서뭉게구름처럼안개들이피어올라사방을뒤덮으면순식간에아무것도보이지않고무섭기까지하지만일순한줄기바람이불어오면깨끗하게걷히면서시야가탁-트이는것이그렇게멋질수가없다.숨이턱까지차오르고다리에는피로가쌓이고부하가걸려젖산이쌓이면서점점더무거워지지만이번기회에반드시성공적인완주를기록하리라는다짐으로중간휴식없이백운봉까지단숨에내닫는다.
백두산은계속가파르게올라가는험산(險山)이아니라전체적으로는커다랗고완만한구릉처럼보이며,마치제주의오름과도같은풀밭과야생화들이이어지고산위로는뭉게구름이흘러가며오른쪽으로눈을돌리면신비한天池가항상우리를반겨주니힘들고지쳐도늘설레임으로뛰는가슴과샘솟는힘찬기상으로10시간의트래킹도전혀힘들지않다.
발아래로는영화사운드오브뮤직에서본것처럼드넓은풀밭이펼쳐지고자세히들여다보면이름모를키작은야생화들이바람에하늘거리며내게끝없이속삭이는가하면우리가걸어가는등산로는때로는풀밭으로,때로는능선을따라,때로는아슬아슬한절벽의끄트러미칼끝으로끝없이이어지면서백두산천지를완전하게돌아보게해준다.
<백두산트래킹은고산험봉(高山險峰)만을걷는것은아니다…때로는안개자욱한풀밭길도지나거나….>
<때로는칼끝같은봉우리를넘어….>
<때로는아담한구릉에오르거나….>
<때로는푸른초장(草場)을지나기도한다….>
또한하루종일천지호숫가를따라걷는트래킹은시시각각으로다른모습의천지를우리에게보여준다.
비록물가로내려갈수는없지만天池의물빛은시리도록푸른옥빛으로서늘하게말없이우리를바라본다.너무나조용하고사방이고요하여때로는선듯한무서움도느껴지지만백두산천지는너무나아름답다.외륜에서만들어진안개구름이봉우리를넘어천지를뒤덮었다가다시흩어지는모습은그야말로장관이다.
<시시각각달라지는천지의모습…..>
비록호수건너편북한땅은쥐죽은듯조용하고사람그림자하나보이지않지만그래도우뚝솟은장군봉(2,749m)이듬직해보이는것은저봉우리가명실상부한백두산이기때문이리라…..
내언제고남쪽에서북한땅을통하여백두산에올라남파→서파→북파→동파까지완벽한외륜(外輪)일주를하리라…
선두그룹은저만큼능선하나를앞서가고후미는아직산아래에있다.
중간에서나혼자걸으며생각에잠긴다.나홀로많은생각을하게한다.
마침내민족의靈山에올라내발로열시간가까이백두산절반의땅덩어리,봉우리들을밟으며걸어가는길.갑자기기쁘고즐거운마음이단조(minorkey)로변한다.
내가걷는이길….지금이시간은참으로행복하다.
나의유년시절부터청년시절을지나현재까지의내삶을돌아보며반추해본다.
최근에나에게다가온많은어려움들…건강문제,가정문제,사업문제들….
나와또다른나둘이함께걷는다.둘이조용히대화한다.
신장(콩팥)의아픔…건강은얼마나허락될지???…삶은얼마나이어질지???
짧지만지나온시간들,살아온지난날들이떠오른다.
그동안만나고헤어진많은사람들…사랑하고미워하고…아쉬워하고후회를남긴사람들…..
지금의내주변사람들….부모형제친지친구….
인연이무언지?…결국인생이란기나긴여행길에서잠시잠깐만나고헤어지고스쳐가는게아닐런지????
천지(天池)는말없이친구가되어준다.
하늘은맑기만하지만왼쪽(바깥쪽)산아래에서는안개구름이뭉게뭉게….
살아있는생명체처럼능선을넘어와순식간에천지를가득채운다.
갑자기앞뒤가안보이고가야할길이안보인다.
그러다한줄기바람에또다시순식간에맑아지는시야….
우리네삶도이런게아닐까???
하늘을우러러
-이처럼살아있게해주시고
-살아서이곳에오게해주시고
-이곳에와서이렇게백두산천지를보여주시니감사합니다….라고기도해본다.
몇가지바램들….소원을빌어본다.
건강하게살아야지
행복하게살아야지…..
이렇게백운봉을오르기시작한게오후1시30분….
3시가되어백운봉에올랐으며이후계속이어지는구불구불오르고내리는트래킹길을5시간남짓혼자걸었다.때론기쁨으로…때론슬픔으로…때론독백하면서~
5시30분쯤….마지막하산길목에서모두모였다.
그곳에는조선족남자2명이텐트를쳐놓고매점도운영하면서달문으로내려가는길을통제한다.
바로달문으로내려갈수도있지만등산로경사가급하고마침사태가나서막혀있단다.
그렇지않으면우리는달문으로내려가서(1박2일TV프로처럼천지물에손담그고…)
터널을통해기나긴계단길로하산을하다가비룡(장백)폭포아래에서폭포감상도하고
마침내북쪽山門(북문)으로내려올텐데….
지난8월1일에계단길중간에터널윗쪽에산사태가나서길이막혔단다.
북파쪽으로올라오는관광객들도달문까지가지못하고비룡폭포까지만올라와보고내려가니달문에는관광객들이없다.달문지역을통째로전세내어입장료를받은사람이한국인이라던데…..ㅎㅎ
우리는달문으로가지못하니하산길을주차장옆능선을타고급하게꺽어내려갔다.
하산길중간에비룡(장백)폭포를바라볼수있었다.
조금거리가있기는하였지만과연장엄하고멋진폭포였다.
저폭포가떨어지기시작하는높이가천지의수면높이와같다고하며저렇게끊임없이물이쏟아져도수면높이는연중변하지않는것은천지는빗물을담수하는평범한호수가아니라호수아래지하층으로부터계속용솟음치기때문이라고한다.
<비룡폭포…..중국쪽에서는장백폭포라부른다.>
이렇게하여북파주차장에도착한시간이오후6시30분….셔틀버스가끊길시간이다.
다른관광객들도모두내려가고텅빈주차장에는우리가타고내려갈버스만이덩그마니남아있다.
마지막일행이도착하니7시가되어출발…버스기사에게약간의팁을쥐어주어야했다.
아침5시에일어나서식사하고7시에호텔을출발…
금강대협곡을돌아보고난후서파를오르기시자한것이9시40분….
5호경계비에서천지구경을마치고트래킹을시작한것이10시30분….
북파주차장에도착,트래킹을마친것이오후6시30분…..꼬박8시간트래킹이다.
서파주차장을올라간시간부터계산하면약9시간…..하루종일걸었다는얘기가된다.
하늘이도와주시어날씨는쾌청하였고….
걱정하였던일…쥐가난다던지~이런저런사소한부상이나어려움없이일행들모두가완주~~~
그중에서도나혼자걷는약5시간이너무행복했다.
아니많이슬펐다.기쁘고행복했지만어쩐지분위기는고독하고멜랑꼬리하였다.
백두산천지는너무나크고맑고고요했다….괴기로울정도로한적했다….
그넓은산상(山上)에는우리일행들뿐….그중에서도긴시간을나는혼자였다…따로또같이걷는길….
내인생을반추해보는시간…나자신과의말없는대화….
분명우리땅…우리민족의靈山을중국을통해서야올라가보는현실….
중국으로올라갈수있어그나마만나볼수있는아이러니~~
비룡(장백)폭포도중국쪽에있어내눈으로볼수있다니…..북한쪽에있었다면못보았을아쉬움…
내년은더힘들겠지…..하고떠난길….
맑은천지를못봐도후회는없다고오른산행길….
무사히오르고
완벽하게만난길….그저감사할뿐이다.
평생잊지못할추억하나……..가슴에담았다.
-출처/김신묵의해피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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