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탄생’은이어령교수가서울대학교입학식의축사에서언급한소위’떴다떴다비행기’가사회적으로반향을일으킨것이시점이되어,그간이어령교수가젊은세대들에게던지고싶었던말들을한데엮어낸책이다.그간문학평론가에서소설가,극작가,국문학자,하이쿠연구자,에세이스트,언론인,출판인,초대문화부장관,88올림픽기획자,이화여대교수에이르기까지다양한분야를섭렵한저자는이제인생의대선배로써’교과서’에서나와자유롭게이야기한다.
무시무시한입시터널을통과하고대학에막진입한젊은세대들에게그간그들이지나오며보았던세계가얼마나좁았는지를일깨워준다.저자는방대하고견고한지식과탁월한비유,진실로우려나오는인생선배로써의경험을통해이젊음들이주어진정답에서벗어나’자유로운지적유영’을권한다.
학창시절교과서에서보았던
카니자의삼각형은실재하는것은집게발3개뿐인데,물리적으로존재하지않는하얀삼각형이떠오른다.이가상의삼각형은집게발의위치를바꾸거나크기가조금만달라져도사라지는하나의가상공간이다.가상공간이라고하는것은실재하지않지만살아가는데필요한엄연한현실공간중하나이다.
우리의뇌속에,마음속에존재하는가상공간이야말로지적호기심과거침없는상상력이뜨고날수있는창조적지성의인큐베이터라고저자는말한다.
"대학바깥에사람들은집게발밖에는볼수없을지모르지만여러분은분명그사이에떠오르는삼각형의공백을볼것입니다.그것을무엇이라고부르든상관없지요.꿈,상상력,창조공간,미래의판타지-무엇이라부르는이떠오르는가상공간에서는학과간의구분도없고인문학이니사회과학이나자연과학이니하는구분도없는,높이높이날아야할창조적상상력의하늘인것입니다.
어릴적사방팔방폴짝돌아다니며빛나는질문을던졌던어린이들은시간이지나면서차츰변해간다.’커’가면서세상을바라보던최초의탄성은빛을잃고우리는시무룩해진다.아무것도모르면서남들이알고있는것같으니까자기도안다고여기면서그렇게나이를먹어간다.저자는확실히말한다.
누구나당연하게생각하는것에물음표를품는것.그래서기성관념에본질적인의문을던지면세상이달라진다고.그간알면서도행하지못했던’그것’을끄집어내어확실히일러준다.그러나
"어째서어둠속에번져가는새벽노을이그토록가슴을뜨겁게물들이는지,왜저녁놀은똑같은빛인데도그렇게가슴을아프게하는지를물어보는것이지요…..
저자는먹이를찾아헤매는개미의어지러운곡선,그리고먹이를찾은뒤곧은직선으로귀환하는개미의복잡한동선을매직카드로제시하며마치점궤를풀듯이야기한다.
방황속에길이있으며떠돌고헤매고방황하는것은바로’진리’를찾기위한일환이며그러한방황은늘’예스’와’노’사이의’메이비(Maybe)’의우유성(Contingency’)으로가득차있다고말한다.’예스’와’노’사이에끼어있을때인간은가장많은학습의기회를얻게되는데이렇게방황하면서살아가는것은우리의삶이고배움의현장이라는것이다.’정형화된시스템’은세상에없으며따라서우유성을인정하고익숙해지면서세상을힘차게방황하며배우라는것이다.
"아무리부지런해도먹이를찾을때에는홀로방황할수밖에없었던개미처럼,혹은진리를찾으려고소요하는옛날희랍의철학도들처럼,혹은새벽의숲속에서날쌘사슴을뒤쫓는사냥꾼처럼,지금새벽같은대학캠퍼스의젊음들은방황해도좋다는것입니다.괴테도말했어요.노력할수록방황하게된다고.’메이비’가있는곳에젊음이있지요."
저자는네번째매직카드로비트겐슈타인의’오리-토끼’애매도형을보여준다.이것을사람들에게보여주면’오리’라고답하는사람도있는반면,’토끼’라고말하는사람이있다.이그림은보는관점에따라그렇게보이도록그려져있다.과연오리일까,토끼일까?어디에방점을찍느냐에따라사물은하나그이상의모습일수있다.
진정한지식과진리는양면성을띠고있는데하나만선택해야하는이분적인사고에서는하나를선택할수밖에없기에좌우의차이가생기게된다.그리고그차이에서의미와여러가지틀이만들어지면서우리는어쩔수없이현실과는동떨어지게된다는것이저자의시각이다.저자의의도는’이것이나저것이나’라는흑백의이분법적사고에서’이것도저것도’의양자병합의관점을가지라고주문하고있다.
"여러분은이그림을보면서그림보다는그림을바라보는관찰자의능동적역할이더욱크다는사실을깨닫고놀랐을것입니다.이렇게사물을자르는칼자루가내눈속에마음속에쥐어져있다는것을아는순간,그것만으로도여러분들은세상을보는눈이확달라졌을것입니다."
바야흐로융합의시대.저자는이미’디지로그’에서융합의중요성을설파한바있다.저자는이융합의시대에우리가다시금새겨야할가치를역사속에서발견한다.바로
"젊은이여,어머니가김치를담그듯나의몸과영혼을버무려라.먼데있는것은가까이로,낯선것은친숙한것으로발효시켜라.냇물과짠바닷물이어우러지는경계를헤엄치는송어의은빛비늘을세우고…"
연필이왜육각형인줄아는가?
연필의모양은인간의그런학습프로세스를거쳐도출된결론이다.육각형이이상적인도형이라는것은자연에서도배울수있다.눈의결정,거북이등의무늬,곤충의복안,벌집의구조등다양하다.특히,벌들이어떤계측기기도없이만들어내는완벽한육각형은신비그자체이다.그러나저자는그런완벽한벌집에게창조는있어도연필과같은창조의프로세스는없다는데주목한다.끊임없이알아가고또고쳐나가는창조의프로세스,그리고언제나수정할수있는유연함을주문하는것이다.
"벌들은할아버지도손자도똑같은육각형의집을지어갈것입니다.하지만인간은일단자신이창조한것을지울줄도압니다.연필의육각형위에는지우개가달려있기때문입니다.
7번째매직카드는공백이다.희랍신화에따르면인간은다른동물들처럼생존무기와기술이부여되지않았기에불을사용할권한을얻었다.거친땅에서생산성을떨어지는소맥을재배해야했던유럽인들은자연스레육식을하게되었고거친밀을빻고자했던니즈는물레방아를이용한동력으로이어져산업혁명으로진화되었다.
"…단순하게말해서’휴머니티스(Humanities)’라는말그대로
방대한지식을가진당대의석학인저자는올바른지식습득에대한이야기도빼놓지않는다.책의서두에언급한논어의’옹야편’에글을인용하여저자의생각을밝힌다.
그런의미에서학문의아마추어정신을역설한다.아마추어는프로보다기량이떨어지는사람을의미했지만사실
"자기실현이란자기의삶을창조해내는것이고그창조에는반드시기쁨과즐거움이따릅니다.지지자나호지자가따라오지못하는바로그즐거움말입니다….공부는중국어로시간의여유를의미하고School역시원래시간이나여유를의미합니다.공부를하기위해서는한가로운틈이있어야합니다."
저자는레오나르도다빈치의인체모형도를마지막매직카드로제시하면서글로컬라이제이션을이야기한다.원래별의모양을동양에서는원으로그렸다.다빈치의그림처럼인간이두발을벌리고서있는모습이형상화된것이서양의별의모습이다.그러나다빈치의그림에서팔다리를벌리고있는사람의형상이원과네모의두테두리안에동시에존재함을보여준다.
"피부는달라도피의색깔은같은붉은빛이고혈액형만일치하면동족의피뿐만아니라남의나라사람들의피를수혈받을수있는엄연한현실앞에서동양은서양을,서양은동양을외면하지마십시오.둥근원안에별을포함시킬때별은더욱높은곳에서반짝이게될것입니다."
젊음이갖는진취성과자유속에서과연무엇을어떻게해야할지답답한이들에게그가내어놓은9개의매직카드들은저자의인문학적지성,살면서터득한삶의지혜가녹아들어있다.이책은서두에서언급했듯이대학을막입학하려는젊은세대를대상으로만들어졌다.세상을읽는날카로운혜안을가진인문학자이전에인생을수십년먼저살았던인생의선배로써사회의어른으로써이시대의젊음에게해주는따뜻한충고이다.
그러므로이책은대학입학을앞둔20대에게만의미있지않다.살아가면서"지금알고있는것을그때도알았더라면…"이라는물음을끊임없이제기하는,후회스러운과거를뒤로하고남은미래를힘차게달려나가려는우리30대,40대,50대에게도저자의말이생동하여가슴속에무찔러들어올것이라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