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대간 8구간(소사고개-덕산재)종주 산행기 *-
BY paxlee ON 9. 29, 2008
백두대간8구간(소사고개-덕산재)종주산행기
[소사고개-(3.25)-삼봉산-(1.45)-대덕산-(3.05)-덕산재]
소사고개에서다음구간을이어가기위해오늘도혼자서밤11시30분무풍리에도착했다.그런데숙박장소가한군데도보이지않아서파출소에들어가머물곳을문의하였다.경찰관이사정이딱하다는듯전화번호부를뒤져택시기사에게전화로물어보았다.전화를받은그가숙소를안다고해서택시를부르니바로도착했다.그가안내하는가든산장에도착했다.내일아침에소사고개까지태워다줄수있겠느냐고했더니,다른기사분의전화를알려주었다.
2층객실에들어가여장을풀었다.하지만그때부터는내일산을올라갈일이걱정이었다.숙소주인에게5시30분에깨워달라고하고자리에누웠으나산장옆을흐르는계곡물소리가크게들려서잠이잘오지않았다.뒤척이다잠이들어눈을떴는데시간이일러다시자리에누웠다.5시23분주인이와서방문을두드리며깨우고갔다.자리를개고일어나세면을한후택시를부르니잠시후도착했다.
산행하기앞서아침을먹어야겠기에밥먹을곳으로먼저데려다달라고했는데문을연곳이없을거라며소사고개에가면민박집에서밥을먹을수있을거라고했다.6시2분택시가소사고개에도착해내려주고되돌아갔다.기사가말한민박집으로갔지만아직문을열지않은상태였다.문을두드리니주인이나와컵라면을사먹었다.그리고휴대한사진기의밧데리가떨어져거기서일회용카메라도준비했다.
본격적으로백두대간을가기위해리본이달린출발지점에섰다.그런데지난번에내려올때마지막구간에서농로를걸었는데리본달린위치와달라서제코스로이어가기위해다시더올라갔다.6시36분내려오며걸었던배추밭길에도착해내려오던곳을확인하고다시되돌아나왔다.숲속을벗어나는언저리에제법키가큰삼나무숲이있었다.그옆으로개간하여언덕진곳이보였다.
소사재로내려와리본이가리키는길로대덕산쪽으로종주산행을시작하였다.조금올라가뒤돌아보니삼봉산에서내려온길이보였다.계속앞으로가는길주변에는개간해놓은밭이많았다.산행에서그런구간을지날때는팍팍하게느껴진다.잠시후11기의묘가있는곳을지났다.그리고밭을우측에보며숲길을나와다시나타난서너기의묘사이를지나갔다.6시50분다시숲길로접어들었다.숲안쪽너머로멀리산세가보였다.
다시우측에개간한시금치밭이나타났다.6시56분신작로같은콘크리트포장길로접어드니우측언덕에대덕산등산로라고쓴나무간판이설치되어있었다.그길로올라가니부산농장이나왔다.그곳은비닐하우스안에살림집이마련되어있었고거기서사람들소리가들렸다.백두대간길이이어지는우측언덕을올라가니공터에5대의차량이세워있었다.리본표식을따라올라가는길가운데들국화가피어있었다.
좌측벼랑아래묘목밭에서자라는나무가갈색단풍으로물들어가고있었다.앞서이곳을지나간사람들의산행계획표가길에떨어져있어주워펼쳐보니앞으로갈삼도봉과,대덕산,그리고덕산재가나타나있었다.길을선명하게알수있게되니마음이놓였다.이제밭을다지나왔겠거니생각하고걷고있었는데다시농로가나오고좌측뒤쪽에밭이나왔다.거기서5명의아주머니가무우를수확하고있었다.
농로를오르다좌측으로돌아드니우측산허리에리본이많이달려그쪽으로안내된가파른길을올랐다.7시31분산을오르다뒤돌아보니삼봉산위쪽이구름에가려있고그앞쪽에소사재의산간마을이보였다.소사재를넘어올때는산을벗어난듯한느낌이었는데전체적으로덕유산과대덕산이큰산세로이어진깊은산중이었다.비탈길을한참오르니정상부근이가까워진느낌이들었다.봉우리에이르니싸릿대와갈대가섞여자라는능선너머로자욱한안개가바람을타고능선을넘어오고있었다.
다시가쁜숨을쉬며정상인줄알고당도한민무덤을지났다.안개가짙은능선을지나는동안바람이불어시원함을느꼈다.다시앞으로나가싸릿대터널길을걸어7시55분삼도봉(1248M)에도착했다.주변에안개가자욱했다.그곳은전라북도경상남북도3도의경계지점인데백두대간에있는3개의삼도봉표지가운데하나이다.오늘본것으로삼도봉세곳을모두지나게되었다.
민무덤같이평평한정상을까치가물결처럼흐르듯날아갔다.다시좌측으로보이는길을따라내려갔다.완만한길이어서걷기가편했다.하지만안개가자욱해소슬한느낌이들었다.8시2분내리막길이끝나고평평한길이나왔다.그곳에흑염소4마리가있었는데두마리는새끼였다.조금내려와다시오르막길을걷는데바람소리가쏴아하고파도소리처럼들렸다.계속해서조릿대길을지나조금후작은봉우리에도착했다.
안개속에서앞쪽에큰산세가느껴졌다.다시갈대와싸릿대가섞여있는산봉우리에이르니평평한능선길이나왔다.평전같은그곳을지나니마음이평온해졌다.바람소리가들리고안개속에서햇살이비춰주변이환한느낌이들었다.정상같은능선을지나더먼산쪽으로걸어갔다.안개가끼고바람이불어전설속으로들어가는느낌이들었다.가는길에드문드문염소똥이보여아까보았던염소를방목해기르는것같이생각되었다.
8시18분다시앞쪽에정상처럼봉우리가보이는능선길을올랐다.우측에홀로서있는소나무가지사이로바람이지나며자동차가달리는것같은소리를냈다.헬기장을지나8시27분대덕산(1290m)에도착했다.거기서내가출발한소사동은5.2Km그리고남은덕산재까지는3.5KM거리였다.그곳에세워놓은표지판에대덕산의유래가적혀있었다.
“대덕산은다락산(多樂山)다악산(多惡山)으로도불리는데,이곳은정유재란때이광악이왜적을물리친곳이며,영조4년이인좌난때는이고장에서의병일어나진압했다.그리고명종때예언가남사고는무풍(茂豊)을무릉도원십승지라고하였다.실제이곳에는천재지변이생길때마다이주해온사람들이있었다.이곳은금강의최상류발원지이다.그리고해발980m동쪽방아골남벽얼음폭포는낙동강지류의발원지이기도하다.”고쓰여있었다.
대덕산산봉우리들은애기봉,투구봉장군봉,감투봉등으로이루어져있다.그중정상봉우리이름이투구봉이다.덕유산과대덕산모두덕(德)자가들어가서인지장엄하면서도푸근하게느껴졌다.그런데그러한깊이감은상대적으로우리의삶터로부터깊은곳에있다는것을의미한다.간간히고개를넘어오가는삶이어우러진곳들이있지만역시백두대간이지나는곳은오지의체취가서려있는곳들이었다.
그리고그것이세상사에찌든사람들을치유할수있는힘이기도했다.안개속에서명산의기운을느끼기위해머물다잠시후내려가기시작했다.내려가는길은차를타고큰재를넘을때처럼지그재그로다듬어져있었다.그길은경사가급한편이었지만흙이푹신하여충격은크지않았다.조금나아가니우측산세가조망되었다.내리막숲길에물기가많아미끄러웠다.길에떡갈나무잎이나뒹굴고있었다.
빨리내려가려고지그재그로난길을곧바로내려가기도했다.한참내려오다얼음골약수터에도착했다.정상표지판에이곳약수는탄산,유황이많이함유되어있다고소개되어있었다.약수터옆에매달린표지에는“얼음골약수터에서목을축이는길손이시여사랑하나풀어던진약수터에는바람으로일렁이는그대넋두리가한가닥그리움으로돋아나고우리는한모금샘물에서우리를구원함이산임을인식합니다.우리는한모금샘물에서여유로운벗이산임을인식합니다"대덕골얼음골약수터를사랑하는사람들”이라고써있었다.
물을마시고다시내리막길을걸어내려갔다.앞쪽에까만털,흰털이난염소가각각한마리씩함께있다까만염소가내리막길로내달려달아났다.뒤에서흰염소울음소리가났다.9시4분평평한길에접어들었을때우측계곡너머로푸른산세가보이고앞쪽에도봉우리가보였다.다시뒤에서염소울음소리가들렸다.방해꾼인내가지나가자헤어졌던염소가다시만나기위해소리를내는것같았다.안개낀능선길로앞봉우리를넘었다.
그리고다시내리막길을내려가다평탄한길을지나다시오르며뒤돌아보니대덕산의산세가보였다.다시오름능선을걸어9시22분앞산봉우리에올라평평한길을걷다보니아래쪽에차가지나는소리가들렸다.그리고내리막길을걸어내려오니도로가지나가고있었으나그곳이덕산재인지확인이되지않았다.내려오다보니나무사이로도로와건물이보였다.9시27분도로로내려와보니덕산재(640m)가확실했다.
뜻밖에바로나타나서기분이좋았다.바로그곳이었다.2년전산행을출발하면서몸을풀었던주차장마당과건물이보였다.정면에수직으로산신정,약사여래불등두개의주렴식현판이걸려있었다.그리고현판에는대덕산산삼이라고다소이해하기어려운현판이걸려있었다.대피소라고생각했던그건물은개인소유의기도소로쓰이고있었다.안도감과환희로운마음이일어났다.맞은편에서용달차가막올라오고있었다.
마음같아선바로태워달라고부탁하고싶었으나오랫만에당도한그곳분위기를음미하기위해더머물러있어야할것같았다.차가그냥통과하고그곳을천천히바라보았다.바로아래쪽에텐트를치고잠을잤던터널입구가보였다.거기서2년전백두대간을처음시작하던그느낌과설레이던생각을하면서백두대간길을걸어올라갔다.도로에서시작되는들머리에“진부령까지무사히종주하세요,일산알프스산악회2차백두대간종주대”라는리본이눈에띠었다.
산길로접어들어언덕같은낮은봉우리를올랐다.거기서평평한길을조금걷다앞에놓인산을올라갔다.그산은경사가가파라서빠르게올라가는동안가쁜숨을내쉬었다.9시40분그산봉우리에오르니좌측에숲사이로먼산줄기가희미하게보였다.그모습을보니전에그곳으로행해가던기억이무덤에서깨어나듯되살아났다.그때느낌을더뚜렸이느끼고싶은생각을하여발걸음이되돌아서지지가않고계속해서이어진능선길을걸어내려갔다.
9시44분그때첫휴식을가졌던폐광터에도착했다.잠시멈춰서서그때일행과함께있었던때를떠올렸다.다시오르막길을더걸어올라갔다.앞쪽이훤히조망되는곳에서전에갈때펼쳐보인산세를바라보며기억을온전히되살리고싶었다.그러나앞산정상에오르려면시간을너무지체하게될것같았다.서울로올라가할일을생각하니더이상머물기가무리일것같아되돌아섰다.
다시덕산재로되돌아나오는동안눈에익은리본이보였다.보통것보다크기가큰노란리본에“2005년8월13일호남/금.호남정맥/땅끝기맥종주에이어백두대간종주672km/현대중공업자인산악회”라고적혀있었다.그때바람재에서만낫던일행이그부근을함께지나며리본을매다는것을보았었다.그때초행길이엇던사람들이남긴흔적이이제다른사람들의길안내를하고있었다.
그리고누군가처녀지로만나던길이시간이흐르며다시다른사람들의새로운발길의자취가쌓여가고있었다.그리고나또한그때두려운마음으로나섰던길이그후로지나온길과나의인식안에서연속해서이어지게되었다.다시덕산재에당도했다.백두대간의느낌을온전히이으려는나만의몸짓을그렇게하고나자돌아갈걱정만남게되었다.
차가없는나로서는막연히지나는차량을기다려부탁하는수밖에없었다.하지만지나는차가별로없었다.잠시후한차량이나타나부탁을하니그곳에온차량이라며주차장으로들어갔다.계속서있자니피로가몰려와서도로경계석에쭈그리고앉아지나가는차가나타나기를기다리고있었다.2년전에는그곳이그렇게삭막하게만여겨졌었는데대덕산을넘어온후라그런지그곳의깊이감이더크게느껴졌다.그길이나제통문으로통하는길이라는것을안후라더유서깊게느껴지는듯했다.
간간히아래쪽에서재를넘는바람소리가자동차지나가는소리처럼들려귀를쫑긋하게했다.마음한편은다급해지고있었지만혼자서외진곳에앉아있자니백두대간이지나는그곳의장소감각이느껴졌다.그리고지난시절하룻밤을자고나서산행을시작했던추억이며,오늘그길을이으려이곳으로걸어온것까지갖가지감회가마음안에서일었다.그렇게나홀로덕산재의추억을깊이되뇌이고있었다.그리고마음한편으론외로움이밀려왔다.산길은그렇게외로운행차인것이문득느껴졌다.
그때맞은편에서차가와서다가서며태워달라는손짓을했다.차가속력을줄였으나바로서지않아지나칠까봐걱정이되었다.그런데이내차가섰다.김천쪽차를기다리던상태여서운전석쪽에서다가가차안을보니두사람이타고있었다.운전은여자분이하고있었다.반대쪽도로가에가서남자에게사정을말하려니쉿하는손짓을했다.통화중에내리고있었다.여자분께말하니태워주겠다고했다.차안에찬송가와낱장으로된악보가있었다.
통화를하며저쪽으로걸음을옮기던남자분이통화를마치고차로돌아왔다.다시그분에게허락을구하니타도좋다고했다.두분다지적이고반듯한인상이었다.남자분은사진작가인듯좋은사진기를갖고있었는데이쪽으로작품촬영을나온것같았다.내가오늘이곳을지나게된상황을이야기하자그는대구에서왔는데방송국에서프리랜서로일한다고했다.
작가인분이라그림과건축등을화제로이야기를주고받으며친근감을느끼게되었다.나제통문을지난삼거리부근에당도하면서여자분이좌측무주구천동쪽으로가야하지않느냐고해서내리겠다고하니남자분이그냥무주를거쳐가자고했다.이런저런이야기를주고받다보니어느덧무주에도착해있었다.먼거리인데신기할만큼금새당도한느낌이었다.
순간나때문에시간을더쓰게된그분들께미안한마음이들어아무곳이나바로내리겠다고했다.크지않은시내여서터미널은금방찾아갈수있을것같았다.차에서내리며진심으로대해준데대해감사의작별인사를했다.짧은순간의만남이었지만인상이깊게남았다.터미널에도착해서울가는차는2시간후에있다고하여,5분후에대전행차가바로있었다.차에올라타니일정을무사히마치고난안도감이들었다.무엇보다도우연히만난이들로부터큰베품을받은것에기쁜마음이되어명랑하게서울로올라오게되었다.(김석환07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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